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에 담아낸 리얼한 공포, '디어스킨'이 지니는 독특한 가치

[프리뷰] ‘디어스킨’ / 1월 0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19/12/27 [18:17]

컬트에 담아낸 리얼한 공포, '디어스킨'이 지니는 독특한 가치

[프리뷰] ‘디어스킨’ / 1월 01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19/12/27 [18:17]

▲ '디어스킨' 포스터.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컬트’는 영화에서 그 장르적인 가치를 인정받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장르에 있어 명확한 성격을 구분 짓기 힘든 특성을 지니고 있다. 비교적 소수의 관객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내는 작품으로 그 성향을 구분하지만 소수가 지닌 의미적인 정의와 영화가 지닌 독특한 색이 꼭 컬트에 해당하느냐 라는 문제는 여전히 이 장르의 색을 묽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하나 확실한 건 컬트영화가 주는 느낌은 일반적인 영화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작품이 던지는 교훈이나 주인공의 목적, 사회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전혀 다른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디어스킨>은 이런 컬트의 색이 잘 묻어나는 영화다. 테크노 음악가로 유명한 쿠엔틴 듀피유는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색을 이 작품을 통해 다시 한 번 선보인다.

 

44세의 조르주는 전 재산을 털어 100% 사슴재킷을 산다. 그는 캠코더를 들고 한 모텔에 투숙하며 영화감독인 척 행세한다. 아내와 헤어진 그는 땡전 한 푼 없고 모텔비는 결혼반지를 저당 잡힌다. 심지어 카드마저 정지 당한다. 이 상황에서 조르주는 세 가지 일을 경험하며 점점 광기에 휩싸인다.

 

▲ ▲ <디어스킨> 스틸컷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첫 번째는 사슴재킷과의 대화다. 아내도, 친구도 없는 조르주는 사슴재킷과 대화를 나누며 이상증세를 보인다. 이 이상증세는 두 번째 일인 모텔직원의 죽음으로 심화된다. 자살한 모텔직원의 100% 사슴 모자를 쓴 순간 조르주는 자신의 몸을 100% 사슴가죽으로 덮고자 한다. 그는 마치 인간이 아닌 다른 종이 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사슴 털로 온몸을 덮으려는 조르주의 광기는 컬트적인 시선에서 바라보자면 종에서의 도태로 볼 수 있다. 그는 중년에 접어들었고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아내에게 버림받은 건 물론 여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기에도 많은 나이다. 이에 그는 ‘인간’이 아닌 ‘사슴’ 종이 되어간다. 동시에 사슴의 가죽을 덮는 행동은 보호의 행위라 볼 수 있다. 그는 재킷, 모자, 바지까지 100% 사슴가죽을 입으면서 인간의 가죽을 벗고 따뜻한 털로 자신을 보호한다.

 

만약 이런 조르주의 성향이 내적인 보호와 안정에 머물렀다면 이 영화의 광기는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재킷을 제외한 모든 재킷을 없애고자 한다. 작품 속 재킷이 보호를 의미한다 봤을 때 이 재킷의 소멸을 시행하고자 하는 욕망은 무차별적인 폭력에 해당한다. 자신이 받는 소외와 도태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타인의 보호막을 벗기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조르주를 더욱 자극해 광기로 이끄는 인물이 편집자를 꿈꾸는 웨이트리스 드니스다. 광기에 휩싸이는 세 번째 일인 드니스와의 만남은 드니스란 인물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드니스는 따분한 일상 속에서 조르주가 찍는 필름에 관심을 지니고 그가 살인 장면을 담아오자 자극을 통해 더 폭력적이고 극렬한 영상을 담아올 것을 촉구한다. 그녀에게 화면 속 사건은 실제가 아니기에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 ▲ <디어스킨> 스틸컷.  © 엠엔엠인터내셔널(주)



감독은 이 영화에 대해 ‘나의 첫 리얼리즘 영화’라는 독특한 발언을 했다. 사슴가죽에 빠져 살인을 저지르는 남자의 이야기에 ‘리얼리즘’이란 표현은 어폐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 이유를 들어보면 납득할 수 있다. 조르주는 우리가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캐릭터기 때문이다. 그는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남자다. 오직 자신만을 보호하길 원하며 본인의 욕망을 위해서는 남의 생명을 빼앗는 일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심지어 이를 보고 즐기는 드니스의 모습 역시 현실적이다. 폭력을 말리기보다 먼저 영상에 담고 이를 마치 놀이처럼 소비하는 현대의 문화를 생각했을 때 두 사람은 현실에서 만나기 싫은, 그래서 더 큰 공포를 안기는 캐릭터라 할 수 있다. 표현은 컬트지만 그 심리에 있어서는 소수가 아닌 다수가 느낄 수 있는 불안을 보여준다.

 

<디어스킨>은 소외된 존재의 광기+미디어의 폭력성과 무책임이라는 현실적인 소재 속에 사슴가죽에 미친 남자+재킷사냥을 위한 살인이라는 컬트적인 소재를 버무리며 독특한 시도를 보여준다. <극한직업>의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라는 명대사처럼 ‘이것은 리얼인가, 컬트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맛’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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