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힐스> 낙원을 가장한 지옥의 섬

[프리뷰] '파라다이스 힐스' / 3월 19일 개봉 예정

박수은 | 기사승인 2020/03/18 [14:03]

<파라다이스 힐스> 낙원을 가장한 지옥의 섬

[프리뷰] '파라다이스 힐스' / 3월 19일 개봉 예정

박수은 | 입력 : 2020/03/18 [14:03]

▲ 영화 <파라다이스 힐스> 포스터   ©올스타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박수은 리뷰어] 화려한 색채와 영상미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영화, <파라다이스 힐스>. 앨리스 웨딩턴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작품은 여성 감독이 연출한 여성 주연의 F등급(F-Rated) 영화이다. 어느 날 '파라다이스 힐스'라는 섬에서 깨어난 우마는 자신과 비슷한 이유로 그곳에 오게 된 유, 아르마나클로에를 만난다. 소녀들은 아름다움의 이면에 있는 섬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곳을 빠져나가기 위한 계획을 세운다.

 

▲ <파라다이스 힐스> 스틸컷   ©올스타엔터테인먼트

 

기본적으로 '파라다이스 힐스'로 보내진 소녀들은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상에 어긋나는 인물들이다. 정략결혼을 거부하는 우마, 거친 말투를 지닌 유, 알코올 중독자로 몰린 아르마나, 살이 쪘다고 지적 받는 클로에. 이들은 치료를 목적으로, 본인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파라다이스 힐스'로 오게 된다.

 

파라다이스 힐스'를 통해 영화적으로 구현된 사회의 모습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소녀들이 입는 흰 드레스, 깔끔한 정원, 연회장, 미용 시스템, 요가 프로그램, 식단 등 아름다움을 가꾼다는 명목 하에 이뤄지는 일련의 행위들. 소녀들은 대접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섬의 질서를 관리하는 소수의 남성들에 의해 철저한 감시의 대상이 되며, 이는 소녀들이 잠들기 전 섭취하는 수면제를 탄 우유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난다.

 

▲ <파라다이스 힐스> 스틸컷   ©올스타엔터테인먼트

 

파라다이스 힐스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공작부인이다. 그는 가장 전면에서 소녀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교묘하게 다스리지만, 역시나 사회가 만들어낸 아름다움의 기준으로 인한 피해자 중 하나다. 이를 인지함으로써, 한 명의 개인을 비난할 것이 아닌 개인을 그렇게 만든 사회의 구조를 살피고 의문을 품도록 한다.

 

▲ <파라다이스 힐스> 스틸컷   © 올스타엔터테인먼트

 

다채로운 시각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익숙한 인물들이 만들어 가는 서사 구조가 진부하기 때문일 것이다. <파라다이스 힐스>는 기존의 여성 서사 영화 내에세 이미 확보된 스토리의 재현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마의 남자친구 마커스는 여성의 독립을 방해하는 인물로 상징된다. 여성이 남성을 벗어남으로써 주체가 되어 새 출발을 하는 스토리는 관객들이 쉽게 연상할 수 있는 구조로 큰 감동을 안겨주지 못한다.

 

그동안 여성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에선, 사회가 만들어낸 왜곡된 여성상을 지적하는 꽤 많은 시도들이 있었다. 이제는  흐름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여성상에 대한 담론이 활발히 논의될 차례이다. 이를 위한 단계로 나아가는 과도기라고 볼 때, <파라다이스 힐스>와 같은 작품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파라다이스 힐스>는 돌아오는 3 1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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