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랑의 불시착' 김정현, 인생 캐릭터로 호평 받는 그가 되기까지

한재훈 | 기사승인 2020/02/21 [12:00]

인터뷰|'사랑의 불시착' 김정현, 인생 캐릭터로 호평 받는 그가 되기까지

한재훈 | 입력 : 2020/02/21 [12:00]

[씨네리와인드한재훈 에디터] 배우 김정현은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윤세리(손예진 분)의 전 약혼자로 거액의 공금을 횡령해 수배당하고 북한으로 도망친 영국 국적의 사업가 구승준 역을 맡았다. '사랑의 불시착'에서 김정현은 캐릭터의 감정선을 세심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서지혜와의 안타까운 로맨스도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구단 커플(구승준-서단 커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했고, '사랑의 불시착'은 마지막회 21.7%라는 tvN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는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렇게 성장해나가는 그를 씨네리와인드가 20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배우 김정현.  © 오앤엔터테인먼트

 

【Q】 인터뷰 시작에 앞서, 먼저 종영 소감부터 말해달라.

〔김정현〕 반 년 정도 오랜 기간동안 같이 촬영했는데, 시청자 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시고 종방연도 되게 재미있게 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Q】 '사랑의 불시착'은 방영 초기에는 반응이 크게 없다가 후반에 화제가 많이 됐다. 어떻게 후반부에 이렇게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하나.

〔김정현〕  겉으로는 사람 이야기이면서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북한이라는 나라가 우리와 되게 가깝고 많이 알 수도 있지만 사실 정말 모르는 곳이고 심리적으로 먼 나라이기 때문에 그런 호기심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두 커플의 로맨스도 작용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마지막에 구승준이 죽으면서 유일하게 비극적이라면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다. 결말이 아쉽지 않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 같은데.

〔김정현〕 아쉽기도 하다. 사랑 많이 받을 때 죽었으니까. 근데 내가 죽어서 더 안타까워 해 주시고 더 사랑해주시는 것 같아서 '아, 내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된 장면이기도 했다. 그런 선택을 하면서 죽음을 맞이한 게 시청자분들께 뇌리에 각인되는 데 좋은 영향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Q】 승준은 왜 마지막에 단이를 구하는 선택을 했을까. 

〔김정현〕 그 부분이 승준이의 성장 포인트. 결과적으로 그 때 일이 이뤄지면서 도피하는 것보다 구하는 게 의미 있다고 깨닫는 순간.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승준이도 성장하고 단이도 성장하면서 멋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한다. 승준이는 희생이라는 키워드로 성장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작가님이 되게 고민을 하셔서 써 주신 지점인 것 같다. 시청자분들도 그런 부분을 재미있고 예쁘게 봐 주시지 않았나 싶다.

 

【Q】 구단 커플이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둘의 케미가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김정현〕 남과 북을 왔다갔다하고, 계급 간의 차이를 허무는 수준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Q】  멜로 드라마가 잘 되기 쉽지 않다. 요즘은 장르 드라마가 대세인데, '사랑의 불시착'이 그 속에서 많은 인기를 받았다. 

〔김정현〕 사랑 얘기만으로는 시청자분들이 갈증을 느끼실 것이다. 둘이 이뤄졌으면 좋겠지만,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분단 내용이 있어서 그 부분이 더 애틋하지 않았을까. 주철강이라는 빌런도 있고, 극 중에서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왔을 때 등장한 치킨집, 찜질방 이런 요소들이 시청자분들에게 즐거운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동시에 북한 사람들이 어떤 생활을 할 수 있었는지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었을 것 같고.

 

작은 마을에서 소소하게 하나하나 작은 것 챙겨주는 등의 따뜻함이나 의리들이 재벌가의 싸움인 세리 집안 싸움이랑 대비되면서 차가움과 따뜻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드라마적인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단순히 세리-정혁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분단되어 있는 상황에서 판타지적인 상상력이 더해져서 좀 더 즐겁게 봐 주시지 않았을까.

 

【Q】 그렇다면 번외 질문인데, 승준처럼 희생적인 사랑을 해 본 적이 있는지. 아님 혹시 지금 하고 있는지 (웃음)

〔김정현〕 아마 그랬다면 이 자리에 나는 없지 않았을까. (웃음) 사랑이라는 것이 사람을 많이 성장시켜 주는데내가 알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는 좋은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승준이가 30년 살면서 그런 결정을 한 게 최고의 성장이라고 생각. 죽음을 통해 자신의 성장을 완성하지 않았나.

 

▲ 배우 김정현이 20일 씨네리와인드와 '사랑의 불시착'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 오앤엔터테인먼트

 

【Q】 이 작품이 특별하게 '김정현'에게 준 의미가 있을까?

〔김정현〕 정말 감사했던 것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이 작품을 마무리했다. 사랑이라는 것이 나에게 박탈되어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나도 사랑을 받을 수 있구나 자존감을 많이 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1년 5개월 만에 다시 인사를 드렸는데, 저 스스로한테 굉장히 길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시간 속에는 반성도 있었고, 희망도 있었고, 질책도 있었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스포츠 선수들이 재활 훈련을 계속 하는 것처럼, 나도 항상 조심하면서 마음의 근육을 계속해서 키워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Q】  어떤 분야에서든 평소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김정현〕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주변의 좋은 풍경을 둘러보는 것. 벼랑 끝에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그 순간에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그 때의 순간을 살지 못하기 때문에 벼랑에 서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지나온 일을 바라볼 수 있어야 현재에도 잘 살 수 있는 것이고. 이 순간의 여유를 가지고 그 순간에 존재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면 더 좋은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Q】 승준으로서의 가장 기억에 남는 호평, 혹은 주변의 반응이 궁금하다.

〔김정현〕 친구들이 좋아해주고, 친구들의 부모님들까지도 응원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시더라. 밥 먹으러 한 번 오라고 하기도 하시고. (웃음) 촬영 중일 때 회식을 하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옆에 오시더니 잘 보고 있다고 얘기를 해 주시더라. '구승준'이 아닌 '김정현'으로 그 자리에 있었지만, 구승준의 모습에 응원을 해 주시는 걸 보고 거기 사장님이 언제 왔냐고 잘 먹고 가라고 얘기도 해 주셨던 기억이 있다. '드라마'라는 게 사람들에게 되게 가까이 있는 매체, 플랫폼이구나 싶었고,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Q】 예술로 유명한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했다. 발전하는 과정에서 되게 안정적이고, 성장이 되게 빠르다고 느꼈는데 학교의 영향이 있었는지.

〔김정현〕 학교에 대한 고마움이 있다. 기본적인 훈련을 시켜준 시간이었고, 당시에는 꼭 필요한가 싶기도 했는데 수업을 통해서 제 스스로가 조금 발전했던 것 같다. 부산 출신이라 조금씩 사투리가 나오는데 교수님이 1:1로 고칠 수 있게 해 주신 것도 있고, 대본에 기반해서 연기를 할 수 있게 읽어내고 분석해서 소화해 낼 수 있도록 고민을 같이 해 주셨다  

 

▲ 배우 김정현이 20일 서울 성수동에서 '사랑의 불시착' 종영 인터뷰로 씨네리와인드와 만났다.   © 오앤엔터테인먼트


【Q】  이제 만 서른이고, 연기도 데뷔 5주년이다. 
〔김정현〕 제 인생에서 30살, 데뷔 5주년은 이 순간밖에 없을 것. 내년에도 중요한 게 있겠지만, 30살이고 5주년이라 큰 의미를 두는 것보다 그러한 마음으로 매 순간에 임하려고 생각 중이다. 앞으로의 행보를 잘 지켜봐주셨으면 좋겠고 매 순간을 갱신한다는 느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겠다. 올해 '기생충' 영화도 사랑을 많이 받았는데, 올해 목표를 하나 꼽자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대화가 어느 정도 될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하고 싶다. 영어로 연기를 해서 영상을 남기거나 하는 것도 해 보고 싶고.

 

▲ 김정현 인터뷰 / 그래픽=한재훈 에디터  © 씨네리와인드

 

 

한재훈 에디터 jiibangforever@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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