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하려 한 남편..어설픈 계획이 부르는 씁쓸한 웃음

[프리뷰] '청춘빌라 살인사건' / 1월 0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19/12/30 [14:10]

아내 살해하려 한 남편..어설픈 계획이 부르는 씁쓸한 웃음

[프리뷰] '청춘빌라 살인사건' / 1월 0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19/12/30 [14:10]

▲ '청춘빌라 살인사건' 포스터.  © (주)미로스페이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행복을 가치로 측정한다면 얼마라 할 수 있을까. 돈은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이 되며 돈을 위해서라면 인간이 지켜야 될 윤리의식을 던지는 것조차 이해할 수 있단 시선이 팽배하다. 영화 <청춘빌라 살인사건>은 이런 돈의 속성과 관련된 지독한 블랙코미디라 할 수 있다.

 

전직 깡패 수로(김영호 분)와 사채업자 만석(김정팔 분). 두 사람은 호형호제 관계로 뗄 수 없는 관계로 엮여 있다. 만석은 자신을 도운 수로에게 목욕탕을 주고 수로는 부하 동식, 종기와 함께 목욕탕을 운영하며 한가로이 지낸다. 그러던 중 수로가 경찰에 잡혀가게 된다. 어리둥절하던 수로는 이유를 알고 경악한다. 알고 보니 만석이 목욕탕을 고리대로 넘긴 것이다.

 

형님의 선물이라 여겼던 목욕탕은 수로도 모르는 사이 만석의 돈을 빌려 산 것으로 되어 있었고 그 이자가 어마어마해 갚아야 될 돈이 12억 원이 넘어갔던 것. 채무불이행으로 잡혀갔던 수로는 화가 잔뜩 나 만석을 찾아간다. 헌데 만석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꺼낸다. 사실 수로의 채무는 다 만석의 계획을 위한 일부였던 것.

 

▲ '청춘빌라 살인사건' 스틸컷.  © (주)미로스페이스



만석은 부인 정희(김태정 분)와 이혼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이혼을 하게 되면 재산을 분할해야 되기 때문에 만석은 수로를 시켜 정희를 죽이고자 한다. 다만 자신과 친한 수로가 사건을 벌일 시 자신이 의심을 받기 때문에 그 이유가 있어야 했던 것. 만석은 수로 일당이 집으로 침입해 자신을 죽이려다 실수로 정희를 죽이는 상황을 연출할 계획을 세운다.

 

일이 끝난 뒤 돈을 갖고 떠날 계획까지 알려준 만석. 하지만 수로 일당 중 브레인인 종기(강한샘 분)는 이 계획에 의문을 제기한다. 아내에게 줄 돈도 아까워하는 만석이 자신들에게 거액을 약속할 리 없다는 것. 이에 수로 일당은 거꾸로 만석을 협박해 돈을 갈취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수로의 팔랑귀와 예기치 못한 상황의 연속으로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작품은 하룻밤 동안 일어나는 소동을 캐릭터들의 관계를 통해 진득하게 풀어낸다. 웃음을 주는 주 캐릭터인 수로는 머리로는 종기의 계획이 이롭다는 걸 알지만 만석과의 의리(또는 오랜 시간 그에게 당한 세뇌) 때문에 우왕좌왕 한다. 또 깡패지만 실전경험이 적은 세 사람은 만석의 집에 침입한 후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웃음을 준다.

 

▲ '청춘빌라 살인사건' 스틸컷.  © (주)미로스페이스



수로 일당과 만석 가족의 입장이 대립을 이루게 되는 매개는 돈이라 할 수 있다. 수로와 만석뿐만 아니라 모든 인물들이 만석의 돈에 욕심을 내면서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돈을 뺏으러 온 수로 일행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뭉쳐서 이 위기를 극복해야 될 만석의 가족들 역시 서로에 대해 불신한다.  

 

이 불신은 각자의 무리를 이루는 중요한 가치를 깨뜨린다. 수로 일당과 수로와 만석 사이의 의리와 우정 그리고 신뢰, 만석 가족의 사랑과 행복은 돈 앞에서 자취를 감춘다. 어설픈 작전과 연속으로 일어나는 사고, 속고 속이는 배신의 연속에도 씁쓸한 웃음이 나오는 이유는 돈을 매개로 진득하게 관계를 파괴하는 모습에 대한 염증 때문일 것이다.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 핏빛 범죄 블랙코미디의 장르적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이 영화는 행복과 돈의 관계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게 돈이란 가치로 매겨지는 사회에서 과연 행복의 액수는 얼마일까. 그 액수를 충족시킨다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말이다. 현대 사회에 의미 있는 화두를 던지며 장르의 재미로 이를 놓치지 않을 집중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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