저주받은 뫼비우스의 띠,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

유수미 | 기사입력 2019/10/28 [10:35]

저주받은 뫼비우스의 띠,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

유수미 | 입력 : 2019/10/28 [10:35]

          

▲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 포스터  © 네이버

 

꿈이야 현실이야?” 영화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갑자기 등장했다 사라지며 자기를 죽여 달라는 수상한 여인과 광대가면을 쓴 채 이유 없이 나타나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는 한 남자. 13일의 금요일마다 위기일발의 저주가 반복되고 묻지마 자살 사건이 곳곳에서 일어난다.

 

엘리트 여형사 윤청하는 사건이 있었던 날 모두 13일의 금요일이었어요.”, “무전기로 죽은 언니의 목소리가 들려와요.” 라며 점점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다. 뇌섹남 프로파일러 김필립 또한 이런 우연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 특정한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있겠죠.” 라며 점차 알 수 없는 저주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과연 저주의 끝은 어디고 그 원인은 무엇일까?

 

▲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 스틸컷  © 유수미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은 광각렌즈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총기사건이 일어난 사건 현장에서 윤청하는 자기를 죽이고 돈 가방을 가져가라는 이상한 여인과 맞닥뜨린다. 이때 광각렌즈는 무언가에 홀린 듯 시야를 어지럽히고 전경과 후경의 대비 차로 인해 상황을 비현실적으로 느끼게 만든다. 여인이 죽자 윤청하는 자기도 모르게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갖다 대지만 후배 경찰 정재혁의 도움으로 위기를 면한다.

 

상당한 컷 수와 빠른 편집으로 긴박감을 가중시켜주는 동시에 마지막 윤청하가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는 풀샷으로 환기를 시킨다. 이처럼 감독은 들었다 놨다하며 관객들을 미궁 속으로 빠지게 만드는 낚시꾼 같은 역할을 한다.  

 

▲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 스틸컷  © 유수미

 

김필립이 겪은 화장실 사건 또한 샷 구축과 렌즈 활용이 잘 되어있다김필립은 고pd와 함께 방송촬영을 한 후 잠시 화장실에 들른다한참을 같이 있었던 고pd의 연락을 받게 되는 김필립그의 표정이 점차 굳어진다. “제 차가 지금 엔진이 고장 나서 수리 센터에 있거든요출발하는데 좀 걸릴 것 같아요.” 등골이 섬뜩해지는 고pd의 대사이다그렇다면 지금껏 같이 있었던 고pd는 누구인가? 

 

김필립의 얼굴을 대담한 클로즈업 샷으로 보여주는데 이는 일그러진 감정을 부각해주고 이해하려야 이해할 수 없는 그의 난처함을 잘 나타내어 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촬영기사에게 전화를 거는 김필립. 화장실 문 한 켠 에서 촬영기사의 핸드폰 진동소리가 들려올 때 광각렌즈로 인해 문과 김필립의 거리 사이는 굉장히 멀어져 보인다. 다가가려야 다가갈 수 없는 그 아찔한 상황을 잘 묘사해주었다.

    

▲ <13일의 금요일: 음모론의 시작> 스틸컷  © 유수미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은 윤청하와 김필립을 교차 편집하며 보여준다. 후에는 김필립과 윤청하가 서로 만나 아무도 없는 텅 빈 경찰서에 갇히게 되며 끝이 난다. 이상한 점은 형사와 프로파일러는 정작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장본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꾸만 사건에 처하게 된다는 것. ‘왜 하필 경찰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일이 일어나고, 두 사람이 엮이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과적으로, 논리적으로 성립되지 않는 파편들을 늘어놓은 듯한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 우연적인 사건들은 한데 모여 하나의 필연으로 이어지고 무차별적 폭력과 묻지마 자살로 인한 현실의 카오스가 드러난다. 죽은 사람이 다시 되살아나는 이상 현상과 시답잖은 야구 이야기로 비밀스럽게 시체를 묻은 장소를 알려주는 연쇄살인범. 이렇듯 영화의 장르는 하나로 통칭할 수 없으며 판타지, 공포, 추리극 등 복합적인 장르로 묶여있다.

 

▲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 스틸컷  © 유수미

  

빨간 펜으로 이름을 쓰면 죽는다.”, “숫자 4는 불길한 일을 불러일으킨다라는 미신이 있다. 어린 시절 곧잘 만화책에서 보던 빨간 마스크, 자유로 귀신같은 설화에 기반한 캐릭터도 떠오른다. 공포감을 주는 미신과 설은 이야기의 소재로 활용될 때 흥미로움과 왠지 모를 기대감을 더해준다. 반복되는 일상을 다르게 느끼게 해 주고 특별함을 부여시켜주기 때문이다. 13일의 금요일도 마찬가지다. 13일의 금요일마다 원인 모를 저주가 반복된다는 소재는 듣기만 해도 눈길이 간다. 그런 면에서 이러한 소재는 대중들의 눈길을 끌만한 요소로 작용한다.

   

<13일의 금요일 : 음모론의 시작>은 지극히 현실적인 배경에서 판타지스러운 사건들이 발생한다. 이러한 현실과 판타지의 충돌은 이질감을 불러일으키는 반면 우리의 일상에도 일어날법한 여지를 주어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여담이지만, 영화를 본 후에 달력에 적힌 13일의 금요일을 보며 살짝 불안감이 들었다. “나한테도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공포와 스릴러 영화가 진가를 발휘하는 건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배경을 차용해서가 아닐까.

 

결말은 연쇄살인범 노만식이 불길한 웃음을 지으며 열린 결말로 끝이 난다. 이는 다음 시리즈 <13일의 금요일 : 죽은자의 제국>, <13일의 금요일 : 살인과 창조의 시간>으로 이어지기 위한 발판이다. 시즌1에서 주인공들이 곤경에 빠지고 미끼를 물었다면 시즌 2과 시즌 3에서는 사건의 근원을 파악하고 저주를 막기 위한 사투가 시작되지 않을까. 저예산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꽤나 흥미진진하고 긴박하게 흘러간다. 감독의 다음 차기작이 기대되는 바이다.

 

[씨네리와인드 유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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