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일탈엔 목격자도 없었고, 브레이크도 없었다

[프리뷰] '위!' / 11월 28일 개봉 예정

강지혜 | 기사입력 2019/11/28 [14:51]

그들의 일탈엔 목격자도 없었고, 브레이크도 없었다

[프리뷰] '위!' / 11월 28일 개봉 예정

강지혜 | 입력 : 2019/11/28 [14:51]

▲     © 강지혜

 

[씨네리와인드|강지혜 리뷰어] 벨기에와 네덜란드 국경 사이에 위치한 작은 마을. 소년, 소녀 8명은 삶을 지루해 하며 새로운 자극을 위한 일탈을 감행한다. 그러나 이들의 일탈엔 목격자도, 이를 막아줄 보호자도 없으며 오로지 공범과 피해자만 있을 뿐이다.

 

늘 그러하듯 작은 일탈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들은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육교를 건너고 만다. 돈을 벌기 위해 아이들이 포르노를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점점 더 과감하고 끔찍한 악행을 저지르며 범죄로 이어진다. 그러나 10대이기에 무리에서 소외되기 싫어서 일까, 아니면 군중심리 때문이었을까? 잘못되어감을 느낀 아이들 역시 악의 모래사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끝없이 추락할 뿐이다.

 

▲     © 강지혜

 

10대는 불완전하고 미성숙하다는 말이 의심될 정도로 토마스가 법정에서 보여준 위증은 치밀하고 관객마저 속여버린다. 사건이 먼저 전개되고 해석이 뒤따르는 이야기 흐름 구조에서 토마스의 증언을 잠시나마 믿었지만, 토마스는 이런 나를 비웃으며 끔찍한 진실을 알려준다.

 

아버지가 준 고드름을 훌쩍 자란 지금도 냉동고에 보관할 만큼 과거에 얽매여있는 그는, 분노의 화살을 목표물에 정확히 명중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하고, 이 과정에서 활시위 앞에 서있는 친구들은 안중에도 없다. 영화 마지막에 보여준 토마스의 상처는 그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서사적 장치로 느껴지기보단, 이 모든 것이 끊임없는 악순환의 일부라는 것을 느끼게 했고 이는 더 큰 절망감으로 다가온다.

 

 

▲     © 강지혜

 

흔히 범죄자를 다루는 기사에서 심신미약이라든지 불우했던 유년시절같은 단어를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그러한 배경에 의해 감형되는 범죄자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그들의 범죄 행위에 조금이라도 면죄부 역할이 되어서는 안 된다. 토마스 역시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였지만 과거의 아픔이 그가 저지른 끔찍한 죄를 가려주지는 못할 것이다.

 

또 하나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은 토마스 이외의 아이들을 공범의 범주에 넣을지, 피해자의 범주에 넣을지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들 모두 끔찍한 공범이지만 몇몇 아이는 공범이면서 동시에 끔찍한 피해자이다. 이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드는 아이들을 보며 이들을 마냥 동정해야 할지, 아님 욕해야 할지 보는 사람으로선 애매한 위치에 놓이게 되고, 정답은 없지만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분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WE!’는 우리에게 범죄의 악순환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 소년 소녀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 동정할 것인지, 손가락질할 것인지, 그렇다면 누구부터 손가락질해야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거리를 제공한다. 영화 내내 보이는 아름다운 배경에서 일어난 끔찍한 실제 사건을 보며, 혹시 토마스 다음으로 악순환을 이어나갈 아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영화의 되감기 버튼을 누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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