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르다' 개인의 도전과 사회의 억압

공병선 감독 - '찌르다' 리뷰

유수미 | 기사승인 2020/03/25 [17:04]

'찌르다' 개인의 도전과 사회의 억압

공병선 감독 - '찌르다' 리뷰

유수미 | 입력 : 2020/03/25 [17:04]

 

▲ '찌르다' 스틸컷  © 유수미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찔러봐. 너도 할 수 있어.” 검도 대결을 겨룰 때마다 지곤 했던 주희를 위해 수정은 찌르기 기술을 전수해 준다. 주희는 찌르기 기술로 인해 상대방을 쉽게 무너뜨리고 승리를 거머쥐는 등 검도 대회 후보까지 오르게 된다. 하지만 주희의 행복은 잠시였을 뿐, “절대 해서는 안 돼.”라며 관장은 주희에게 찌르기를 하지 말라고 강요한다. 위험부담이 크고 자칫하면 쉽게 패배할 수 있기 때문에. 더군다나 나는 너한테 찌르기 기술을 가르쳐준 적이 없어.”라며 관장은 주희의 욕구를 가로막는다.

 

▲ '찌르다' 스틸컷  © 유수미

 

이렇듯 스토리는 찌르기라는 검도 기술 하나가 주가 되어 찌르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충돌과 대립으로 전개된다. 주희를 사회적 규칙, 관념을 깨부수고 싶어 하는 인물로 본다면, 관장은 사회적 통념에 따라 맞춰 살 것을 강요하는 인물로 보여 진다. 이러한 두 인물은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갈등을 은유한 것만 같고, 대립적인 관계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마음을 충분히 잘 드러내 주었다.

 

둘 사이의 은밀한 신경전은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화면엔 인물의 클로즈업 샷이 많이 잡히는데, 서로를 대적하는 눈빛, 웃음기를 잃어가는 표정 등으로 인해 두 인물의 대립되는 관계가 부각되어 보였다. 더군다나 대사가 적어 인물의 거친 숨소리만이 강조되어 들려오는데 이러한 침묵과 공백은 긴장감을 가중시킨다. “찌르다의 색을 미루어봤을 때, 화면은 굉장히 창백하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이는 서로에게 향하는 냉정한 시선과 칼날같이 뾰족한 주희의 찌르기 기술을 은유한 색깔인 것 같다.

 

▲ '찌르다' 스틸컷  © 유수미

 

마지막 장면, 찌르기 기술을 시도하다 관장에게 혼이 나고서도 또다시 찌르기 기술을 시도하는 주희의 모습이 보인다. 찌르기가 성공했건, 실패했건 결과는 중요치 않다. 계속해서 시도를 행했다는 것이 주목할 점이다. 주희의 찌르기에는 지고 싶지 않은 욕망, 관장의 억압에 대한 반항, 금기에 대한 도전정신 등 무언가를 반대하는 감정들이 깃들어있다. 더불어 찌르기라는 행위와 함께 검이라는 소재를 차용하여 무언가를 깨부수고, 무너뜨리려는 감정을 소재적으로 더욱 잘 드러내주었다.

 

사회적 분위기로 인해 괜스레 꺼리게 되는 것들, “그러면 안 돼.”, “내 말 좀 들어.”라는 어른들의 억압과 강요, 부족한 실력으로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들. 감독은 주희라는 인물을 통해서 이 모든 것을 검이라는 매개체로 뒤엎어 버리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오직 “찌르기"를 통해서. 찌르기라는 기술은 비로소 싫어!”, “나도 할 수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마지막 외침이었던 것이 아니었을지.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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