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묻지 않은 그 시절의 순수함'

이와이 슌지 감독 -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유수미 | 기사승인 2020/01/28 [10:20]

'때 묻지 않은 그 시절의 순수함'

이와이 슌지 감독 -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유수미 | 입력 : 2020/01/28 [10:20]

 

▲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포스터  © 네이버

 

[씨네리와인드유수미 리뷰어] 불꽃놀이는 옆에서 보면 둥글게 보일까? 납작해 보일까?” 한 친구의 물음에 납작해.”, “둥글어.” 라고 너도나도 대답하는 5명의 친구들. 이러한 물음은 어린아이들의 발랄한 호기심과 때 묻지 않은 동심을 전달해준다. 어린 시절, 바닥을 기어가는 개미를 관찰하거나 비눗방울을 세차게 불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굉장히 사소한 일이지만 그 시절에는 그러한 경험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고, 무엇보다 사소하고 조그마한 것들을 통해 큰 기쁨을 누렸다. 나이를 먹을수록 생계유지, 결혼 등에 신경을 쓰느라 어린 시절의 추억, 순수함 등은 점차 잊어 가게 되는데, 그 점에서 영화는 잊어버렸던 옛 시절의 감성들을 되살려준다.

  

▲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스틸컷  © 네이버

 

두근두근영화는 아이들의 여정뿐만 아니라 소년의 순수한 첫사랑을 함께 그려내고 있다. 노리미치는 같은 반 친구 나즈나를 좋아하는데, 괜히 그 마음을 들켜 버릴까봐 슬쩍슬쩍 훔쳐보곤 한다. 단짝 친구 유스케와 함께 수영을 하고 있는 도중 몰래 빠져나와 나즈나에게 다가가 말을 거는 등 숨기고 싶지만 숨겨지지 않는 소년의 순수한 마음이 엿보인다.

 

소년은 나즈나에게 사귀자고 얘기를 하지도, 만남을 잡지도 않는다. 그저 몇 마디 말을 걸뿐. 그 모습이 사랑을 이룬 모습보다 나즈나를 굉장히, 또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꼭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나즈나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소년은 만족감을 얻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좋아해.” 라고 외치는 것보다 지긋이 바라보는 시선이 더 마음이 가는 것처럼.

   

▲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스틸컷  © 네이버    

 

나즈나한테 못 간다고 전해줘.” 유스케가 노리미치에게 건네는 대사이다. 친구들과 등대에 올라가 불꽃놀이를 보러 가기로 한날, 나즈나는 노리미치와의 수영시합에서 이긴 유스케에게 5시에 만나자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유스케는 사나이와의 약속, 나즈나와의 만남 중에서 전자를 택했고, 나즈나는 혼자 남겨진다. 노리미치는 그런 나즈나를 보면서 생각한다. '그때 내가 이겼더라면...' 
 

이러한 생각은 '나였으면.', '나 같으면 절대로 배신하지 않았을 텐데.' 라는 간절함과 절실함을 느끼게 해 준다. 노리미치는 나즈나를 바람 맞힌 유스케가 괘씸했을 것이고 질투심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의 법칙을 거스를 수 없듯 지나간 시간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비록 진짜가 아닐지라도 노리미치는 나즈나와의 여정을 상상을 통해 만들어나간다. 상상은 노리미치의 옆자리를 채워줄뿐더러 그의 소망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해 준다. 그렇게 노리미치는 상상을 통해 나즈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마음껏 표출해나간다.

 

▲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스틸컷  © 네이버

 
노리미치의 상상 속, 그는 나즈나와 함께 버스를 타고 어딘가로 떠난다. 뚜렷한 목적지가 없지만 목적지가 없기에 예측할 수 없는 둘만의 여정이 돋보인다. 버스 속에서, 나즈나는 우리가 지금 사랑의 도피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가방을 들어달라고 하고, 옷을 갈아입을 때 망을 봐달라는 등 소년에게 의지하는 소녀의 모습이 돋보인다

 

짙은 가수의 "안개" 라는 노래가 있다. "처음 같은 곳으로 도망가기 좋은날"이라는 가사가 인상적인 이러한 노래는 소년, 소녀가 마을 사람들을 피해 숲 속으로 떠난다는 이야기다. 믿고 기댈 수 있는 둘만의 사랑이 돋보이고, 아무런 피해도 받고 싶지 않고 사람들에게 치이기도 싫은 마음이 드러난 노래이다. 나즈나와 노리미치의 여정을 보고 있을 때면 안개의 노래 가사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둘만의 도피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할 무렵, 나즈나는 갑자기 발걸음을 돌린다. 다시 버스를 타고 마을로 향한 소년과 소녀. 둘은 수영장에 도착하는데, 나즈나는 물속에 들어가 노리미치에게 같이 물장구를 치자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본다. 곧 있어 서로에게 물을 튀겨가며 노는 노리미치와 나즈나. 이때 물에 비친 빛은 반짝이며 빛나는데 이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풍겨주고 이 둘을 아름답게 보여준다. 은은한 빛은 마치 꿈을 꾸는 듯한 황홀한 감정을 안겨주고, 수영장은 마치 자연 한 가운데에 놓인 숲속의 깊은 호수처럼 보여진다. 더불어 그 빛은 소년이 소녀에게 전하고 싶어 하는 마음의 광량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 <쏘아올린 불꽃, 밑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스틸컷  © 네이버

 

그렇게 나즈나는 돌아가고, 혼자 시장 길을 걷는 노리미치. 그러다 선생님을 만난 노리미치는 그간 풀리지 않았던 질문을 떠올리고는, “불꽃놀이는 옆에서 보면 둥글게 보이나요, 납작하게 보이나요?” 하고 묻는다. 그 물음에 선생님은 알고 있던 기술자에게 부탁을 해 불꽃놀이를 직접 보여준다. 하늘 위로 반짝이며 터지는 빛들을 바라보며 노리미치도, 또 등대에 가있던 4명의 친구들 너도나도 질문의 답을 가슴속으로 되새기고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쏘아 올린 불꽃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추억에 젖게 할 만큼 우아하고 아름다워서 모두들 넋을 놓고 보지 않았을까 싶다. 더불어 노리미치가 나즈나를 좋아하는 마음, 아이들의 증폭된 호기심 등이 더하고 더해져 그 마음들이 펑! 하고 클라이맥스처럼 터지게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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