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빙으로 돌아온 ‘날씨의 아이’, 감성에 담아낸 더빙의 맛

[프리뷰] '날씨의 아이' / 5월 21일 더빙판 재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5/20 [13:32]

더빙으로 돌아온 ‘날씨의 아이’, 감성에 담아낸 더빙의 맛

[프리뷰] '날씨의 아이' / 5월 21일 더빙판 재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5/20 [13:32]

▲ '날씨의 아이' 더빙판 포스터     ©(주)미디어캐슬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날씨의 아이’는 개봉 당시보다 오히려 요즘 더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지난 14일(토) 기준 200일째 상영을 이어가며 역대 한국 개봉 외화 기준 최장기 연속 상영 신기록을 수립하며 여전히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개봉 당시 한일 관계 악화와 NO JAPAN 운동이라는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개봉했고 감독의 전작 ‘너의 이름은.’의 국내 흥행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성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탄 건 물론 매니아층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N차 관람을 이뤄낸 결과 한국영화 최장기 연속 상영작인 ‘서편제’의 기록을 넘보게 됐다. 특히 ‘더빙판’이 개봉을 확정하면서 장기상영을 이어갈 예정이다. ‘알라딘’ ‘어벤져스’의 대세 성우 심규혁 성우가 주인공 호다카 역을, 뮤지컬 배우 출신 김유림 성우가 맑음 소녀 히나 역을, ‘펭귄 하이웨이’의 김서영 성우가 히나의 남동생 나기 역을 맡으며 기대를 모았던 이번 더빙판은 작품의 매력을 살려내며 더빙만의 맛을 더하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 '날씨의 아이' 스틸컷.     ©(주)미디어캐슬

 

첫 번째는 싱크로율이다. 애니메이션은 그 생김새와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인물의 목소리를 연기해야 한다. 배우가 자신만의 외형과 어투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면 성우는 주어진 캐릭터에 맞춰 목소리를 만들어내야 한다. 심규혁 성우가 표현한 호다카는 새하얀 도화지와 같은 때묻지 않은 빛이다. 호다카는 시골에서 상경한 소년으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운명처럼 맑음 소녀 히나와 만나게 된다.

 

그의 긍정적인 성격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차분하지만 올곧은 목소리를 통해 표현된다. 김유림 성우가 표현한 히나는 따뜻하고 선한 바람이다. 동생 나기와 단둘이 살아가는 히나는 며칠을 패스트푸드점에서 스프만 먹는 호다카를 위해 햄버거를 사줄 만큼 마음이 따뜻하다. 매일 비만 내리는 날씨 때문에 행복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맑음 소녀가 되어주는 히나는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시원한 바람과 같다.

 

김서영 성우의 나기는 당차고 귀엽다. 학교에서 인기인인 나기는 호다카에게 연애의 스승이 되어주는 등 귀여운 면모를 지닌 아이다. 하지만 자신을 돌봐주는 누나를 위해 최선을 다할 줄 알고 가끔은 당차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줄도 안다. 마냥 귀엽지 만은 않은 어른스러운 나기의 캐릭터는 호다카와 히나 사이에서 매력적인 감초 역할을 한다.

 

▲ 영화 '날씨의 아이' 스틸컷.     ©(주)미디어캐슬

 

두 번째는 원작의 매력을 살렸다는 점이다. 더빙판을 달갑지 않게 여기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작 대사를 바꾼다는 점이다. 원작과 다른 코믹한 대사를 쓰거나 다른 어투로 감정선을 다르게 바꾼다. 이는 본 작품이 지닌 느낌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반감을 산다. 때문에 작품은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까지 그대로 따라가며 작품의 감성을 더빙판에서도 느낄 수 있게 최선을 다한다.

 

예를 들어 호다카를 지칭하는 ‘소년’이라는 단어는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자주 사용하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오글거리게 들릴 수 있는 단어다. 또 몇몇 대사의 경우 애니메이션 특유의 문어체적인 느낌으로 장엄함을 주지만 더빙에서는 매끄럽지 않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원작의 한 부분도 훼손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고스란히 그 매력을 담고자 한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이 사랑받는 이유는 감독 특유의 감성 때문이다.

 

단편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부터 ‘너의 이름은.’까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서정적인 사랑의 감성과 긴 여운으로 탄탄한 매니아층을 구축해 왔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대사 하나, 장면 하나까지 감독의 스타일이 묻어난다. 더빙의 몇몇 지점은 조금은 더 부드럽게 바꾸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감성을 담는데 성공했기에 귀로 명대사를 듣는 순간 감정이 폭발하는 감동을 맛볼 수 있다.

 

▲ '날씨의 아이' 스틸컷.     ©(주)미디어캐슬

 

세 번째는 더빙판 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더 친절하고 보기 편한 전개다. 어린이나 고령층 관객의 경우 자막을 읽는데 어려움이 있다. 더빙판은 이런 수고를 덜어주며 더 빠르게 작품에 빠져들 수 있게 만든다. 여기에 시각을 자막이 아닌 화면에 더욱 집중시키며 신카이 마코토 애니메이션의 감수성 담긴 화려한 영상미를 더 깊게 바라볼 수 있다. 장점이 더 도드라지는 효과를 얻게 된 것이다.

 

더빙판을 보기 전에 걱정이 앞섰던 건 사실이다. 더빙이 작품이 지닌 감성을 해치고 캐릭터를 변모시키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더빙판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만큼 원작의 감성에 다시 한 번 빠질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캐릭터의 매력과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면서 더빙판이 지닌 장점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아직 ‘날씨의 아이’의 매력에 빠지지 않은, 또 다른 매력을 맛보고 싶은 이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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