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간의 레즈비언 섹스 묘사, 외설죄로 볼 수 있을까 [GIFF]

[강릉국제영화제 상영작] '그녀가 사랑했던 이야기'

한재훈 | 기사입력 2019/11/19 [17:11]

여성 간의 레즈비언 섹스 묘사, 외설죄로 볼 수 있을까 [GIFF]

[강릉국제영화제 상영작] '그녀가 사랑했던 이야기'

한재훈 | 입력 : 2019/11/19 [17:11]

 

▲ '그녀가 사랑했던 이야기' 포스터.     © 강릉국제영화제



'그녀가 사랑했던 이야기'. 제목만 보고 로맨스나 가벼운 장르로 이해하면 안 되는 작품이다.  영화 '그녀가 사랑했던 이야기'는 이스마트 추그타이(타니시타 차터지 분)라는 작가와 그의 작품 속 이야기 두 가지를 액자식 구성으로 다룬다. 이스마트 추그타이는 1930년대부터 저술 활동을 시작한 인도의 대표적인 작가로, 무슬림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페미니스트적이고 마르크스주의적인 시각에서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욕망을 현실적으로 묘사하고 인도의 계급제도, 부르주아들의 위선을 풍자했다.

 

작가 이스마트는 정부로부터 기소당한다. 죄목은 '외설죄'. 인도에서는 음란한 내용을 담은 소설을 쓰는 것이 외설죄에 해당하는 경우가 있었다. 허나 남자가 이러한 소설을 쓰면 문학 작품이고, 여자가 이러한 소설을 쓰면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외설적인 쓰레기라 취급당한 경우도 있었고 이는 많은 논란거리가 되었다. 

 

인도는 성차별이 심한 나라다. 아무리 많이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카스트 제도의 영향에 의한 보이지 않는 신분 차별도 존재하며, 남자와 여자 사이의 성 구분과 지위도 분명히존재한다. '그녀가 사랑했던 이야기'는 이러한 내용을 다룬다. 사회를 폭로하는. 실제 있었던 이스마트라는 작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 영화는 이스마트가 자기가 어렸을 때 직접 경험한 사건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고, 그 소설이 사회적으로 논란거리가 되어 기소되어 그 역경을 풀어 헤쳐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 '그녀가 사랑했던 이야기' 스틸컷.     © 강릉국제영화제



이스마트는 어렸을 때 '베굼 잔(소날 세갈 분)'의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그리고 베굼 잔과 라보가 방에서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목격한다. 같은 방에서 자고 있던 이스마트는 그 광경을 고스란히 목격하게 된다. 라보가 아들이 아파 잠시 베굼 잔을 떠나 있을 때는 이스마트의 갈비뼈를 센다면서 이스마트의 가슴을 만지고 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기도 한다. 이스마트에게 이는 공포로 남았고, 나중에 회상할 때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겁이 난다'고 말한다. 

 

베굼 잔의 남편은 베굼 잔을 자신의 아내라는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말 그대로 '부인'이라는 타이틀로만 생각했다. 베굼 잔은 단지 부잣집에 시집 온 여자일 뿐이었고, 베굼 잔의 남편은 베굼 잔을 별로 신경쓰지도 않는다. 이 작품은 작가 '이스마트'의 시각에서 쓰여진 영화이지만, 주인공은 이스마트가 아닌 '베굼 잔'이라 할 수 있다. 외로움에 시달리던 베굼 잔의 이야기를 통해서 작품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영화 자체가 강렬하지는 않다. 화면 전환 등에서 아쉬운 점들이 많이 보인다. 그럼에도 시간은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 추그타이와 함께 소설의 음란성으로 기소되어 함께 법정을 드나들었던 만토(Saadat Hasan Manto)와의 우정과 토론도 흥미롭다. 인도의 사회 계층, 그리고 그로 인해 규율되는 개인을 보기에는 무리가 없는 작품이었다.

 

[씨네리와인드 한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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