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②] 칸 '기생충' 다양성 '벌새'...올해의 한국영화 5편

김준모 | 기사승인 2019/12/31 [09:15]

[연말특집②] 칸 '기생충' 다양성 '벌새'...올해의 한국영화 5편

김준모 | 입력 : 2019/12/31 [09:15]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올해 한국영화는 빛나는 한해를 보냈다. <기생충>이 한국영화사 100년을 맞이하여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 그 의미를 빛나게 했다. 다양성영화에서는 <벌새>가 전 세계 25관왕을 기록한 건 물론 10만 관객을 돌파, 장기흥행을 이뤄내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오늘은 2019년 최고의 한국영화 5편을 선정하고자 한다. 선정기준은 개봉일이 2019년에 한한 작품들을 기준으로 했으며 직접 관람한 영화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수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그 중 깊은 인상을 남겼던 작품들을 뽑았다.

 

▲ <엑시트>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엑시트

- 제 40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기술상 수상

- 제 20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 수상

<엑시트>의 흥행은 영화가 아닌 현실의 재난을 담아냈다는 점에 있다. 취업절벽에 몰린 청춘들의 모습을 코믹하고 에너지 넘치게 담아내며 높은 공감을 자아낸다. 유독가스가 퍼진 서울은 질식할 것만 같은 현실을 은유적으로 담아내며 클라이밍으로 위기를 탈출하는 두 주인공은 돈도 빽도 가진 것 없지만 맨몸으로 차가운 현실을 이겨내고자 하는 청춘들의 힘과 열정을 보여준다.

관람 포인트 : 고소공포증을 유발하는 고층건물 클라이밍 장면은 긴장감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용남(조정석)이 칠순잔치 중 유독가스 때문에 건물에 갇힌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는 장면은 아찔한 순간들을 연출해내며 오락적인 재미를 더한다.

▲ <윤희에게> 스틸컷 ©(주)리틀빅픽쳐스

 

윤희에게

최근 국내 극장가에서는 만나보기 힘든 아련한 감성을 지닌 영화다. 스마트폰의 시대에 편지가 등장하고 쿨하고 솔직한 연애가 유행인 때에 감정을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을 보여준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출과 잔잔한 흐름 속에서도 몰아치는 감정의 깊이를 보여주는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다. 마지막 순간 깊은 여운도 선사한다.

관람 포인트 : 잔잔함과 지루함은 한 끗 차이다. 그 한 끗을 영화는 윤희(김희애)의 딸 새봄(김소혜)을 통해 바꿔낸다. 편지 속 첫사랑을 만나게 해주기 위해 윤희와 일본여행을 계획하는 새봄의 모습은 귀여움과 풋풋함, 엉뚱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한 마디로 사랑스럽다. 덕분에 지루함을 이겨낸 영화는 잔잔함 속에 깊은 감성의 힘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 <기생충>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기생충

- 제 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 제 45회 LA 비평가 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수상

- 제 40회 청룡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조연상, 미술상 수상

최근 전 세계적인 화두는 계층이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자본에 의한 계층은 더욱 공고해졌고 이를 통한 빈부격차는 전 세계가 공감하는 문제가 되고 있다. <기생충>은 이 문제를 가장 흥미롭게 그려낸 영화라 할 수 있다. 악은 있지만 악인은 없고 선은 있지만 영웅은 없는 이 이야기는 갈등은 있지만 주동인물과 반동인물은 없는 모호하면서 심오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바야흐로 기형적인 현대사회를 흥미롭게 풍자해낸다 할 수 있다.

관람 포인트 : 봉준호 감독은 본인의 서스펜스 능력을 <마더>를 통해 보여준 바 있다. 인물 사이의 관계를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서스펜스야 말로 ‘봉테일’이 지닌 섬세함이다. 기택(송강호)의 가족이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서 파티를 벌이다 쫓겨난 가정부 문광(이정은)이 초인종을 누르는 장면은 예기치 못한 서스펜스의 묘미를 살린다. 히치콕식 서스펜스와는 결이 다른 봉준호 서스펜스란 이름을 붙이고 싶을 정도다.

▲ <나의 특별한 형제> © (주)NEW

 

나의 특별한 형제

- 제 3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수상

여느 시상식이나 마찬가지다. 연 초에 개봉하면 큰 성과를 내지 않고서야 관객들의 기억에서 잊힌다. 올해 초 예상치 못한 감동을 선사하며 극장가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던 이 영화는 아주 특별한 우정을 선보인다.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의 아픈 부분을 대신 어루만져 주며 정을 나눈 두 형제의 모습은 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가 나아가야 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한다.

관람 포인트 : 장애를 소재로 한 작품이 지니는 약점 중 하나는 희화화다. 코미디의 매력을 살려내면서 캐릭터 자체는 우스워 보이지 않게 표현하는 점이 중요하다. 신하균과 이광수, 두 배우는 각자의 캐릭터가 지닌 웃음 포인트를 살려냄과 동시에 그들이 지니는 존엄성은 훼손하지 않는다. 덕분에 감동이 지닌 질적인 측면은 신파의 범주를 벗어난다.

▲ <벌새> 스틸컷 © (주)엣나인필름  

 

벌새

- 제 40회 청룡영화상 각본상 수상

- 제 39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5개 부문 수상

- 제 45회 시애틀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

영화가 보여주는 개인의 이야기는 때론 오롯한 개인이 아닌 그 시대 자체를 반영하기도 한다. ‘가장 평범한 소녀’의 모습을 담아낸 이 작품은 94년의 모습을 통해 현재의 대한민국을 보여준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사랑도 우정도 거센 파도에 흔들리는 은희(박지후)의 모습은 불안한 현대인들의 내면과 삶을 표현한다. 그 속에서도 그저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관람 포인트 : 이 영화의 완성에는 영지(김새벽)의 캐릭터가 큰 힘이 되었다 본다. 주변에 지탱할 곳 하나 없는 은희의 삶은 영지를 통해 기대어 쉴 수 있는 믿음의 순간을 얻는다. 이 순간의 따스함과 위로는 영화가 지닌 색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폭주기관차처럼 하나의 감정으로 돌진하는 영화는 많다. 그 감정 안에서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배려를 통해 극적인 재미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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