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엄마의 색은 파랑, '도우터 오브 마인'

[프리뷰] 아이에게는 두 명의 엄마가 필요했다

김재령 | 기사입력 2019/04/14 [11:15]

두 엄마의 색은 파랑, '도우터 오브 마인'

[프리뷰] 아이에게는 두 명의 엄마가 필요했다

김재령 | 입력 : 2019/04/14 [11:15]

 

▲ '도우터 오브 마인' 공식 포스터     © DAUM 영화


 엄마는 어떤 색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분홍색이며,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표지는 다홍색이다. 모성애는 끝없는 사랑을 의미하기에 엄마를 상징하는 색은 붉은 계열인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4월 25일에 한국 개봉을 앞둔 '도우터 오브 마인'의 공식 포스터는 흥미롭다. 포스터 한가운데에 위치한 비토리아는 열 살 생일을 앞두고 출생의 비밀을 알아차린 소녀다. 포스터 상단에는 친엄마 안젤리카가 있고, 하단에는 비토리아를 지금까지 키운 티나가 있다. 비토리아는 붉은 머리를 하고 있으며, 두 명의 엄마는 딸과 대비되는 푸른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 푸른색으로 그려진 동네 술집     ©DAUM 영화

 

 영화 초반에 푸른색은 어른의 색으로 나온다. 영화 첫 장면에서 비토리아는 마을 축제에서 우연히 본다. 안젤리카는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남성과 진한 스킨십을 즐긴다. 어린 빅토리아는 이 모습을 보고 불쾌감을 느끼며 양엄마 티나의 품에 안긴다.

 

 양부모와 친부모가 대조되는 기존의 많은 영화가 그러했듯이 티나는 가정적인 어머니이며 안젤리카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안젤리카는 허구한 날 술집에 드나들며 유부남과 사랑을 나눈다. 여기서 어른들이 방황하는 공간인 술집은 푸른색 색채로 그려진다.

 

▲ 양엄마 티나는 딸의 성장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 DAUM 영화


 딸 비토리아의 머리색은 빨간색이다. 영화에서는 어른이 되면 비토리아의 머리색이 변할 거라고 말한다. 어른의 상징인 푸른색과 대비되는 빨간색은 아이의 색이다.

 

 그러나 비토리아도 언제까지나 아이가 아니다. 성에 눈을 뜨기 시작했으며 친구들과는 키스하는 방법을 논한다. 그렇지만 엄마의 눈에는 자식은 언제까지나 아이로 보인다고 했던가. 양엄마 티나는 텔레비전에서 키스 씬만 나와도 딸의 눈을 가려버리는 등 아이의 성장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반면 친엄마 안젤리카는 딸에게 스스럼없이 어른의 이야기를 해준다. 커다란 귀걸이를 선물해주며 '너는 이제 여자가 된 거야'라고 말하며 딸의 성장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기도 한다. 딸 비토리아는 출생의 비밀을 알자마자 안젤리카에게 키스하는 방법을 묻는다. 딸 비토리아는 안젤리카가 자신을 어른으로 봐주는 존재라는 걸 알았기에 마음을 연 거다.

 

 

▲ 푸른색 옷을 입은 티나     © DAUM 영화


 영화 중반부에 비토리아가 출생의 비밀을 알고난 후부터는 푸른색은 어른의 색에서 모성의 색으로 바뀐다.  

 

 양엄마 티나는 성당에 성실히 다니며 자애로운 성모 마리아를 공경한다. 딸에게는 성모 마리아에게 헌정된 오르간을 연주시킨다. 딸이 출생의 비밀을 알아차렸을 때는 성모 마리아에게 딸을 위한 기도를 한다. 이 장면에서 카메라에 잡힌 성모 마리아 상은 하늘색(푸른 계열 색상)의 옷을 입고 있다.

 

 친엄마 안젤리카에게 있어서도 푸른색은 어머니의 색이다. 안젤리카는 딸과 장어를 잡다가 장어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어미 장어가 바다로 내려가서 알을 낳고 오면, 아기 장어는 나중에 자라서 어미가 있던 곳으로 돌아온다. 안젤리카는 자신과 딸의 이야기를 푸른 바다의 장어 이야기에 빗댄 거다.

 

 

▲ 왼쪽에서부터 비토리아, 안젤리카, 티나     © NAVER 영화

 

 티나와 안젤리카는 성격부터 가치관까지 모든 게 정반대이다. 친엄마 안젤리카의 집은 가축으로 어수선하지만, 양엄마 티나의 집은 정돈되어 있으며 진짜 동물 대신 동물 인형이 있다. 티나는 딸을 언제나 걱정하며 위생과 안전을 챙기지만, 안젤리카는 그런 면에서는 부족함이 많다. 영화는 다양한 요소로 끊임없이 두 엄마를 대조시킨다.

 

 그러나 두 엄마가 모성을 상징하는 색만은 똑같이 푸른색이다. 푸른색은 일반적으로 생명이 느껴지는 색으로 일컬어진다. 비토리아를 낳은 건 안젤리카다. 그렇지만 엄마로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친엄마를 대신해서 딸을 지금까지 길러준 건 티나다. 안젤리카는 비토리아에게 티나가 아니었으면 지금까지 네가 살아있을 수 없었을 거라고 말한다.

 

 영화는 비토리아에게 친엄마와 양엄마,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비토리아에게는 두 엄마 모두가 필요하다. 세 명의 여자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인정했을 때 그들은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한다.

 

[씨네리와인드 김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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