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청춘의 모습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기에

청춘 영화 컬렉션

전세희 | 기사승인 2019/12/30 [09:45]

기획|청춘의 모습은 하나로 정의할 수 없기에

청춘 영화 컬렉션

전세희 | 입력 : 2019/12/30 [09:45]

[씨네리와인드|전세희 리뷰어] 청춘은 푸를 청(靑)에 봄 춘(春) 자를 쓰는 한자어다. 하지만 그 '푸르름'을 하나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청춘의 푸른색은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하기도, 탁하고 어두운 빛깔을 띄기도 한다. 실제로 청춘의 날들 속에서 우리는 행복과 성공을 쟁취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실패하고 주저앉아 슬퍼하기도 한다. 청춘의 모습은 사람마다 다른 법이다.

 

현실을 재구성하는 영화는 이러한 다양한 청춘의 모습을 담아낸다. <나의 소녀시대>처럼 사랑에 빠진 명랑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릴리 슈슈의 모든 것>처럼 우울하고 방황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청춘 영화'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청춘의 여러 면을 그려낸다. 그 중에서도 필자가 가장 인상 깊게 관람한, 청춘을 이야기하는 영화 다섯 개를 모아보았다.

 

 

▲ <소공녀> 포스터  © 네이버 영화


1.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소공녀

 

2018년 개봉한 영화 <소공녀>는 확고한 취향을 안고 가사도우미로 살아가는 '미소'의 이야기를 다룬다. 모두가 안정감에 목매는 시대. 돈, 결혼, 직장을 중요시하는 친구들과는 다르게 미소의 세상에는 담배, 위스키 그리고 남자 친구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현실의 벽에 부딪히게 된 미소. 그녀는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집을 포기하고 '여행'을 떠난다. 한 가득 짐을 짊어진 미소는 청춘들에게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건넨다.

 

 

▲ <땐뽀걸즈> 포스터  © 네이버 영화


2. 땐뽀 땐뽀 파이팅, 땐뽀걸즈

 

조선업의 위기로 구조조정을 겪고 있는 삭막한 거제. 그러나 여기 댄스스포츠를 통해 행복을 찾아가는 거제의 학생들이 있다. 영화 <땐뽀걸즈>는 거제여상의 댄스스포츠 동아리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이다. 개봉 당시 학생들을 대상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잠만 자던 수업 시간과는 다르게, 댄스스포츠 시간에는 눈동자가 빛나고 발걸음이 가벼운 학생들. 게다가 항상 든든하게 지켜봐 주는 선생님까지. 대회 출전이라는 꿈을 안고 '땐뽀'반에 모여 스탭을 밟는 이들의 모습은 빛나는 청춘 그 자체이다.

 

 

▲ <수성못> 포스터  © 네이버 영화


3. 치열하게 살아라 치열하게, 수성못

 

노력한 만큼 되지 않는 현실부터 그곳에서 오는 무기력함까지. <수성못>은 여럿 청춘이 겪는 삶의 무게를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수성못에서 아르바이트하며 편입 준비를 하던 '희정'은 실종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범상치 않아 보이는 인간 '영목'과 얽히게 된다. 협박에 못 이겨 영목의 일을 돕던 와중 희정은 그가 자살 시도를 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희정의 동생 희준은 영목이 운영하는 자살 클럽에 들어가게 된다. 영화 속 인물들은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위태로운 인물들이다. 실제로 아무리 열심히 살더라도, 차갑고 지긋지긋한 현실 속에서 모두가 행복을 쟁취하지는 않는 법. 청춘들이 그 '치열함'을 인정받지 못했을 때, 그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영화는 의문점을 남긴다.

 

 

▲ <레이디 버드> 포스터  © 네이버 영화


4. What if this is the best version?, 레이디 버드

 

그레타 거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그려내 많은 호평을 받았던 영화 <레이디 버드>는 '크리스틴'이라는 이름 대신 '레이디 버드'로 살아가고 싶어 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닮고 있다. 크리스틴은 평범하고 지루한 삶에서 벗어나 자신이 정의한 이상적인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쉽지 않다. 꿈꿔왔던 연극의 배역은 친구가 차지하고, 첫 연애는 허무하게 막을 내린다. 마음과는 다르게 가족들과의 관계도 자꾸만 어긋난다. 누구나 청춘을 지나오며 경험했을 혼란과 방황. 크리스틴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차이를 깨달으며 그것들을 극복해 나간다.

 

 

▲ <아워 바디> 포스터  © 네이버 영화


5. 달릴 때 무슨 생각 해, 아워 바디

 

몇 년을 쏟아부은 행정고시 시험에 떨어진 '자영'은 방황하던 와중 건강한 모습의 '현주'를 만나게 되고, 그녀와 함께 달리기 시작하면서 자영의 삶은 점차 변화한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희서 배우에게 올해의 배우상을 안겨주었던 영화 <아워바디>는 발고 희망 넘치는 포스터와는 대조적으로 몸과 욕망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야기한다. 위태롭게 욕망을 실현해가는 자영의 모습은 때로는 음침하고 불쾌하기도 한다. 하지만 몇 년을 짓눌렀던 무력감에서 벗어나, 결코 건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게 인생을 선택해가는 자영은 묘한 쾌감을 가져다준다. <아워바디>는 텁텁하고 건조하지만 솔직하게 청춘의 한 면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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