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편안히 해주는 싱그러운 자연

'모리의 정원' 리뷰

유수미 | 기사승인 2020/03/31 [09:54]

마음을 편안히 해주는 싱그러운 자연

'모리의 정원' 리뷰

유수미 | 입력 : 2020/03/31 [09:54]

 

▲ '모리의 정원' 스틸컷  © 영화사 진진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너무 바빠 몸이 지칠 때, 사람들과의 마찰이 잦아질 때 유일하게 찾는 것은 자연이다.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들이, 공원에는 피아노를 치듯 잎을 살랑거리는 나무들이, 땅에는 태평양처럼 널따란 싱그러운 잔디들이 있다.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에 위로를 얻고, 자연스레 그것들을 바라보며 쉼과 휴식을 얻는다. 이렇듯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숲과 나무, 작은 생명들을 <모리의 정원>은 한데 담아내고 있다.
 
영화 속에는 흙을 파고드는 귀여운 굼벵이, 바람결에 살짝 흔들리는 나뭇잎,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연못 등 자연의 생명 하나하나를 클로즈업으로 포착하여 세밀하게 보여준다. 장면은 귀여운 bgm과 더불어 몽타주 시퀀스로 전개되는데, 이는 깊은 여운을 남겨줄뿐더러 자연의 싱그러움을 맛보게 해준다. 정적인 촬영기법과 느리게 움직이는 패닝으로 인해 자연의 고요함과 묵직함이 마음속 깊이 와 닿는다. 절제되고 담담하게 흘러가는 노부부의 연기는 마치 고요히 흘러가는 시냇물을 보는 것만 같다.

 

▲ '모리의 정원' 스틸컷  © 영화사 진진

 

이렇듯 불변하는 자연 속에서 한결같은 삶을 살아온 노인이 있다. 그는 바로 일본의 화가 모리카즈다. 그는 낮에는 자연의 생명들을 관찰하고 밤에는 ‘학교’라고 불리는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며, 30년 동안 정원 속에서 이와 같은 생활을 반복한다. TV 프로그램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해진 그이지만 그는 명예욕도, 소유욕도 없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오직 순수한 마음으로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할 뿐. 그런 면에서 모리카즈는 ‘자연’과도 같아 보인다. 오로지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고요히 성장해나가는 모습처럼 보이기에.
 
그런 그에게 “오늘은 어디에 갈 거예요?”라며 그를 챙겨주는 아내가 있다. 그녀는 바로 몇 십 년 동안 가옥을 지켜온 히데코다. 모리카즈가 음식물을 튀겨도, 모리카즈의 용모가 단정치 못해도 속으로는 모든 것을 이해해 주는 그녀. 국가에서 주는 상을 받겠냐는 전화가 왔을 때, 모리카즈가 안 받겠다고 하자 히데코 또한 그의 말을 따라주며 받지 않겠다고 한다. 모리카즈를 생각해 주는 그녀의 마음이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모리카즈와 같이 느리게, 그리고 여유 있게 생활하는 히데코의 모습을 보면 ‘자연’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자연의 모습과 닮은 부부가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모습은 어쩐지 운명과도 같아 보인다.
   

▲ '모리의 정원' 스틸컷  © 영화사 진진

 

벚꽃 잎이 머리 위에 내려앉거나 둥근 달이 반짝이며 떠있을 때 자연이 소소한 웃음을 안겨주는 것처럼, <모리의 정원>에도 소소한 웃음 포인트의 장면들이 있다. 30년 동안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모리카즈를 소개하는 TV 화면을 보고 모리카즈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집 밖에 나가게 된다든지, 지정된 글귀를 써달라는 말에 모리카즈가 자기 마음대로 글귀를 쓴다든지 말이다. 이러한 코미디적 포인트는 싱그러운 자연과 더불어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줄 시너지를 낸다.

이렇듯 영화는 소소한 웃음을 자아내고 쉼과 휴식을 가져다준다. 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3,4월의 봄과 같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꽃이 활짝 피어나길 바란다.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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