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갈' 박진감 넘치는 액션+속도감 느껴지는 전개, 다만 아쉬운 점은?

OCN 오리지널 '루갈'의 매력을 말하다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4/07 [14:09]

'루갈' 박진감 넘치는 액션+속도감 느껴지는 전개, 다만 아쉬운 점은?

OCN 오리지널 '루갈'의 매력을 말하다

김준모 | 입력 : 2020/04/07 [14:09]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3월 28일 첫 선을 보인 OCN 드라마 ‘루갈’은 동명의 만화를 바탕으로 하며 장르물 명가 OCN의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2화가 최고 3.9%의 시청률을 기록한 건 물론 4화 역시 3%의 시청률을 넘으며 탄탄한 매니아층을 확보 중이다. OCN 장르물 특유의 스피드와 몰입감이 잘 드러나며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루갈' 레거시 포스터  © OCN

 

최진혁, 박성웅, 조동혁... OCN 스타들 총출동

 

‘루갈’의 주인공들은 모두 OCN과 좋은 기억을 지닌 이들이다. 먼저 촉망받던 형사에서 거대 기업 아르고스를 건드렸다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진 강기범 역의 최진혁은 커리어의 위기를 OCN 드라마를 통해 극복했다. 2015년 3월 현역으로 입대했던 최진혁은 무릎 연골손상으로 7개월 만에 의가사 제대를 했다. 재활로 시간을 보낸 것도 있지만 당시 남자 연예인들의 군 문제가 붉어지면서 본의 아니게 그들과 묶여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2년의 공백기 끝 OCN 드라마 ‘터널’로 복귀한 최진혁은 드라마가 최고 6.5% 시청률을 기록하는 흥행 속에 성공적으로 배우 커리어를 이어가게 되었다. 박성웅 역시 복고 수사극 ‘라이프 온 마스’를 통해 좋은 기억을 얻었다. 현재의 형사가 과거로 가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 작품에서 박성웅은 막무가내 수사방식을 지닌 과거의 형사 강동철 역으로 특유의 매력을 뽐낸 바 있다.

 

조동혁은 OCN을 통해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나쁜 녀석들’과 만났다. 범죄자들이 뭉쳐 더 나쁜 범죄자들을 잡는다는 설정의 이 작품에서 그는 철두철미한 성격에 뛰어난 신체능력을 지닌 살인청부업자 정태수 역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조동혁 만의 액션을 선보이며 자신의 매력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 '루갈' 메인 포스터  © OCN

 

박진감 넘치는 액션, 속도감이 느껴지는 빠른 전개

 

‘루갈’은 만화 원작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빠른 전개를 택한다. 짧은 편집을 통해 핵심적인 내용만 제시하고 부차적인 지점들을 제거한다. 이 전개의 장점은 속도감이다. 빠른 속도감을 통해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남는 시간은 액션이 대신한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인공눈을 얻게 되며 그 능력을 하나 둘 시험해 보는 강기범의 모습은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역동성을 보여준다.

 

다만 이런 액션을 특화시키려는 부분과 이를 위해 택한 핵심 내용만 간추린 전개는 그만큼 뚜렷한 단점을 지니고 있다. 액션은 박진감이 넘치고 전개는 속도감이 느껴지지만 스릴감은 현저히 떨어지고 스토리의 몰입 역시 부족하다는 점이다. 폭력조직을 뒤에 둔 대기업 아르고스에게 아내와 두 눈을 잃은 강기범이 복수를 꿈꾼다는 내용은 흥미를 주지만 상대방인 아르고스가 지닌 악당의 매력이 무엇인지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아르고스에서 더러운 일을 도맡아 했던 황득구가 조직을 차지하고 대립하는 이들을 하나 둘 무너뜨리는 과정은 그 허술함 때문에 다소 허무한 느낌마저 준다. 여태까지 참고 있었다는 듯 쉽게 조직을 손에 넣는 그 모습은 만화에서는 재미를 줄지 모르겠지만 심리묘사를 풍성하게 할 수 없는, 그리고 그런 시간을 허락하지 않은 이 드라마의 전개에서는 다소 아쉬운 지점으로 비춰진다.

 

여기에 적이 지닌 미스터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비밀을 밝혀나가는 실마리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극적 몰입이 떨어진다. 상대를 영리하게 속이거나 통쾌한 역전극도 존재하지 않아 치고 박고 싸우다 당하거나 이기는 전개가 반복된다. 에피소드마다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해야 되는데 그러질 못하니 각 임무에서 주는 감정적인 소모가 부족하다. 때문에 액션은 돋보이지만 몰입되는 맛이 크지 않다.

 

▲ '루갈' 캐릭터 포스터  © OCN

 

액션의 타격감, 절대악 황득구가 중요

 

그럼에도 액션의 매력은 보는 것만으로 속이 뻥 뚫리는 통쾌함을 안겨준다. 영화 ‘신의 한 수’에서 배우 정우성과 냉동 창고 안 강렬한 ‘얼음 액션’을 선보인 최진혁은 액션에 있어 본인의 진가를 보여준다. 큰 덩치에서 느껴지는 타격감과 마스크로 얼굴을 반쯤 가린 비주얼은 만화에서 볼 수 있는 멋을 표현해낸다. 여기에 강아지처럼 순박한 미소는 반전 매력으로 캐릭터의 진가를 살려낸다.

 

‘나쁜 녀석들’에서 화끈한 액션을 선보였던 조동혁은 더 좋아진 몸에서 느껴지는 강인함을 자랑한다. 최진혁의 강기범이 인공 눈을 활용해 지능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는 영리함까지 갖춘 캐릭터라면 조동혁의 한태웅은 무식하지만 파괴력 넘치게 상대를 때려눕힌다. 그의 인공 팔은 엄청난 힘으로 상대를 공중으로 날려버리는 위력을 과시한다. 조동혁 특유의 카리스마는 이런 한태웅의 무게감을 더욱 강하게 표현한다.

 

걸크러쉬한 매력을 보여주는 송미나 역의 정혜인과 감초 연기로 극에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이광철 역의 박선호까지. 루갈 멤버들의 구성은 각자의 캐릭터성은 확실히 지니고 있고 좋은 합을 낼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제대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아르고스 측이다. 경찰까지 집어 삼킨 대기업 아르고스는 조직 폭력배를 동원해 목적을 위해서는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다.

 

루갈은 아르고스의 고용덕 회장과 애인 최예원의 결혼식 날 축하를 빙자로 모인 돈을 빼돌려 조직 내부를 무너뜨릴 계획을 세운다. 이 작전으로 고용덕 회장이 죽으면서 조직은 위기를 맞이하지만 내부 붕괴는 이뤄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황득구가 너무나 쉽게 조직을 먹어버렸기 때문이다. 조직 내부의 견제와 위기를 통해 스릴감 넘치는 드라마를 선보이는 대신 황득구는 절대 악이 되어 조직을 삼키고자 한다.

 

때문에 황득구의 캐릭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악만 있다. 악의 결정체가 그를 설명하기 가장 좋은 말일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매력적인 악역이 아닌 두려움을 유발하는 절대악이다. 다만 섬뜩한 공포를 보여주기에는 상황설정이 부족한 건 물론 다른 아르고스 조직원들의 무력함은 격렬한 대립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드라마적인 재미를 반감시킨다. 황득구 캐릭터가 앞으로 보여줄 매력이 극적으로 중요하다 할 수 있다.

 

SF 액션의 매력, 후반부까지 이어질까

 

드라마는 현재까지 자신이 지닌 무기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인공장기를 장착한 사이보그 집단 ‘루갈’이 조직폭력단 ‘불개미파’가 대기업을 이뤄 온갖 불법을 저지르는 아르고스와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와 이 과정에서 강기범이 인공 눈의 기능을 점점 알아가는 극에 흥미를 붙일 요소를 지닌다. SF적인 매력을 살려내면서 배우들이 펼치는 액션을 통해 포인트를 더한다.

 

루갈 역시 그 기능을 완벽하게 알지 못하는 인공 눈은 추후 전개에 있어 흥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초기에는 캐릭터들의 정체와 능력을 밝히는 재미가 쏠쏠했지만 이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된 만큼 응축된 이야기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아르고스 내의 권력 다툼은 허무하고 루갈과 아르고스의 대결은 치고 빠지는 추격전이 연달아 진행되며 난타전 또는 거대한 사건이 해결될 대의 쾌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SF적인 상상력에 기반을 둔 스토리와 배우들의 매력이 살아나는 액션은 매회 놓칠 수 없는 마력을 선사한다. 이 마력을 후반부까지 잘 이끌어 가는 힘이 용두사미가 될지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지를 가르는 요소라 본다. 초반을 넘어가고 중반을 향해가는 지금, 이전과는 또 다른 무기를 통해 ‘루갈’만이 지닌 정체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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