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동영상 팔고, 대량 추돌사고 낸 10대들..왜 그랬을까

[프리뷰] '위!' / 11월 28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입력 2019/11/25 [16:33]

성관계 동영상 팔고, 대량 추돌사고 낸 10대들..왜 그랬을까

[프리뷰] '위!' / 11월 28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19/11/25 [16:33]

▲ <위!> 스틸컷.     © (주)미로스페이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위!>는 8명의 고등학생들이 벌이는 잔혹하고 엽기적인 행각을 담고 있다. 6월의 어느 날 절친한 친구 사이인 토마스, 시몬, 리즐, 룻, 옌스, 칼, 에나, 펨키는 자신들의 아지트인 컨테이너를 향한다. 이곳에서 그들은 섹스 비디오를 찍는다. 이 비디오를 유통시켜 돈을 버는 그들은 또래 아이들은 생각하기 힘들 만큼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거액을 손에 쥔 그들에게 세상은 우습게 보인다. 체제의 저항과 자유를 숭배한다는 명목 하에 그들의 나날은 점점 선을 넘게 된다. 룻을 비롯한 여자 아이들은 매춘을 하며 이를 촬영한 뒤 성을 산 남자들을 협박한다. 육교에서 노출을 감행해 차량운행을 방해해 대규모 충돌사고를 낸 그들은 신문 1면에 소식이 실렸다는 사실에 그저 즐겁기만 하다. 하지만 살인의 영역까지 접근하게 된 그들에게 세상은 더 이상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방종을 허락하지 않는다.

 

▲ <위!> 스틸컷.     © (주)미로스페이스



작품은 시몬, 룻, 리즐, 토마스의 순서로 이들의 자신의 목소리와 관점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전개를 보여준다. 이런 전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집단주의 그리고 죄의식의 상실이라 볼 수 있다. 그들이 저지른 범죄로 재판과 정신 상담을 받게 된 네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부정이다. 시몬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친구들이 이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본인은 양심을 지닌 존재라 호소한다.

 

행동하지 못한 양심으로 죄의 크기를 축소시키고자 하는 시몬처럼 리즐 역시 예술가적 기질을 핑계로 댄다. 자신의 예술가적 기질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어 무리와 어울렸다는 리즐은 그들의 범죄에 염증을 느껴 바로 무리에서 벗어났다고 변명한다. 하지만 리즐은 매춘과 임신 중절 수술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그의 변명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리고 이들은 모든 사건의 원인으로 토마스를 지목한다.

 

이 모습에서 독일 나치 전범들과 아이히만이 떠오르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끔찍한 전쟁과 학살을 저지른 전범 아이히만은 재판에서 그저 국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해 전 세계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그의 모습은 행동하지 않는 사유와 양심을 보여주었다.

 

토마스 무리 역시 서로 상대를 지목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마치 토마스를 히틀러처럼 묘사하며 그의 명령을 이 모든 사건의 원인으로 몰아간다. 네 명 중 유일하게 모든 사건을 거짓말로 진술하는 토마스는 절대적인 악처럼 비춰진다. 하지만 감독은 강아지를 납치하는 장면을 통해 이들 모두가 성악설을 떠올리게 만드는 내면의 악을 지녔음을 보여준다.

 

▲ <위!> 스틸컷.     © (주)미로스페이스



토마스는 납치한 강아지를 철도에 묶어둔다. 이 모습에 나머지 7명은 토마스를 몰아세우며 이건 아니라고 말한다. 말다툼 끝에 토마스는 자리를 뜨지만 7명 중 누구도 강아지를 풀어주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지닌 일말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말다툼을 했을 뿐이다. 강아지가 죽는 걸 보더라도 나는 잘못이 없다는 변명을 위해 토마스를 몰아세웠을 뿐, 그 내면에는 죄책감도 없고 양심도 없음을 보여준다.

 

<위!>는 찬란하 빛나고 있다 여겼던 청춘의 어두운 이면을 통해 여전히 남아있는 전체주의의 가능성과 성악설에 관한 논의를 보여준다. 현상이 아닌 논의라는 단어를 택한 이유는 작은 부분이지만 카메라가 담아낸 어른들의 모습 때문이다. 토마스 무리가 자본주의에 쉽게 물들게 된 이유는 그들의 성을 돈을 주고 사는 어른들 때문이다. 포르노 촬영부터 매춘까지 어른들의 지원이 있기에 그들은 쉽게 돈을 벌게 된다.

 

여기에 시몬의 어머니가 시장 후보인 랑겐도크에게 마을에 있는 벨기에 사람들을 모두 쫓아내 달라고 말하는 부분은 어른들의 혐오와 차별이 청춘들에게도 전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젊음의 가치를 모르는 작품 속 청춘들은 그 소중한 시간을 남을 괴롭히고 해치며 자신의 잇속만을 채우는 악랄한 순간으로 채워나간다. 아름다운 자연과 아름다운 미청년들의 모습과는 상반된 이들의 모습은 충격과 고민을 선사한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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