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지지 못한 마음, '러브레터'

[재개봉] '러브레터' / 12월 26일 개봉 예정

유수미 | 기사승인 2019/12/09 [12:49]

전해지지 못한 마음, '러브레터'

[재개봉] '러브레터' / 12월 26일 개봉 예정

유수미 | 입력 : 2019/12/09 [12:49]

 

▲ <러브레터> 스틸 이미지  © 유수미

 

[씨네리와인드유수미 리뷰어] 성묘 갈 때 후지이한테 빌었어. 너와 결혼하게 해 달라고.” 아키바의 대사이다. 히로코는 2년 전 조난 사고로 죽은 연인 이츠키를 잊지 못하고 있다. 아키바는 그 사고로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히로코에게 구애를 한다. 주황빛을 띠는 아키바의 작업장과 주황색 불꽃은 히로코에 대한 아키바의 정열적인 사랑을 나타내어준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불빛은 날 좀 봐달라고, 지금 여기 너를 좋아하는 내가 있다고 소리치는 것만 같다.

 

와타나베 히로코님, 저도 잘 지내요. 감기 기운이 좀 있지만.” 히로코가 졸업앨범에서 찾은 이츠키의 주소로 보낸 편지의 답신이다. 그 편지가 천국에서 왔다고 믿고 싶은 히로코. 아키바는 말도 안 된다며 둘은 답신의 주인이 누구인지 추리를 해나간다.

 

자신과 만남을 이어가면서도 전 연인을 잊지 못하는 히로코를 보는 아키바의 마음은 외롭고 아플 것이다. 그러면서도 히로코의 뜻을 따라주고 묵묵히 히로코의 옆을 지키는 아키바를 보며 '진심이구나'라고 느껴졌다. 사랑의 작대기는 참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같다. 한명이 이쪽을 보면 다른 사람은 저쪽을 보고 있고. 마치 미로같이 엇갈린다. 설렘을 주면서도 동시에 슬프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 아닐까. 주황빛 화염처럼 아키바와 히로코의 사랑의 온도가 높아지길 바라며 히로코가 과거의 기억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 <러브레터> 스틸 이미지  © 유수미

 

답신의 주인은 전 연인 후지이 이츠키와 같은 반 친구였던 동명이인 (여자, 후지이 이츠키) 이었다. 전 연인 후지이 이츠키에 대한 추억을 편지에 적어달라고 하는 히로코. 그렇게 후지이 이츠키후지이 이츠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츠키와 이츠키는 이름이 똑같아 친구들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지만 둘은 어쩐지 서로에게 눈길이 간다. 같은 이름에, 도서 반장도 같이하고, 어쩐지 조용해 보이는 듯 내성적인 성격. 그들을 보면서 바로 이런 게 운명이 아닐까?’라고 여겨졌다. 

 

(여자) 이츠키는 왠지 눈길이 가도 아직 어려서 사랑이란 감정을 모르고 있고 (남자) 이츠키는 이츠키를 좋아하면서도 그 감정을 표 내지 않고 있다. 창가에 들어오는 햇살은 그런 속마음에 감춰진 사랑을 대변해준다. 창가로 햇살이 들어오면 간지러운 기분이 들지 않나. 풋풋한 첫사랑이 시작 될 때도 그때의 기분과 비슷하기에 창가로 들어오는 빛을 정면으로 포착한 것이 그런 이유에서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채도가 얕은 핑크색 색감이 돋보이는데 알 듯 모를 듯 한 걸음마 시절의 풋사랑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우연히 만나고,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행동을 하는 등 나와 비슷한 사람을 보면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그런 사람을 보면 혹시나 인연이 아닐까 하는 기대감도 들고. 뭔가 부끄럽고 가까이 다가갈 수 없더라도 계속 관찰하게 된다. 비록 후지이 이츠키후지이 이츠키처럼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지 못할지라도, 그런 운명적인 연결고리가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설렘을 안겨준다.

 

▲ <러브레터> 스틸 이미지  © 유수미

 

잘 지내고 있나요?” “전 잘 지내요.” 히로코는 계속해서 산을 향해 외친다. 답답한 마음의 응어리가 그녀의 외침으로부터 느껴진다. 그렇게 그녀의 메아리는 마지막 작별 인사가 되고 이 편지에 담긴 추억은 당신 거 에요.” 라며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편지를 모두 돌려보낸다. 편지로 인해 과거를 정리하는 한 여자와 과거를 다시 떠올리는 한 여자의 교차편집이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편지라는 소통매체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일으키고 주고받는 형식을 통해서 리듬감을 배치시켜준다.

 

눈이 오는 차디찬 겨울 배경은 이츠키를 잃은 아픔을 대변해 주어 마음을 시리게 한다. 두 여자 모두에게 가슴 아픈 사랑이자 잊혀지지 못할 추억으로 남아있는 후지이 이츠키.” 그들이 후지이 이츠키를 잊을 수 없듯이 나 또한 영화 러브레터를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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