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인 더 스카이> 우리는 어떤 '눈'으로 전쟁을 바라보는가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2/28 [10:00]

<아이 인 더 스카이> 우리는 어떤 '눈'으로 전쟁을 바라보는가

김준모 | 입력 : 2020/02/28 [10:00]

* 주의! 이 글에는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아이 인 더 스카이' 포스터  © 판씨네마(주)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1월 3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인 카셈 솔레이마니가 공항 도착 직후 미군의 공습을 받아 사망했다. 솔레이마니 총사령관은 이란 내 서열 2위로 대통령을 능가하는 권력 실세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인물이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가 드론을 띄워 발사한 미사일에 의해 사망한 사건은 미국의 엄청난 군사적 기술력은 물론 세계 지도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드론의 상용화 이후 액션영화들은 이 드론을 활용한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이게 되었다. <아이 인 더 스카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드론을 통한 암살사건을 다루면서 정치적 관계와 전쟁 속에서 인간이 지니는 선택과 양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관계들은 연관성을 지닌다. 전쟁은 정치적 관계 속에서 발생하며 정치적인 이유로 생존자와 사망자가 결정된다. 대표적으로 일본에 가해진 원자폭탄 투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수도권에 인명과 문화재 피해가 클 것을 염려했고 그 희생은 히로시마에 있던 이들이 대신하게 되었다.

 

▲ '아이 인 더 스카이' 스틸컷  © 판씨네마(주)

 

작품은 한 명의 소녀를 두고 작전을 진행할지 말지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담는다. 케냐에 은신 중인 테러 조직을 생포하기 위해 영국-미국-케냐 3국은 합동작전을 펼친다. 영국 합동사령부 작전지휘관 파월 대령은 테러 조직의 자살폭탄테러 계획을 알게 되고 작전을 생포에서 사살로 바꿔줄 것을 요청한다. 이들이 테러 조직의 계획을 확인한 건 케냐의 요원 자마 파라의 역할에서 비롯된다.

 

자마는 조그마한 벌레 모양의 드론을 띄워 마치 오락을 하는 척 조종해 몰래 테러범들의 은신처를 관찰한다. 그리고 이 화면은 영국과 미국의 작전본부로 향한다. 영국 작전본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 드론을 통한 미사일 공격은 미국 작전본부에서 시행한다. 프랭크 벤슨 장군을 비롯한 작전에 참여한 영국 장관들이 사살로 결정을 내린 순간 미국의 드론조종사 와츠는 작전을 변경해줄 것을 요청한다.

 

처음 자마가 띄운 드론 화면에서 보았던 작고 귀여운 케냐 소녀가 작전이 펼쳐지면 목숨을 잃을 범위 내에서 빵을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녀의 등장으로 영국 작전본부는 복잡한 정치적 셈법에 직면한다. 그들의 셈법은 이렇다. 군부는 자살 폭탄 테러가 쇼핑몰에서 발생할 시 80명이 넘는 인원이 죽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를 생각했을 때 설령 소녀가 죽는다 하더라도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 '아이 인 더 스카이' 스틸컷  © 판씨네마(주)

 

반면 정치인들의 입장은 다르다. 만에 하나라도 소녀의 존재를 인식하고 작전을 진행한 드론 영상이 유출이 될 시에 그들의 작전은 국제적인 비난을 받게 된다. 그러면 테러리스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선택이 될 것이라는 게 그들의 입장이다. 좁혀지지 않는 입장 차이를 좁히게 되는 건 결국 상부의 선택이다. 작품이 보여주는 정치와 전쟁의 논리는 간단하다. 결국 선택은 상부가 하게 되고 그 무게감을 짊어지는 건 실무자들이다.

 

정치에는 윤리와 사랑이 존재하지만 전쟁은 다르다. 법이 열 명의 범죄자를 놓친다 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막기 위해 존재한다고 하지만 전쟁은 그런 윤리와 온정에 얽매일 수 없다. 당장 눈앞에 테러리스트들을 놓치면 80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게 되며 그들에 의해 더 많은 이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러기에 이것이 도덕적으로 옳고 그른지에 대해 오랜 시간 토론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결국 상급자의 선택이 모든 걸 결정하며 이 선택은 항상 더 큰 이익을 따른다. 하지만 다음 순간 관객들은 충격을 받게 된다. 분명 드론을 통한 미사일이 날아올 걸 알았고 어떤 형태로든 소녀가 피해를 볼 것이란 예측을 했다. 그럼에도 상처 입고 쓰러진 소녀의 모습과 울부짖는 부모의 모습은 가슴을 울린다. 이는 ‘상상’으로만 그리던 상황이 ‘현실’로 닥쳤기 때문이다. 글로는 넓은 세상을 배울 수 있지만 체험은 작은 세상이라도 그 진정성을 느끼게 된다.

 

▲ '아이 인 더 스카이' 스틸컷  © 판씨네마(주)

 

드론 화면으로 바라보며 멀리 떨어진 케냐 소녀의 운명을 결정하던 이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결정된 그녀의 운명 앞에 죄책감을 느낀다. 그들은 분명 80명이 넘는, 어쩌면 몇 만 명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살린 영웅이 되었다. 하지만 그 한 명의 생명이 꺼지는 순간을 바라보며 참을 수 없는 슬픔에 빠진다. 진보된 기술 앞에서도 인간은 약점이라 할 수 있는 감정을 이겨내지 못한다.

 

<아이 인 더 스카이>는 전쟁이 지닌 공포와 슬픔을 ‘하늘에 달린 눈’인 드론을 통해 신선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군인들과 정치인들의 갈등은 다소 답답함을 주지만 선택이 지닌 진중함과 무거움을 말하며 소녀의 빵이 다 팔리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의 모습은 긴장감을 유발해낸다. 여기에 드론을 통한 시점과 일반적인 시점을 교차시키며 카메라로 보는 전쟁과 실제로 경험하는 전쟁의 참혹함을 대조시키며 그 감정을 더욱 격화시킨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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