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서 동물이 사라진다면? 이들이 동물로 변장한 이유는

[프리뷰] '해치지않아' / 1월 15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1/09 [10:54]

동물원에서 동물이 사라진다면? 이들이 동물로 변장한 이유는

[프리뷰] '해치지않아' / 1월 15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1/09 [10:54]

▲ '해치지않아' 포스터.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어떤 작품들은 제목 그 자체만으로 흥미를 끈다. 다섯 명의 주연 배우들이 동물 옷과 탈을 들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해치지않아>의 포스터는 제목과 사진만으로 호기심을 자아낸다. 뚜껑을 열어보니 기발한 아이디어는 물론 아이디어를 엮는 스토리텔링 역시 돋보인다. 이 아이디어는 '동물원에서 동물이 사라진다면'이라는 명제에서 시작된다.

 

과장된 이야기가 진행될 가능성을 품은 이 명제는 주인공을 생계형 변호사로 설정하며 나름의 타당성을 확보한다. 돈도 빽도 없는 생계형 변호사 태수는 오직 실력과 노력만으로 로펌에서 정식 변호사가 되기 위해 애쓴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로펌의 황대표가 일을 맡긴 것. 이 일을 처리하면 태수는 자신의 전공을 살린 부서에 정식으로 합류할 수 있게 된다.

 

▲ <해치지않아> 스틸컷.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태수가 맡은 임무는 '동산파크'라는 동물원을 살려내는 것이다. 적자가 심한 이 동물원에 원장으로 가 일으켜 세우는 게 그의 임무. 헌데 출근 첫날부터 정신이 빠져나가는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적자 때문에 동물이 팔려가게 된 것이다. 호랑이, 사자, 기린, 곰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동물 하나 없는 동물원. 여기에 동물원을 망하게 한 전임 원장과 수의사, 직원 둘이 전부다.

 

물론 로펌에서 모든 지원을 약속한 만큼 금방 동물들을 채워 넣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동물을 데려오기 위해서는 수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 여기에 태수는 수의사 소원과 갈등을 겪고 그를 해고하려고 하지만 동물원에 수의사 한 명은 꼭 필요해서 어쩔 수 없이 그를 설득하려 한다. 한 마디로 동물도 사람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 몰린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태수는 한걸음씩 위기를 극복해낸다. 작품은 총 세 개의 아이디어를 통해 관객들에게 예기치 못한 재미를 선사한다. 첫 번째는 동물 위장근무다. 동물원에는 꼭 동물이 있기 때문에 동물 탈을 뒤집어써도 모를 것이라는 태수의 아이디어는 극한의 상황에서 울며겨자 먹기로 택할 아이디어라 볼 수 있다. 동물원을 살리고 싶어 하는 네 명의 직원은 어쩔 수 없이 태수의 작전에 동참한다.

 

 

▲ <해치지않아> 스틸컷.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각자 사자, 북극곰, 고릴라, 나무늘보가 되어 펼치는 위장작전은 각 캐릭터에 맞춘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사자는 어색한 꼬리를 가리기 위해 항상 얼굴만 보이게 하며 나무늘보는 힘겹게 나무에 매달려 있다. 여기에 고령의 원장이 힘겹게 북극곰 위장을 하는 장면이나 사나운 고릴라가 편의점을 습격하는 돌발행동은 예기치 못한 웃음 포인트를 보여준다.

 

이 위장 작전 이후 등장한 두 번째 아이디어는 콜라를 마시는 북극곰이다. 모 브랜드 광고에서 북극곰이 콜라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해, 북극곰과 콜라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몸이 아픈 원장을 대신해 탈을 쓴 태수가 갈증을 이기지 못하고 북극곰 옷을 입은 채 콜라를 마시는 장면에서 관객 모두가 공감을 느끼는 웃음 포인트가 작동한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이다.

 

 

이는 대중적인 웃음코드를 통해 새로운 위기를 극복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 번째는 위장작전 속에서 펼쳐지는 주제의식의 표출이다. 코미디 장르는 웃음이 첫 번째 미덕이지만 웃음의 결을 유지할 수 있는 주제의식 역시 중요하다. 주제의식이 유지가 되어야 유머가 노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 이 선에서 벗어나면 중구난방으로 유머가 이어지고 관객들은 흥미를 잃게 된다.

 

 

▲ <해치지않아> 스틸컷.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작품이 핵심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은 동물원의 진짜 주인은 동물이며 동물원은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장소라는 점이다. 탈을 쓴 직원들은 장시간 관찰당하고 먹이 등을 던지는 인간에게 시달린다. 그들은 직접 동물이 되어 그 고통을 경험한다. 이는 웃음 속에 주제의식을 효율적으로 녹여내며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많은 생각이 들게 만든다. 동시에 동물을 소재로 어디까지 웃음을 줘야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며 선을 지킨다.

 

 

<해치지않아>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웃음을 자아낸다.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설정을 나름의 근거와 뻔뻔한 인물들을 통해 불도저처럼 몰아치며 몰입을 높인다. 여기에 각 캐릭터가 지닌 개성을 버무리며 한 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 조합은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매력을 보여주며 신선하고도 뻔뻔한 코미디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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