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택한 이 관계는 사랑이 맞는 걸까

[프리뷰] '사랑이 뭘까' / 4월 9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4/01 [11:16]

내가 택한 이 관계는 사랑이 맞는 걸까

[프리뷰] '사랑이 뭘까' / 4월 9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4/01 [11:16]

▲ '사랑이 뭘까' 포스터  © (주)엣나인필름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요즘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 N포세대다. 취업이 어렵다 보니 꿈, 결혼, 주택 등 이것저것 포기할 게 많은 세대를 지칭하는 말이다. 이런 N포세대의 사랑은 이전 세대와 다른 부분이 있다. 확실하게 고백하지 못하고 애매한 관계를 유지한다. 사랑을 고백하는 순간 그 사람을 책임져야 될 거 같기 때문이다. 나 한 사람도 감당하기 힘든 현재에 사랑을 약속하는 건 왠지 사치처럼 느껴진다.

 

‘사랑이 뭘까’는 이런 청춘들의 사랑을 그려낸 작품이다. 젊은 세대가 느끼는 사랑에 대한 고민과 진심을 네 명의 인물을 통해 풀어낸다. ‘도쿄 연애사건’과 ‘불량가족, 행복의 맛’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키시이 유키노가 여주인공 야마다 테루코를, 이 작품을 기점으로 주연급으로 올라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와 ‘변사’에 출연한 나리타 료가 상대역인 타나카 마모루를 연기한다.

 

▲ '사랑이 뭘까' 스틸컷  © (주)엣나인필름

 

직진녀 테루코

 

테루코가 마모루를 만난 건 한 파티장에서다. 두 사람 모두 파티에 끼지 못하는 성격이었고 마모루가 대화를 걸면서 테루코는 동질감을 느낀다. 그녀는 자신의 성격에 대해 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면 그 사람에게만 집중하는 성격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직장에서 혼나는 중에도 마모루의 연락을 기다릴 만큼 오직 연애에만 집중한다. 이런 테루코의 헌신은 도입부 장면에서 잘 나타난다.

 

몸이 아프다며 직장 끝내고 오는 길이면 들려달라는 마모루의 전화에 테루코는 지금 직장이 끝났다 거짓말하고 집에서 출발한다. 마모루를 위한 식사부터 곰팡이 제거제를 사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는 테루코의 모습은 헌신 그 자체다. 연애에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직장에서 해고당한 그녀는 자신은 일과 사랑을 양립할 수 없는 스타일이라며 마모루와의 결혼을 생각한다. 33살이면 코끼리 사육사가 되고 싶다는 그 말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다 믿는다.

 

20대 후반의 사랑은 경계가 애매하다. 직설적인 고백보다는 자연스럽게 서로의 마음을 확신한다. 테루코는 이런 생각으로 마모루라는 남자에게 올인한다. 그녀의 친구 요코와 나카무라의 관계가 애매한 거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N포세대의 연애는 다 비슷할 거라 여긴다. 하지만 마모루의 친구 스미레는 요코가 필요할 때마다 찾아가지만 사랑의 확신을 얻지 못하는 나카무라에게 직설적으로 말한다. 너를 대하는 요코의 애매한 태도는 나쁜 거라고.

 

▲ '사랑이 뭘까' 스틸컷  © (주)엣나인필름

 

애매한 남자, 마모루

 

마모루는 본인의 입으로 자신이 많이 부족한 사람이라 말한다. 직장도 외모도 능력도 출중한 거 하나 없고 집안이 부자도 아니다. 테루코는 그 말을 마모루가 자신에게 고백하기 부담스러워 하는 말이라 여긴다. 영화나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진심으로 여주인공을 사랑하지만 자신이 부족하다 여겨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마모루의 속마음은 도통 알 수가 없다.

 

테루코가 아픈 마모루를 찾아온 날 그는 화장실을 청소하는 테루코에게 이제 됐다며 내보낸다. 부담을 느낀 행동일 수 있지만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빚을 지기 싫어서 보이는 행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빚을 청산하듯 아픈데 도와줘서 고맙다고 밥을 산다. 결정적으로 스미레를 테루코에게 소개한 뒤 자유분방한 스미레의 성격이 집착하는 너와 달라 너무 좋다고 말하는 장면은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 의문을 품게 만든다.

 

정말 테루코를 좋아하지만 모자란 자신이 상처를 주기 싫어 거리를 두는 것인지, 처음부터 가끔 만나는 파트너 관계 이상은 바라지 않았는지 말이다. 이런 애매한 마모루의 모습은 테루코가 사랑에 확신을 얻지 못하며 그녀의 마음을 힘들게 만든다. 요코에게 헌신을 다하지만 진짜 자신을 사랑하는지 알지 못하는 나카무라처럼 열 번 찍어 넘어가는 나무면 모를까 그저 혼자만의 짝사랑이란 생각이 마음속에 점점 피어난다.

 

▲ '사랑이 뭘까' 스틸컷  © (주)엣나인필름

 

도대체 사랑이 뭘까

 

작품은 세 가지 측면에서 사랑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첫 번째, 헌신은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최선을 다해 진심을 보이면 얻게 되는 건 사랑일까 아니면 이용만 당하는 걸까. 두 번째, 그렇다면 사랑은 아름다운 기억일까. 사랑하는 순간이 아름답지만 그 사랑이 상대가 자신의 외로움과 편의를 위해 품은 일시적인 감정이라면 그 순간을 아름답다 할 수 있을까. 세 번째, 이 모든 걸 깊게 고민하고 알고 있음에도 왜 마음은 머리를 따르지 않는 걸까.

 

이 작품은 전형적인 로맨스를 따르지 않는다. 사랑의 성공 혹은 이별이라는 확실한 마침표 대신 애매한 말줄임표를 보여준다. 사랑이란 감정은 어떠한 계기로 시작하거나 끝이 나는 게 아닌 신기루처럼 그 본질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리로는 이 사랑이 잘못된 것임을 알아도 그 끈을 놓칠 수 없다. 헌신적이면 자신만 상처받는다는 것을 아는 테루코도 애매한 관계는 상대만 힘들게 한다는 걸 인지하는 마모루도 말이다.

 

감독 이마이즈미 리키야는 ‘8일째 매미’ ‘종이 달’ 등 이야기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유려하게 풀어내는 가쿠다 미쓰요의 원작을 바탕으로 섬세하면서도 공감되게 사랑을 그려낸다. ‘좋아해, 너를’에서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사랑의 형태를 그려낸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누구나 느끼는 사랑에 대한 고민과 진심을 더 깊어진 감성에 담아 젊은 층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로 표현해낸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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