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 딸의 실종으로 인해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

“자기 자식이라고 부모가 다 알진 못해요.”

정혜린 | 기사승인 2020/05/21 [08:40]

서치: 딸의 실종으로 인해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

“자기 자식이라고 부모가 다 알진 못해요.”

정혜린 | 입력 : 2020/05/21 [08:40]

[씨네리와인드|정혜린 리뷰어] 영화 '서치'는 현대 사회의 기술적 진보, 가족과의 소통 및 공감대 갈등을 새로운 형식으로 풀어낸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이다. 서치에서는 기존의 영화 촬영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컴퓨터 화면만을 보여주면서 스토리를 진행시킨다. 새로운 방식의 촬영 방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제 3자가 아닌 스토리의 한 부분인 것처럼 받아들이게 한다.

 

사실 이 영화는 가족과의 소통 불화, 실종된 딸을 찾는 아빠라는 진부한 소재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컴퓨터 속이라는 제한된 공간 속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방식이 하나의 재미를 더해 진부한 소재도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영화의 표준 공식인 것처럼 사용되던 촬영 기법을 과감하게 무시하고 이색적인 포맷을 창조했다는 점에서 이미 이 영화는 영화계의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첫 장면은 윈도우 xp의 시작 화면이다. 윈도우 xp에 딸 마고의 계정이 생성되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가족들의 모습은 비디오로 비치는데 주인공의 가족들이 나이를 먹어가면 윈도우의 버전 역시 올라가고, 비디오를 촬영하는 매체도 함께 변화한다. 시간의 흐름을 기술의 진보로 표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관객들은 추억의 미디어 매체를 통해 과거의 향수를 느끼고 주인공의 상황에 천천히 공감하게 된다.

 

▲ 영화'서치'스틸컷  © 소니픽쳐스코리아

 

딸의 실종, 그리고 딸의 컴퓨터를 이용해 딸을 역추적하는 아버지에 의해 딸 마고의 단면은 가감 없이 드러난다. 인터넷 계정 하나만으로도 나의 감추고 싶은 비밀이 드러날 수 있다는 사실은 왠지 모르게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데, 이것이 현실 세계에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처럼 느껴져 공포심은 배가 된다. 이러한 장면들을 보면서 관객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딸의 상황이 마치 자신의 상황인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비밀을 담고 있는 스스로의 단면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영화는 컴퓨터 속이라는 공간만을 보여주기 때문에 따로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하거나 큰 액션신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그러나 제한된 공간 속에서도 주인공의 심리적 압박감이나 박진감은 생생하게 전달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세세한 심리적 묘사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존 조의 연기는 탁월했다. 존 조는 딸의 잠적에 화가 났다가, 차차 행방불명을 인지하고 절망에 빠지는 과정을 세심하게 표현했다. 딸을 찾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아빠의 처절한 노력은 스크린을 통해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나아가 자식을 사랑한다는 점은 같지만, 방식이 달랐던 데이빗과 로즈마리가 확연하게 비교되면서 마고의 실종이 더 안쓰럽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영화 <서치>는 감독의 영리함을 엿볼 수 있는 영화다. '사라진 딸의 흔적을 검색하다' 라는 현실 세계에 있을 법한 주제를 똑똑하게 풀어내어 관객의 몰입도를 사로잡았다. 인터넷 세계에 대한 경외감, 멀어진 가족과의 심리적 거리를 돌아보게 하는 새로운 시도의 좋은 예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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