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이태원, 그 속에서 그녀들이 생존하는 방법

[프리뷰] '이태원' / 12월 05일 개봉 예정

강지혜 | 기사입력 2019/11/25 [10:25]

격동의 이태원, 그 속에서 그녀들이 생존하는 방법

[프리뷰] '이태원' / 12월 05일 개봉 예정

강지혜 | 입력 : 2019/11/25 [10:25]

 

 

▲ 영화 '이태원' 메인포스터     ©강지혜


미군부대, 양공주, 살인사건, 외국인, 핫플레이스,

 
저마다 이태원에 대해 떠올리는 상징은 다르다. 한 동네가 이렇게 격동의 시간을 지날 때, 그 세월을 직접 겪은 세 여자가 있다. 사회가 낙인찍은 양공주의 역할을 감내하며 어느새 이태원의 터줏대감이 된 삼숙, 나키, 영화. 그들은 이 변화를 어떻게 마주해 왔었을까.

 

영화 <이태원>은 이태원이 미 8군 기지촌으로 성장했던 1970년대, 외화벌이의 주요 수단으로 이용되던 접객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당시 기지촌 여성들은 집안 가장의 역할로서 성 접대 업계에 뛰어든 경우가 많았으며, 이에 발맞춰 국가는 기지촌을 형성하고 여성들을 집결시켜 관리하는 등 그녀들에게 기생하는 포주 역할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성장 이후 이 여성들은 환영받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의 낙인을 받게된다. 이후 밀레니엄 세대의 유입으로 이태원의 빠른 변화와 함께 화려함 이면으로 사라진 듯 보였으나, 그녀들은 여전히 이태원에 있다

 

▲ 영화 '이태원' 스틸컷     © 강지혜

 
미군 전용 면세 클럽 그랜드올아프리를 사들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는 바텐더로, 40년이 지난 지금도 이태원 대장으로서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이 확고한 삼숙70년대 당시 화려한 화장, 스타일리시한 옷차림으로 이태원을 누볐던 그녀는, 자신을 무시하는 외국인과 싸움을 할 만큼 대찬 성격의 소유자이다. 재개발하는 이태원 뒤에서 그때와는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나키이태원의 마당발로 10대 때부터 이태원을 터전 삼아 일해 왔으며, 20년 전 미군과 결혼해 미국으로 떠났지만, 1년 만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왔다. '미국에 다녀왔으니 인생에 후회는 없다' 호탕하게 말하며 지금도 여전히 이태원을 활보하고, 이웃들의 소식을 묻고 다니는 영화.   


그녀들의 삶은 닮은 듯 보이지만 개성 넘치고 다양한 서사를 가지고 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영화 시작 전 양공주에 대해 나도 모르게 갖고 있던 피해서사는 잊히고 이태원 원주민으로서 정주해왔던 그녀들의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어느덧 핫플레이스가 돼버려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태원에서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삶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그녀들은 양공주라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라이프 이즈 숏!”을 외치며 스스로 동정하기보다는 인생은 짧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 소리친다.   


12월 5일 개봉하는 극장 버전의 <이태원>은 영화제 상영 버전과 달리 세 여성의 이야기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그녀들을 마냥 기지촌 여성으로 바라보기보다는 이태원의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살아남은 세 여성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최근 여성 서사가 주목받고 있는 영화계에서 <이태원>은 이에 발맞춰 사회가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들의 이야기에 대한 접근 기회를 마련한다. 감독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기록함으로써 그들의 이야기가 기억되고 잊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원>을 통해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지만 보이지 않았고, 실은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다.  


[씨네리와인드 강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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