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을 한 신부님> '죄 많은 소년', 신부님을 꿈꾸다

[프리뷰] '문신을 한 신부님' / 2월 13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2/10 [08:50]

<문신을 한 신부님> '죄 많은 소년', 신부님을 꿈꾸다

[프리뷰] '문신을 한 신부님' / 2월 13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2/10 [08:50]

▲ '문신을 한 신부님' 포스터  © 알토미디어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20살 다니엘은 예배를 드리는 게 즐겁다. 신부 토마시의 옆에서 열심히 예배 진행을 돕고 찬양을 드리는 그의 표정은 해맑기만 하다. 신부가 꿈인 다니엘에게 토마시는 냉정하게 안 돼라고 말한다. 다니엘은 범죄를 저질렀고 소년원에 갇혀 있다. 온몸에 문신을 한 그는 출소 후 주님을 위해 일하고 싶지만 토마시는 신부 말고도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일은 많으니 다른 일을 하라고 말한다.

 

<문신을 한 신부님>의 도입부는 한 죄 많은 소년의 행복한 모습으로 시작된다. 주인공 다니엘은 이중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잔혹하고 저급한 행동으로 소년원에 갔지만 그 어떤 사람보다 강한 신앙심을 지니고 있다. 신앙심과 선한 마음이 동일선상에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종교의 기본적인 가치는 사랑이다. 그의 마음에는 사랑의 감정이 있고 이 감정을 주에게 표현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토마시의 추천으로 목공소에 간 다니엘은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성당을 향한다. 그곳에서 엘리자를 만난 다니엘은 자신을 자극하는 엘리자에게 거짓말로 신부라 말하고 토마시가 준 신부복을 꺼낸다. 그리고 얼떨결에 사제로 오해받아 주임 신부 집에 머무르게 된다. 목공보다야 가짜라도 신부 행세가 더 낫다고 여기던 그에게 최악의 상황이 닥치고 만다. 알코올 중독인 주임 신부가 치료를 위해 병원을 향하고 그가 대신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다.

 

▲ '문신을 한 신부님' 스틸컷  © 알토미디어



고해성사 때 미성년자인 아들이 담배를 피워서 고민이라는 신도에게 더 독한 담배를 사주라는 조언으로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러운 조언을 한 다니엘은 부담을 이기지 못해 도망칠 생각도 한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그의 힘과 사랑이 넘치는 연설은 신도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찬송을 부르는 다니엘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치고 있는 힘껏 성수를 뿌리는 동작에서는 활력이 느껴진다.

 

이런 다니엘의 등장은 교통사고로 여섯 명의 젊은이를 잃어버린 마을 사람들에게 강한 위안을 심어준다. 다니엘은 성당에서 일하는 리디아와 그녀의 딸 엘리자 역시 그 사고로 가족을 잃은 걸 알게 된다. 그는 피해자들의 슬픔을 덜어주고자 노력한다. 함께 기도를 드리고 고함을 지르기도 하는 등 진심으로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건 물론 신도들과 함께 일상을 나누며 축복을 내리는 다니엘은 단숨에 인기스타로 급부상한다.

 

마을 사람들의 인정과 신부가 되었다는 만족감, 엘리자와의 사랑 등 다니엘은 그가 꿈꾸었던 나날들을 보낸다. 하지만 그 앞에 주님의 시험이 도착하고 만다. 다니엘은 마을 청년들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의 진실이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된다. 가해자로 지목된 남자와 때문에 마을 사람들에게 비난이 된 그의 아내가 사실은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 '문신을 한 신부님' 스틸컷  © 알토미디어



이 순간 다니엘은 갈등에 빠진다. 마을 사람들의 신망을 얻고 그들의 슬픔을 위로해 주었던 자신의 모습을 생각했을 때 마을에서 장례를 치르지 못한 남자를 무시해야 된다. 하지만 사실은 가해자가 아닐 수도 있는 남자를 무시하고 장례를 해주지 않는다면 개인의 양심이란 측면에서 자유롭게 행동할 수 없다. 신부로 자신의 정체를 속인 양치기 소년다니엘은 또 다른 거짓 앞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이 작품이 지닌 에너지는 다니엘이란 캐릭터에게서 나온다. 그는 주를 향한 넘치는 에너지와 사랑으로 실의에 빠진 마을 사람들을 감싼다. 사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그는 악이다. 하지만 주의 품속에서는 그 어떤 자식보다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다. 감독은 다니엘이 지닌 이런 양면성을 에너지를 통해 긍정적으로 보이게 만들고자 노력한다. 신부가 되기 위해 한 번 양심을 속인 그가 양심의 문제로 고민하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그는 정의롭지도 깨끗하지도 않다. 다만 남들을 끌어들이는 사랑이 있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양심이 있으며 슬픔에 빠진 이들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힘이 있다. 한 마디로 다니엘은 누구나 탄생의 순간부터 죄악을 지니고 있지만 주를 믿고 끊임없이 회개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 그 자체다. 인간에게는 악이 있어도 선이 될 수 있는 에너지가 있기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점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문신을 한 신부님>은 젊은 감독이 지닌 강한 에너지를 통해 힘 있게 이야기를 전개한다. 다니엘은 계속 시험에 빠지고 고민하지만 악에 물든 순간에도 선으로 행하고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보여준다. 인간은 선도 악도 아닌 양면성을 지닌 존재지만 그 방향은 선을 향한다는 이 영화의 믿음은 깊이 있는 강렬한 체험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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