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의 하루 편지ㅣ밑바닥

수미의 하루 편지 #3

유수미 | 기사승인 2020/03/18 [13:12]

수미의 하루 편지ㅣ밑바닥

수미의 하루 편지 #3

유수미 | 입력 : 2020/03/18 [13:12]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수미의 하루 편지 #3. 밑바닥

 

  © 사진 : 유수미

 

비 오는 밤

 

줄곧 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었어. 넓은 집에, 분위기 있는 테라스, 값비싼 옷 등을 꿈꿨지만 그것들은 다 허상일 뿐 나를 허무하게 만들었어. 그렇게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터벅터벅 발걸음을 내딛고 있을 때, 문득 바닥에 비친 네온사인의 불빛들이 보였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풍경이었고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어. ‘내 곁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이 있었는데 그동안 내가 놓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한 것도 유심히 보면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을 띠고 있을지 몰라. 내 곁에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어.

 

  © 사진 : 유수미

 

“한줄기 빛

 

밑바닥까지 떨어졌을 때가 있었어. 이젠 다 끝났다고 모든 걸 놓아버리자고 결심했었지. 그런데 어머니께서 이렇게 이야기해 주셨어. “너가 밑바닥에 있다는 건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거야.” 그 말은 어둠 속에 갇혀있던 나에게 한줄기의 빛이 되어준 말이었어. 이처럼 가진 게 없다고 느낄 때 제로부터 시작해본다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 아무리 앞이 깜깜해도 자신을 믿고 노력한다면 너에겐 분명 멋진 일이 일어날 거야.

 

  © 사진 : 유수미

 

시선

 

어렸을 적,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를 항상 내 높이에서 잡곤 했어.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사물의 높이에 맞춰서 찍기 시작했더니 사물이 달리 보이는 거야. 내가 늘 보던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멋있었어. 어느 날은 내가 매일 밟던 땅 위에 카메라를 바짝 대고 찍었는데, 고작 땅인데도 굉장히 아름답게 보였어. 이렇듯 카메라의 시선처럼 우리의 시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내 시선에서만 바라보기보다 그 사람의, 사물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분명 달리 느껴질 거야. 별로였던 것이 좋아질 수도, 당연한 것이 특별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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