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드라마로만 알았던 '스토브리그', 모두에게 괜찮다고 말하다

한재훈 | 기사승인 2020/01/24 [10:00]

야구 드라마로만 알았던 '스토브리그', 모두에게 괜찮다고 말하다

한재훈 | 입력 : 2020/01/24 [10:00]

* 본 글은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말하는 형식으로 표현했습니다. 

 

▲ '스토브리그' 포스터.  © SBS

 

[씨네리와인드|한재훈 에디터] 11월부터 2월까지는 야구 없는 야구 비시즌이다. 3월 중순이나 말부터 시작해 취소된 경기를 재편성해서 진행하는 10월까지 야구를 하고, 야구 비시즌에는 야구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단연 야구, 그런 야구가 없는 비시즌에는 농구와 배구 등이 있지만 아직까지 야구의 인기를 대체하지는 못한다.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필자에게 단비 같은 드라마가 나타났다. 단비 같은 드라마이면서 웰메이드 드라마이기까지 한 SBS <스토브리그>가 그 주인공이다. 

 

작년 9월, LG 이동현 선수 은퇴식이 열린 잠실구장에 간 적이 있었다. 필자는 LG가 아닌 타 팀 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선수가 은퇴를 하는 모습을 보며 울컥했다. 그의 어렸을 적부터 신인일 때, 전성기일 때, 그리고 지금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팬들은 그렇다. 어느 팀이든 야구에 대한 이야기라면 사랑할 수 있기에. '스토브리그'는 야구를 소재로 했지만 야구보다는 그 이면의 모습들을 스토리로 하는 작품이다. 

 

<스토브리그>는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봄 야구를 준비하는 비시즌을 뜻한다. 스토브리그를 보는 시청자들은 작품 속 '드림즈'라는 팀을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투영시켜 바라본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우리 팀 이야기다"라고 말하는 것일 테다. '스토브리그'를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를 간략하게 3가지로 나눠봤다.

 

▲ '스토브리그' 스틸컷.  © SBS



먼저 <스토브리그>의 첫 번째 강점은 캐릭터다. '스토브리그'는 캐릭터가 정말 잘 표현되어 있는 작품이다. 드림즈의 신임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이 이야기의 주요 흐름을 이끌어나가는 캐릭터이지만, 정말 다양한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강력하게 그려졌다. 그래서 더더욱 다채롭고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고 할 수 있다. '백승수'의 경우에는 무뚝뚝하고 할 말만 하는 캐릭터이지만 일을 하는 능력은 누구보다 뛰어난 캐릭터다. 남궁민의 연기가 돋보인다. 아버지는 치매에 걸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고교 야구 선수였던 동생에게 벌어졌던 큰 부상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자책하곤 했다. 자신의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고, 아픈 아버지의 병원비까지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힘든 가족사에 처해 있다. 평범한 회사원이었지만 이후 프로팀의 단장으로 우승, 해체, 우승, 해체, 이러한 길을 걸어왔다.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이고 타인에게 정을 주지 않는 것 같은 캐릭터이지만 누구나 완벽할 수 없듯이 백승수. 그리고 처음에는 백승수에게 거부감을 느끼지만 진심과 열정을 깨닫고 용기 내는 '이세영(박은빈 분)', 구단주 역할을 하면서 구단을 이끌고자 하는 생각은 없는 '권경민(오정세 분)', 고세혁, 양원섭 등 다양한 캐릭터들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들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개성이 강하고 존재감이 뚜렷한 여러 캐릭터들은 드라마를 이끌어 갈 힘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 '스토브리그' 스틸컷.  © SBS



두 번째 강점은 스토리, 즉 전개 속도와 사건의 진행이다. '스토브리그'는 매 회 다양한 사건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이끌어낸다. 작품을 보다 보면 작가가 정말 야구를 좋아하겠구나, 혹은 정말 꼼꼼하게 준비했겠구나, 진짜 야구 세계와 많이 닮았네, 이러한 생각들이 드는 이유는 탄탄한 스토리에서 찾을 수 있다. 야구를 다룬 드라마가 나온다는 소식에 처음에는 야구 드라마인 줄로만 알았는데, 작품을 보다 보면 단순히 야구 드라마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음의 큰 짐을 짊어지고 있던 백승수는 동생 채용 비리와 구단의 압력에 의해 자진 사퇴하고 엄마에게 가서 말한다. 

 

"그냥 짤렸어요"

"난 또 큰일인 줄 알고. 안 아프고 안 다치면 큰일 아니야. 짤렸으면 좀 쉬지, 뭐하러 왔어"

 

단순히 야구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현대인들에게 위로를 전하기도 한다. 모든 회사원들에게. 삶에 치여 상처가 하나둘씩 쌓여가는 모든 이들에게. 백승수에게 어머니가 했던 "너무 오래 주저앉아있으면 다시 못 걸어"라는 말. 맞는 말이지만 쉽게 할 수 없는 말. 드라마의 '기/승/전/결'이 매 사건별로 잘 표현됐고, 다양한 사건을 풀어내는 전개 속도도 적당하다. 

 

▲ '스토브리그'.  © SBS



세 번째 강점은 사소한 디테일이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들은 야구를 다룬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렵게 느낄 부분들이 있다. 용어다. '스토브리그'는 이런 지점들을 적절하고 친절하게 알려주면서도 어렵지 않게 느끼게 한다.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는 것이다. 야구에 대해서를 위주로 했다면 시청자들에게 진입 문턱은 꽤나 높았을 것이다. 야구 이야기가 아닌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사랑받을 이유가 충분하다. 또한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한 '드림즈'라는 극 중 구단의 소품에 대해서도 꽤 호평을 하고 싶다. 사소한 키링부터 선수 유니폼, 그리고 마스코트인 귀여운 양 캐릭터의 인형까지.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 신경을 쓰면서 '드림즈'라는 하나의 팀을 완성한다. 사소한 부분부터 '드림즈'라는 팀의 이야기라는 것이 느껴지니 누구나 애정을 갖고 볼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캐릭터, 스토리, 디테일, 다 좋지만 무엇보다 <스토브리그>의 강점은 재밌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대환영이고, 야구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좋을 드라마다. 재미있으면 일단 봐야하지 않겠어?

 

 

한재훈 에디터 jiibangforever@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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