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 오브 마인> 이것은 집착인가, 아니면 엄마의 모성인가

'엔젤 오브 마인' / 누미 라파스 주연

한재훈 | 기사승인 2020/01/13 [14:00]

<엔젤 오브 마인> 이것은 집착인가, 아니면 엄마의 모성인가

'엔젤 오브 마인' / 누미 라파스 주연

한재훈 | 입력 : 2020/01/13 [14:00]

 

▲ '엔젤 오브 마인' 스틸컷.  © ㈜영화사 빅, 스톰픽쳐스코리아


[씨네리와인드한재훈 에디터] 개인적으로 '누미 라파스'라는 배우를 좋아한다. 누미 라파스의 영화를 일부러 챙겨보는 것은 아니라고 해도 볼만한 영화를 찾다가 누미 라파스가 주연을 맡은 영화라 하면 누미 라파스를 이유로 보기도 하고, 이 배우의 영화 스타일이 취향에 맞다는 이유도 있어 그녀의 필모그래피의 많은 작품을 봐 왔다. 

 

처음 접한 그녀의 출연작은 2011년 개봉한 '셜록홈즈' 영화였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 누미 라파스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누미 라파스는 북유럽 출신의 배우로, 할리우드를 포함한 영어권 지역에서 배우를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주로 우리나라에 오는 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누미 라파스는 '프로메테우스' 시리즈, '더 드롭', '월요일이 사라졌다' 등 다양한 작품에서 항상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왔다.

 

그런 그의 최근 개봉작 '엔젤 오브 마인'은 7년 전, 산부인과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로 딸을 잃어버린 엄마의 이야기이다. 7년이 지나도 딸을 기억에서 지울 수 없었던 리지(누미 라파스)는 일과 가족, 자신 그 어떤 것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정신 상담과 약으로 하루하루를 버틴다. 어느 날, 아들을 따라 아이 친구 생일파티에 간 리지는 우연히 '롤라'와 마주친 뒤 단박에 사고로 잃은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하고 주변을 맴돌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리지는 이웃집 딸이 자기 딸이라는 의심을 점차 확신으로 바꿔가고, 과하다 싶을 정도의 집착을 보이기 시작한다. 

 

▲ '엔젤 오브 마인' 스틸컷.  © 영화사 빅, 스톰픽쳐스코리아

 

리지는 롤라가 자신의 아이라고 가족들에게 말한다. 하지만 물증적 증거 없이 단지 모성으로 느낀다고 해서 이웃집 아이가 자기 아이라는 것을 가족들이 믿어줄 리가 없었다. 롤라의 엄마 '클레어'(이본느 스트라호브스키)는 리지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맞선다. 처음에는 클레어 가족이 매물로 내놓은 집에 같은 학부모라는 점을 내세워 접근한 리지는 점차 롤라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려고 하고, 클레어는 자신의 딸에게 과하게 접근하는 리지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말한다.   

 

7년 전 사고로 잃은 딸이라면서 누군가를 내 딸이라고 하면 그것이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냐고 생각할 것이다. 리지가 롤라에게 접근하는 과정도 이러하다. 자신의 딸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다면서 이를 모성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과연 모성일까, 아니면 집착일까? 우리는 설명하거나 증명하지 않고 본능적으로 그렇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 이를 '직감'이라고 부른다. 리지가 롤라가 자신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도 이와 같다.

 

▲ '엔젤 오브 마인' 포스터.  © (주)영화사 빅, 스톰픽쳐스코리아

 

'엔젤 오브 마인'에서의 누미 라파스의 연기는 참으로 대단했다고 표현해야 가장 맞는 표현일 것이다.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작품성이나 전개와는 별개로 누구라도 누미 라파스의 연기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아이를 잃고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엄마의 모습을, 끊임없이 집착하고 포기하지 못하는 엄마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영화의 스토리도 풀어내기 쉬운 소재가 아니지만, 아이를 잃고 그리워하는 엄마라는 캐릭터도 그 어떤 배우라도 소화하기 쉽지 않았을 캐릭터라 할 수 있다.

 

리지는 롤라를 데리고 같이 배에 태우기도 하고, DNA 검사를 위한 머리카락을 찾으러 몰래 롤라 가족의 집에 침입하기도 한다. 그리고 롤라와 둘이 있을 때, 함께 거울을 쳐다보며 '우리 닮은 것 같지 않냐'고 묻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리지의 행동은 관객들에게 오싹함을 주는 한편, 딸을 뺏으려는 자와 딸을 뺏기지 않으려는 자 사이에서 동점심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아이를 잃고 살아가는 엄마의 마음이 어떨지, 집착이 모성이라는 이유로 합리화되는 것인지 등을 판단하는 것이 관객들에게 남겨진 몫이다. 

 

 

한재훈 에디터 jiibangforever@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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