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가 전달하는 사람의 사랑

영화 '선생님과 길고양이'

권이지 | 기사승인 2020/04/09 [11:39]

길고양이가 전달하는 사람의 사랑

영화 '선생님과 길고양이'

권이지 | 입력 : 2020/04/09 [11:39]

[씨네리와인드|권이지 리뷰어] 주변에서 길 잃은 고양이를 본 적 있는가? 아마 많은 사람들이 집 근처나 동네에서 한 번쯤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고양이들에게 밥도 주고 잠깐 거처를 제공해 주었을지도 모른다. 그 고양이들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가? 주인이 있을지, 있다면 왜 그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는지. 가끔 생각해 본 적 있을 것이다. 주인 잃은 길고양이와 한 마을의 교장선생님을 소재로 한 영화 ‘선생님과 길고양이’는 고양이 한 마리를 통해 인간이 느끼는 사랑을 잘 보여준다.

 

▲ 길고양이를 보고 있는 교장선생님  © 영화사찬란

 

주인공 '교장 선생님'은 아내를 잃었다. 평소 낯을 많이 가리고 사교적인 성격이 아니었던 그에게 아내는 유일한 친구였다. 그런 그가 느낀 상실감은 아직도 아내가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줄 알고 무심결에 창밖을 내다보는 그의 모습에서 잘 드러난다.

 

아내를 잃고 처음엔 마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 했던 교장 선생님에게 다시 고양이가 찾아오면서 그의 삶도 조금씩 바뀐다. 원래 아내가 좋아하고 기르던 고양이 '미'는 교장선생님에게 아내를 상기시키는 존재였고 그를 버리기에 이른다. 그러나 '미'는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애정을 받다가도 원래 살던 교장 선생님의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교장 선생님은 그를 내치려 하지만 한편으론 함부로 내치지도 못 하고 지낸다.

 

고양이라는 존재가 사람에게 주는 안정은 크다. 교장선생님에게 아내를 상기시키는 존재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이다. 잊었던 사랑을 일깨워주고, 교장선생님은 아내 없이도 마을에 동화되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 마을 사람들에게 동화되어 가는 교장선생님  © 영화사찬란

 

고양이 '미'가 마을 사람들에게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것 자체가 교장선생님이 마을에 속해가는 과정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누군가에겐 치히로가, 누군가에겐 솔라가 되는 '미'는 교장 선생님이 마을 사람들에게 항상 똑같은 딱딱한 사람이 아닌, 마을 사람들 각자에게 조금씩 다른 의미로 기억되는 사람으로 느껴지는 것을 보여준다.

 

길고양이의 존재로 상처를 회복하고 사랑을 기억하는 사람. 결국 사람과 사람 간 사랑의 이야기를 한 마리의 고양이가 너무나도 따뜻하게 보여준다. 사람과 길고양이의 이어짐이 감동을 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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