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시 찾겠다던 약속 지킨 신카이 마코토, 그가 밝힌 소신과 바람

[현장]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 내한 기자회견

한재훈 | 기사입력 2019/10/30 [22:30]

한국 다시 찾겠다던 약속 지킨 신카이 마코토, 그가 밝힌 소신과 바람

[현장] '날씨의 아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 내한 기자회견

한재훈 | 입력 : 2019/10/30 [22:30]

 

▲ 신카이 마코토 감독.     © (주)미디어캐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너의 이름은.'(2016) 이후 3년 만에 '날씨의 아이'로 한국을 다시 찾았다.

 

'날씨의 아이'로 한국을 방문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기자회견이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렸다.

 

‘날씨의 아이’는 도시에 온 가출 소년 호다카가 하늘을 맑게 하는 소녀 히나를 운명처럼 만나 알게 된 세상의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본래 개봉일에서 미뤄져 10월 30일에 개봉하게 된 '날씨의 아이'는 일본 현지에서 개봉 3일째에 100만, 누적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9일 저녁 갑자기 잡힌 30일 기자회견 일정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렇게 갑자기 기자회견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까지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으로 2016년 한국에 왔을 당시, 3년 뒤에 새로운 작품과 함께 한국에 다시 오기로 약속했었는데 다시 오게 됐다"고 웃음 지었다.

 

한국을 좋아한다는 마코토 감독은 그 이유에 대해 "처음 영화를 만들었을 때, 한국 관객들이 처음으로 '이것이 영화다'라고 인정해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2014년 처음 극장판 작품(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을 만들었을 때 코엑스에서 상영하고 상도 주셨던 것을 기억한다. 그 이후에도 영화를 만들 때마다 매번 한국을 찾았다. 친구도 생기고 추억도 쌓였다. 한국 분들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제 곁에 계신다는 느낌이다. 계속 한국에 오고 싶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신작인 '날씨의 아이'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날씨'를 영화의 소재로 삼는다. 이에 대해 마코토 감독은 "우리의 삶에서 떨어질 수 없는 '기후'라는 것이 많이 변화했기 때문"이라면서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기후가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어떤 의미에서는 세상이 그렇게 조금씩 미쳐가고 있다고 느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야 하는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3년 전의 작품인 '너의 이름은.'과 비교되는 점이 있었다. '너의 이름은.'의 주인공에 비해, '날씨의 아이'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굉장히 돈이 없고 빈곤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코토 감독은 "'너의 이름은.'을 만들 때는 사람들이 영화 속 모습을 보고 동경하길 바랐고, 그래서 관객들이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도록 반짝이는 느낌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사회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고 느꼈다는 마코토 감독은 "이제는 반짝이는 멋진 집을 봐도 어차피 그런 집에 살 일이 없을 것이라고 포기하고 살아간다. 이번 작품에서는 가난하고 힘든 상황에서도, 즐거움이나 희망을 찾아내려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 '너의 이름은.(2016)'은 한국에서 크게 흥행한 바 있다. 전작에 대한 부담을 없었냐는 질문에 마코토 감독은 "전작의 흥행 때문에 느낀 부담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마코토 감독은 "제가 하는 일은 영화를 히트시키는 것보다는 관객들이 재밌다고 느끼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영화를 히트시키는 것은 영화사와 배급사 일이기 때문에, 나는 마음 놓고 만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는 동경하기만 했던 애니메이션을 나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어요. 10대 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며 굉장하다고 느꼈고 동경했는데, 이젠 제가 즐거움을 주고 보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해 주고 싶어요" (신카이 마코토 감독)

 

▲ '날씨의 아이' 스틸컷.     © (주)미디어캐슬



재난이나 재해를 모티브로 하여 영화에 표현하기도 한 '날씨의 아이'에서는 자연재해 현상을 작품에서 그려낸다. 자연재해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된 지금 현실에서, 비가 멎지 않는 현재의 사회 안에서 자신에게 '살아가는 분들의 상처를 제가 과연 치유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본다면 그렇게 자신은 없다고. 마코토 감독은 "지금 사회에 대한 반발의 마음이 더 컸을 수도 있다. 실제로 어디에서나, 누구든 SNS와 인터넷에서 하나의 주제로 공격을 받고, 또 공격함으로써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지는 일들을 겪고 있는데, 그러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힘들다', 혹은 '숨막힌다' 이런 것들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 속 캐릭터는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전력으로 뛰어간다. 감독은 "'호다카'라는 소년의 이러한 모습을 보며, 관객 한 명이라도 감정이입이 된다면 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숨 막힘 같은 걸 표현해 낸 보람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일본 대지진을 그려낸 장면에 대해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큰 사건을 너무 쉽게 그려낸 것이 아니냐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논쟁거리가 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영화'라는 것이 엔터테인먼트이기 때문에 이기적인 캐릭터도 자유롭게 그릴 수 있고, 실제 재해를 모티브로 해서 작품을 그려낼 수 있는 것도 여기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만들고 보여드릴 때 공감도 하고 반대도 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을 관찰하여 영감을 받기도 해 다음에는 이런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해요. 영화 자체로 논쟁을 하시는 것은 정말 좋지만, 제 개인적인 부분에 있어 공격받고 논쟁거리가 되었을 때는 좀 힘들기도 했죠" (신카이 마코토 감독) 

 

▲ 신카이 마코토 감독     ©한재훈 기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에서는 주로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동시에 어른은 무능하거나 사회와 어린이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마코토 감독은 "저 자신도 어른이지만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하는구나 느낄 때가 많다. 영화 속의 기후변화에 대해서도 어른들이 원인이지,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코토 감독은 "3년 정도 지나서 새로운 작품을 들고 한국에 와서 다시 관객분들을 만나고 싶다"면서 "그때는 한국과 일본 사이의 관계도 좋아져 있기를 소망한다"고 한국 관객들에게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날씨의 아이'는 오늘인 30일 국내에서 개봉해 만나볼 수 있다. 

 

▲ '날씨의 아이' 포스터.     © (주)미디어캐슬



[씨네리와인드 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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