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아시스’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본 여성성

파농의 ‘관계성’과 ‘전형화’ 그리고 ‘담론’을 기반으로..

김두원 | 기사입력 2019/04/09 [10:10]

영화 ‘오아시스’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본 여성성

파농의 ‘관계성’과 ‘전형화’ 그리고 ‘담론’을 기반으로..

김두원 | 입력 : 2019/04/09 [10:10]

 

  프란츠 파농(Frantz Fanon, 1925~1961)은 프랑스령 마르티네크 태생의 평론가이자 정신분석학자, 사회철학자 이다. 그는 그의 저서 [검은 피부, 흰 가면]에서 관계성을 핵심 키워드로 내걸었다. 파농이 말하는 관계성이란 쉽게 말해 특정 대상에 대한 보편적 사고가 또 다른 주체들(일반적으로 의 지위에 있는 집단)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흔히 흑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들은 백인의 입장에서 규정지어진 편견과 같다고 본다. 이렇게 관계성에 입각해 규정된 개념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전형화되어 사람들의 사고에 더욱 깊이 자리 잡게 된다. 이 개념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의 두 영화를 비교해보고자 한다.

 

▲ 영화 '오아이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영화 오아시스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모두 장애인 여성의 사랑을 소재로 한다. 한편 두 영화가 이 소재에 대해 다루고 접근하는 방식은 다소 차이가 있다. ‘오아시스의 경우 여주인공 한공주를 다룰 때 여성이라는 성보다 장애인이 더욱 부각된다. 반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여주인공 조제의 여성이라는 성이 장애인이라는 특수성에 앞선다.

 

  우선 오아시스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도 장애인, 전과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 배제를 보여준 사회 고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는 사람들이 장애인인 공주를 비가시화 하고자 하며, 장애인은 성적인 감정이 없다며 그들의 기준에 맞추어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이는 파농이 말한 관계성에 기반을 둔 편견적 사고이며, 그 편견들은 대부분 부정적인 형태로 전형화된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시선도 이런 모습과 맥락을 같이 한다. 사회는 장애가 이 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함 중 정상적이고 중립적인 한 형태일 뿐이라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는 사회의 이 같은 모습을 비판하고자 했을 것이나, 영화 자체로도 그 전형화에서 완벽히 벗어난 모습은 아니라는 한계를 갖는다. 특히 영화 후반부 경찰 조사 씬에서 여주인공이 언어적 능력이 있음에도 오해를 해명하지 못하는 모습은(단순한 영화적 모순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제작진의 또 다른 장애인에 대한 무능력함의 전형화로서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영화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한공주의 환상 씬은 결국 한공주가 정상인을 열망할 것이라는 것과, 장애인 여성의 사랑은 결국 비정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비판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리가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성에 대한 담론은 어떠한가. 담론이란 자연적으로 발생하였다기보다는 의도적으로 구성된 것이고, 물리적 조건에 따라서 변화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사회 운영에 있어 중추적인 사상으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성에 대한 담론 형성 과정에서 우리는 동성애라든지 로리타등을 비정상적의 영역으로 판단한다. 한편 이 뿐 아니라 장애인의 성 역시 비정상적인 영역으로 담론화 되어가는 듯하다. 앞서 다룬 오아시스의 경우 성에 대해 다룸에 있어 장애인을 완벽히 포용해내지 못했다. ‘오아시스는 장애인을 성보다 선행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 내 한계를 보였다.

 

▲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스틸컷     © 네이버 영화

 

  반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는 그 선후 관계가 바뀐다. 조제(쿠미코)가 여성으로서 츠네오와 사랑을 나누는데, 단지 조제가 장애를 가진 사람이었을 뿐이다. 물론 사회 외부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일부 영화에 담겨있지만,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남녀의 만남과 이별까지의 과정을 담백하게 다룬다. 이별이라는 결말 때문에 혹자들은 이 영화가 새드엔딩이라고 하지만, 노말엔딩으로도 파악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동정의 시선으로써 장애인의 사랑은 해피엔딩이어야 아름답다는 고정관념 보다는, 똑같은 여성 주체로서 남성과의 만남, 이별을 다루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최대한 배제하고 사랑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보여진다.

 

  미디어에서 성에 대한 담론은 젊은 청춘남녀의 사랑에 포커스가 맞추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그 이외 주체들의 사랑을 담은 두 영화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유의미한 움직임 이였다고 생각이 된다. 특히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여성이라는 보편성을 장애라는 특수성보다 상위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런 움직임은 장애인에 대한 전형화를 극복하고 근대의 성에 대한 담론을 재조명하는 것은 물론 그 범위를 확장하는 계기로서 작용할 것이다.

   

오아시스(2002,이창동 감독),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이누도 잇신 감독)

 

[씨네리와인드 김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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