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영화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을 장 뤽 고다르의 영화세계

위대한 평론가, 현대영화의 시작, 68혁명의 불꽃, 영화사를 대표하는 영화 혁명가

강정화 | 기사승인 2020/03/10 [11:52]

기획|영화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을 장 뤽 고다르의 영화세계

위대한 평론가, 현대영화의 시작, 68혁명의 불꽃, 영화사를 대표하는 영화 혁명가

강정화 | 입력 : 2020/03/10 [11:52]

[씨네리와인드|강정화 리뷰어] 다가오는 319, <네 멋대로 해라 : 장 뤽 고다르>가 개봉한다. 무성영화 시기를 오마주한 영화 <아티스트>를 통해 2013년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던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기대를 더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전에 그가 <아티스트>에서 무성영화의 형식과 스타일을 그대로 따랐던 것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60년대 프랑스 영화와 고다르 감독 초기 작품들의 특징을 그대로 재현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의 거장 장 뤽 고다르에 대해 다룬 이 작품을 보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고다르의 작품 세계에 대해 알아보자. 영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감독이자, 60여 년 간 100편이 넘는 작품을 만들어온 감독이기에, 그의 인생 전체를 짧은 글에 모두 담아내기엔 부족할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의 영화 세계를 4개의 시기로 구분하여 짧게 요약해보았다.

 

(1) 시네마테크와 까이에 뒤 시네마

 고다르의 영화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시네마테크와 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에 관한 이야기가 필수적일 것이다. 젊은 고다르는 영화를 입수, 보관, 상영하는 공간인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다른 젊은이들과 치열하게 토론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영화사에서 가장 위대한 평론가 중 한 명인 앙드레 바쟁이 창간한 까이에 뒤 시네마에서 글을 투고했다. 1951년 창간 이래 아직까지도 연재 중인 까이에 뒤 시네마는 영화사에서 가장 막대한 영향을 끼친 평론지였다. 까이에 뒤 시네마의 가장 큰 업적은 작가주의 비평을 탄생시켰다는 점이다. 작가주의 이론은 영화감독을 영화에서 마치 문학의 작가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개성 있고 독창적인 문체를 가진 존재로 격상시켰다. 작가주의 비평의 등장은 영화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알프레드 히치콕과 같은 숨어있는 명감독들을 양지로 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이 까이에 뒤 시네마에서 활동했던 장 뤽 고다르, 프랑소와 트뤼포를 비롯한 집필진들은 수년 후, 이전에는 전혀 본 적 없는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들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이들이 바로 영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조 중 하나인 누벨바그 세대들이다.

 

 

▲ '네 멋대로 해라' 스틸컷.  ©

 

(2) 누벨바그

 

 누벨바그 세대들은 1959년 전후로 동시에 파격적인 데뷔작들을 공개했고, 이들은 이전의 영화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영화들을 만들어냈다. 그들의 작품 중 가장 혁신적이고 중요한 작품을 골라야 한다면 단연 장 뤽 고다르의 데뷔작 <네 멋대로 해라>일 것이다. 누벨바그 영화들 사이에서뿐 아니라 영화사 전체에서 단 한 편의 영화가 세상에 이렇게 큰 영향을 끼친 경우는 전무후무하다. <네 멋대로 해라> 이후에 나온 세상의 모든 영화가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 멋대로 해라>는 대본도 없이 즉흥적으로 찍은 작품이지만 오히려 느슨한 내러티브 속에 다양한 영화적 실험들이 섞여들 수 있었다. 문학적인 내러티브를 그대로 전달하는 고전 영화의 방식에서 벗어나, 이미지로 표현하는 영화에 대한 영화로서의 표현은 현대 영화의 시작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 속 다양한 실험적인 시도들 대부분이 후에 현대영화에서 널리 사용될 혁신적이고 놀라운 성공으로 남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세트장에서의 촬영 대신에 길거리에서 촬영하는 로케이션 촬영, 비좁은 실내에서의 촬영, 삼각대와 같은 기구의 힘을 빌리지 않는 핸드헬드 카메라 기법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 촬영에서의 혁신을 끌어냈다. 영화 속 인물이 관객에게 말을 걸어오는 방식으로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기도 했다. 편집 면에서도 굉장한 혁신을 불러왔는데, 쇼트와 쇼트의 연속성을 깨고 갑작스럽게 전환하는 방식인 점프 컷을 등장시켰다. 현대에는 뮤직비디오부터 광고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영상 매체가 이 점프 컷을 필수적으로 활용한다. 고다르는 68년 이전까지 <국외자들>, <비브르 사 비>를 비롯한 수많은 걸작을 탄생시켰고 다른 누벨바그 세대들과 함께 전 세계 영화계에 새로운 혁신을 불어넣었다.

 

(3) 68혁명

 

 고다르의 영화 세계는 19685월에 발생한 프랑스 68혁명을 계기로 크게 변화한다. 68혁명이란 베트남전쟁에 반대하던 프랑스의 대학생들이 미국 언론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파리 사무실을 습격했다가 체포되면서, 그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항의시위에서 출발한 대규모 항쟁이다. 학생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학생들이 구타당하는 장면이 TV로 생중계되자, 프랑스에서는 불안정한 고용, 젊은 세대에 대한 억압, 사회 전반의 권위주의에 항거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다. 68혁명은 거리에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많은 예술가가 반전과 여성, 소수자 인권, 환경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고다르도 예외는 아니었다. 68혁명의 시대정신은 고다르를 혁명과 투쟁 정신, 마르크스주의에 매료시켰고 그는 지하세계의 예술가로 탈바꿈했다. 이전까지 영화에 대한 영화, 느슨한 내러티브 아래 자유로운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만들었다면 고다르의 영화 세계는 68혁명 이후 훨씬 정치적이고 난해해졌다.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는 <만사형통>, <넘버 투> 등이 있다.

 

▲ 영화 '이미지 북' 스틸컷.  ©

 

(4) 다시 극영화로

 

 1976년 작 <이곳 저곳>에서부터 68혁명의 한계와 투쟁의 실패를 이야기하던 고다르는 결국 1980년 작 <인생>을 기점으로 다시 상업영화계로 돌아온다. 이후 고다르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여전히 그는 영화에 대한 실험을 계속해나가고 있으며, 여전히 그의 실험들은 영화계에서 유의미한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2014년에 연출한 <언어와의 작별>의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과 2018년에 연출한 <이미지 북>의 특별 황금종려상 수상이 이를 입증한다. 영화사 전체에서 그만큼 영화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친 인물은 드물 것이다. 그는 대단한 평론가였고, 현대영화의 시작이었으며, 68혁명의 불꽃이자 영화사를 대표하는 영화 혁명가로 기억될 것이다.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의 글을 게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실명인증 후 등록하셔야 합니다.
실명확인 된 게시물은 실명인증확인 여부가 표시되며, 실명확인 되지 않은 정당·후보자에 대한 지지 또는 반대 게시물은 선관위의 요청 또는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 본 실명확인 서비스는 선거운동기간(2020.04.02~2020.04.14) 동안에만 제공됩니다.
  • 실명인증
  • ※ 일반 의견은 실명인증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
  • ※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