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성 적어 아쉬운 '빨간 맛', 리부트 된 '헬보이'

김준모 기자 | 기사입력 2019/04/18 [15:30]

중독성 적어 아쉬운 '빨간 맛', 리부트 된 '헬보이'

김준모 기자 | 입력 : 2019/04/18 [15:30]

▲ <헬보이> 포스터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는 좋지도,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은 모습을 보였다. 감독 특유의 기괴하고 음산한 매력은 잘 묻어났지만 <퍼시픽 림>에서도 보여주었던 무난하고 단조로운 전개와 표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3편 제작이 무산된 후 2019년 리부트로 돌아온 <헬보이>는 <디센트>로 유명한 감독 닐 마샬이 메가폰을 쥐면서 기대감을 모았다. 요즘 어휘로 '병맛'이 느껴지는 홍보와 함께 스크린을 피로 물들이는 닐 마샬의 스타일이 맞물려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헬보이>는 나치에 의해 지옥에서 지상으로 소환된 악마 '헬보이'가 인간들의 편에 서서 마물들과 싸우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번 작품은 코믹스 원작 혹은 코믹스 느낌을 내는 작품들이 지닌 장점을 그대로 흡수하였다. 펀(FUN)한 느낌이 강하고 여러 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지다 보니 지루할 틈이 없다.

 

 

캐릭터성 살린 <헬보이> 리부트, 다만 아쉬운 점은

 

펀한 느낌은 헬보이의 캐릭터성에 있다. 헬보이가 던지는 심드렁한 유머 스타일은 스피디한 영화 전개와는 상반된 느낌으로 웃음을 유발해낸다. 여러 에피소드들의 결합은 진중한 분위기에 무게감이 더해지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에 비할 때 상대적으로 가볍고 유쾌하다. 이런 무게감은 유혈이 낭자한 화면을 끔찍하거나 역겹지 않게, 가벼운 코믹스 느낌으로 받아들이는 데 일조한다.

 

▲ <헬보이>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이런 장점들만 볼 때 리부트 된 <헬보이>는 성공적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은 명확하고 확실한 지점이라기보다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다. 이 영화의 호불호는 크게 세 가지 지점에서 갈린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헬보이의 캐릭터성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유머감각을 장착한 헬보이 캐릭터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유발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캐릭터의 강인함 부각은 두드러지게 해내지 못한다. '영웅'을 내세우는 작품의 경우 주인공의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며 캐릭터가 지닌 매력을 극대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헌데 헬보이에게는 이런 매력을 보여줄 장면이 거의 없다. 압도적인 강인함을 통해 관객들을 사로잡을 만한 지점이 부족하다. 아니면 악당과의 사투를 통해 정의감이나 헌신 같은 영웅의 요소를 인식시켜야 되는데 이런 노력도 크게 엿보이지 않는다.

 

많은 양의 에피소드들을 넣은 점은 스피디한 전개로 지루함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이야기가 중구난방으로 흩어지며 집약되는 느낌을 주지 못한다. 예를 들어 도입부 헬보이가 마물로 변한 동료를 죽이고 슬퍼하는 에피소드에서 거인족의 처치를 돕기 위해 영국으로 날아가는 에피소드, 배신을 당했으나 살아남은 뒤 거인들과 싸우는 에피소드, 쓰러진 헬보이를 과거 구해주었던 소녀 앨리스가 구조하는 에피소드는 감정적으로도 인과관계적인 면에서도 아쉬움을 남긴다. 

   

이전 영화와 다른 매력 선보였지만...

 

▲ <헬보이>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동료의 죽음에서 느끼는 슬픔과 자신을 악마라 취급하고 가해지는 인간들의 폭력이 주는 고통은 비슷한 감정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전개 과정이 암시나 복선 없이 급작스럽게 이뤄지면서 당황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런 당혹스러움은 앨리스의 등장으로 배가된다. 앨리스가 영매라는 설정은 흥미로우나 헬보이와 거인의 사투 뒤 뜬금없이 나타난다는 점, 앨리스와 헬보이의 과거 인연이 이야기의 플롯상 큰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예를 들어 스토리가 잘 짜인 작품의 경우 인물 하나의 등장이 스토리에 막힌 지점을 뚫어주거나 다른 인물과 엮일 때 쾌감을 전해준다. 헌데 <헬보이>는 이야기가 새로 시작하는 단계임에도 인물들이 하나하나 등장해 엮이는 구성을 택해 쾌감도, 잘 정돈된 스토리도 전해주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이 작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피의 여왕 니무에와 아서왕의 전설 이야기가 섞이는 느낌이 약하다.

 

니무에와 아서왕의 이야기는 이 작품의 기본 베이스로 헬보이의 모험담에 적절히 더해져야 되는데 단편적인 이야기가 연결되는 느낌이 약하다 보니 두 가지 전개가 엮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 <헬보이> 스틸컷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이야기가 약하다 보니, 이 영화가 지닌 가장 큰 매력을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도 남긴다. 지옥의 마물들이 지상에 올라와 사람들을 공격해 사방에 피가 흩뿌려지는 '헬 파티'에 관객들이 감정적으로 동화되기 어렵다. 이 지점은 리부트 전 시리즈가 원작 팬들에게 주지 못했던 아쉬움을 해소하는 장면이자 성인 코믹스가 지니는 매력을 영상으로 살려낸 부분이다. 관객이 지옥으로 빨려 들어가게 스토리와 분위기가 이끌어져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다 보니 시각적인 잔혹함만이 부각된다. 

  

이번에 개봉한 <헬보이>는 이전 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어두움은 사라지고 코믹한 요소가 강화되었으며 유혈이 낭자한 헬파티가 하이라이트로 성인 관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킨다.

 

하지만 이런 지옥으로 안내하는 지도가 어설프다 보니 관객을 끌어들이는 맛이 약하다. 에피소드를 엮는 응축성과 인물 간의 관계나 캐릭터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플롯의 독창성이 더 빛이 났다면 이 작품이 지닌 '빨간 맛'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씨네리와인드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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