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관 앞둔 극장의 마지막 날, 극장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프리뷰] '라스트 씬' / 12월 1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입력 2019/12/01 [10:30]

폐관 앞둔 극장의 마지막 날, 극장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프리뷰] '라스트 씬' / 12월 1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19/12/01 [10:30]

▲ <라스트 씬> 포스터.     © (주)시네마달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대한민국 영화 산업은 그 위기가 매년 지적되지만 여전히 탄탄대로라 할 수 있다. 거의 매년 천만 영화가 탄생하고 지역마다 영화제가 개최되며 극장뿐만 아니라 IPTV나 VOD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정말 위기'를 겪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독립예술영화관이다. 특히 대한민국 최고의 영화제로 손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펼쳐지는 부산 독립예술영화관의 현실은 쉽게 지나칠 수 없는 문제다.

 

부산에 위치한 국도예술관을 비롯해 독립예술영화관의 모습을 담아낸 영화 <라스트 씬>은 고발적인 성격과 동시에 극장이란 공간을 통해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향수를 선사한다. 2004년 개관해 10여 년간 부산 씨네필들의 든든한 보금자리가 되어주었던 국도예술관은 그간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부산독립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와 관객과의 대화, 올빼미 상영관 등 관객 참여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며 다양성영화를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 국도예술관은 휴관을 해야 될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 이유는 자금난 때문이다. 매년 한국영화계는 눈에 띄는 다양성영화를 배출해 낸다. 하지만 이 영화들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는 턱 없이 부족하다. 그 원인에 대해 영화는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두 대기업이 잡고 있는 영화산업의 구조를 지목한다. 대기업이 제작에 거액을 투자하면 당연히 그만큼의 액수를 기본으로 회수하길 원한다. 

 

▲ <라스트 씬> 스틸컷.     © (주)시네마달



그래서 자신들이 소유한 극장에서 대다수의 상영관을 투자한 영화에 할애한다. 다양성영화는 적은 수의 상영관을 두고 경쟁을 해야 하며 이 역시 아주 이른 시간 또는 늦은 시간만 교차상영으로 상영관을 할애 받는다. 독립예술영화관을 따로 지닌 영화관은 규모가 큰 영화관이 아니면 찾기 힘들다. 이는 관객들이 지닌 다양한 영화를 볼 권리를 빼앗고 있는 행태라 볼 수 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단관극장이 설 자리를 빼앗아버렸다. 단관극장에는 극장만이 지닌 풍미와 멋이 있다. 그 극장만의 의자가 있고 그 극장만의 포스터가 있으며 그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 그 극장에서만 상영하는 영화를 보면서 같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마치 아지트처럼 극장을 느낄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독립예술영화관에서 일하는 이들은 씨네필들을 위해 이런 공간을 마련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들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과 영화를 보는 관객들 못지않게 영화를 소개하고 상영하는 이들 역시 중요한 존재라는 점을 인식한다. 섬과 섬 사이를 연결하는 건 다리다. 다리가 없다면 서로 멀게 만 느껴지는 이들은 교감할 수 없다. 영화를 소개하고 어떻게 봐야 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고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이들이 있기에 대중은 영화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국도예술관의 휴관은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가는 부산영화제와 이를 통해 영화의 도시로 탈바꿈한 부산을 생각했을 때 아쉬운 일이라 할 수 있다. 이후 부산에서 활동하는 영화인들이 의기투합해 영화 상영뿐만 아닌 문화 커뮤니티와 교육의 역할을 함께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시네마를 구축하기 위해 '영화문화협동조합 씨네포크'를 출범하였고 이 영화는 그 첫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라스트 씬> 스틸컷.     © (주)시네마달



극장은 예전보다 더 많아지고 더 가까워졌지만 어쩌면 기억 속에 위치한 극장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극장이 지닌 공간성과 개성은 점점 사라지고 상업적으로 변해가는 극장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 영화는 담아낸다. 여기에 담긴 중요한 목소리가 '극장을 찾아 달라'는 간절한 외침이다. 누구나 한국 다양성 영화계가 어려운 걸 알고 있고 대기업이 제작부터 상영까지 담당하는 구조의 문제를 체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관객분들이 '다양성 영화계를 살려야 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는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은 찾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한다. 외침이 아닌 실천만이 사라져 가는 독립예술영화관을 지킬 수 있고 더 다양한 영화들을 극장에서 만날 수 있는 관객들의 권리를 획득할 수 있음을 이 영화는 이야기한다.

 

<라스트 씬>은 제목 그대로 어쩌면 영화의 마지막 필름조각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릴 위험에 처한 독립예술영화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다만 그 방법에 있어 강인한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극장이라는 공간과 이곳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잔잔하게 마음 한 구석을 움직이는 감동을 선사한다. 이 영화는 극장을 향한 애틋함과 고마움을 서정적인 감성으로 담아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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