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가 말하는 '다름'.."넌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 [GIFF]

[강릉국제영화제 상영작] '판타스틱 Mr.폭스'

한재훈 | 기사입력 2019/11/13 [14:40]

여우가 말하는 '다름'.."넌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 [GIFF]

[강릉국제영화제 상영작] '판타스틱 Mr.폭스'

한재훈 | 입력 : 2019/11/13 [14:40]

▲ '판타스틱 Mr.폭스' 스틸컷.     © (주)20세기폭스코리아



로알드 달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09년에 개봉한 미국의 코미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영화 '판타스틱 Mr. 폭스'. 미국에서 개봉한지는 어느덧 1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어렸을 적 필자도 읽어본 적 있었던 '판타스틱 Mr. 폭스'는 어른들에게는 '동심'의 기억을, 아이들에게는 상상력과 즐거움을 자아내는 유쾌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멋진 여우씨'라는 제목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이 작품은 촘촘한 구성과 연출, 그리고 유머와 교훈으로 어른, 아이 상관없이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정지하고 있는 물체를 1프레임마다 조금씩 이동하여, 카메라로 촬영하여 마치 자신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여주는 영화 촬영 기술, 기법을 말한다. '개들의 섬', '내 이름은 꾸제트', '파라노만', '패트와 매트', '유령 신부' 등 수많은 작품들이 이러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해당된다. 

 

'판타스틱 Mr. 폭스'도 이러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에 해당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잘 알려진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이다. 웨스 앤더슨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서 이러한 기법을 심심치 않게 이용한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형식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감독 중 한 명이기도 하다. 

 

▲ '판타스틱 Mr. 폭스' 스틸컷.     © (주)20세기폭스코리아



미스터 폭스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만, 결혼하기 전까지는 도둑질을 하며 살아온 여우다. 인간의 가축과 비축물을 훔치며 먹고 살았던 그는 결혼 후 동물 세계에서 인간과는 엮이지 않고 가족을 위해 살아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왜 여우로 태어났지?'라는 질문을 시작하면서 생존을 위한, 실존에 의한 도둑질을 다시 시작하게 되고, 이러한 도둑질의 대상은 보기스, 빈, 반스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려진다. 보기스, 빈, 반스는 인간이면서 동물들이 사는 언덕에서 조금 떨어진 인간 마을에서 가장 부유함과 동시에 이기적인 악덕 농장주로 그려진다. 

 

'나는 왜 여우로 태어난걸까'라고 고민하는 'Mr. 폭스'는 도둑질은 여우의 본능이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가족을 위해 본능을 억제하고 숨긴다. 결혼을 하며 부인과 약속했던 일이었으니까. 도둑질을 해야 하는가, 아님 도둑질을 하지 말고 그냥 살아야 하는가, 이러한 고민은 '내가 해야 하는 일'과 '내가 하도록 사회에서 요구받는 일'이라는 두 가지 사이에서의 고민이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동물이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람의 모습을 동물에 빗대어 풍자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부터 환경 파괴에 대한 이야기, 공동체에서의 이기적인 우리의 모습까지 여러 부분들에서 그냥 흘려보내기 아까운,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지점들이 눈에 띈다.

 

'Mr. 폭스'가 도둑질을 시작하면서 보기스, 빈, 반스를 자극해 폭스를 죽이기 위해 언덕을 전부 파버리기 시작하면서 다른 동물들은 자신이 살던 서식지가 파괴되어 폭스를 원망하지만, 결국 이들도 자신들의 본능과 각자의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임을 깨닫는다. 이런 부분들로 볼 때 '판타스틱 Mr. 폭스'는 정말 마음 편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보기에는 쉽지만, 여기에서 말하는 내용과 이 작품이 담고 있는 교훈은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보기스, 빈, 반스와의 싸움에서 꼬리를 잃은 'Mr. 폭스'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야'라고 말한다. 다른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닌, 특별한 것이라고 말하는 여우의 말에서 과연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작품이 재미있다'를 넘어선 무엇인가가 아닐까.

 

[씨네리와인드 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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