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화를 신은 여자들, 그녀들의 유쾌한 반란

[프리뷰] '싸커 퀸즈' / 5월 27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5/21 [10:48]

축구화를 신은 여자들, 그녀들의 유쾌한 반란

[프리뷰] '싸커 퀸즈' / 5월 27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5/21 [10:48]

▲ '싸커 퀸즈' 메인 포스터  © 와이드 릴리즈(주)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영국의 축구 칼럼니스트 존 듀어든은 한국에서 칼럼을 연재할 당시 ‘왜 한국 사람들은 자기 지역 축구팀이 아닌 멀리 떨어진 프리미어리그 팀을 응원하느냐’는 주장을 해 논쟁을 키운 바 있다. 그의 주장은 지역문화에 기반을 둔 유럽축구에서 기인한다. 한국의 경우 초반 지역과 프로팀의 연계가 부족했기에 프로축구가 성장하지 못했다. 반면 이에 성공한 야구는 국내에서 프로리그가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되었다.

 

유럽의 경우 지역 축구팀을 응원하는 문화가 강하다. 최고 단계 리그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팀에 애정을 지니며 경기장을 채운다. 때문에 4부 리그 아래로도 리그가 활성화를 이룬다. ‘싸커 퀸즈’의 아이디어는 이런 유럽의 지역에 기반을 둔 축구 문화와 성별에 따른 역할론에 기인한다. 페미니즘 영화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유쾌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코믹 스포츠 영화다.

 

▲ '싸커 퀸즈' 스틸컷  © 와이드 릴리즈(주)

 

축구의 도시 클루리에에는 오랜 전통을 가진 축구 클럽 SPAC가 있다. 이 클럽은 프랑스컵 5라운드에 진출한 게 역대급 기록일 만큼 작은 클럽이지만 무려 9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클럽을 이끄는 건 전성기를 이끈 팀의 레전드, 마르코다. 마르코의 지휘 하에 시즌 종료를 앞둔 팀은 예기치 못한 일에 휘말린다. 에이스 미밀이 경기 전날 술을 먹고 덜 깬 채 경기에 참가했다 다툼이 나게 된 것이다.

 

양팀이 몸싸움을 하게 된 이 경기 때문에 SPAC는 축구협회로부터 전 등록선수의 출장정지라는 징계를 받게 된다. 축구협회는 새로운 선수를 등록해 경기를 하면 된다고 하지만, 클루리에에는 등록선수 외에는 축구를 할 만한 남자가 없다. 이렇게 잔여경기를 모두 포기해야 되나 고민에 빠진 찰나, 마르코의 딸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낸다. 여자들을 모아 축구 경기를 하자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에 마을 여성들은 적극적으로 찬성하며 SPAC에 선수로 등록한다. 그녀들은 자신들이 사랑하는 팀을 구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그녀들의 도전은 쉽지 않다. 이 도전은 세 가지 점에서 어려움에 직면한다. 첫 번째는 너무 높은 수준차이다. SPAC이 속한 리그는 낮은 단계로 배불뚝이 아저씨부터 주름진 할아버지까지 팀에 속해있다. 하지만 여자와 남자의 축구 실력 차이는 상당하다.

 

▲ '싸커 퀸즈' 스틸컷  © 와이드 릴리즈(주)

 

실제로 우리나라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된 연습경기 상대는 남자 중학생 팀이다. 그래서 여자로 구성된 팀은 첫 경기부터 대패한다. 몸싸움은 상대가 안 되며 공을 제대로 막지도 못하며 점수판에 숫자가 준비가 안 될 만큼 크게 무너진다. 하지만 이 정도로 포기할 마르코와 여자 축구팀이 아니다. 팀의 리더 스테파니를 중심으로 선수들은 똘똘 뭉치고 사고의 주범 미밀은 그들의 코치 역할을 하고자 노력한다.

 

여기에 한때 여자축구 국가대표 유력후보였을 만큼 촉망받는 축구선수였지만 알코올 중독으로 감옥에 간 건 물론 딸의 양육권을 받기 위해 재활을 해야 하는 산드라가 팀에 합류하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수비는 어느 정도 되어도 골을 넣지 못하는 팀에 골을 넣어줄 수 있는 선수가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이런 그녀들의 사투는 남성 관객들에 의해 조롱과 비난의 대상으로 내몰린다.

 

두 번째는 거친 관중이다. 축구는 몸과 몸이 부딪히는 거친 스포츠다. 축구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무리들을 일컫는 말인 훌리건이 괜히 등장한 게 아니다. 거친 관중들은 남성의 스포츠에 뛰어든 여성들을 향해 ‘감히 겁도 없이’라는 자세로 야유와 조롱을 퍼붓는다. 이에 대한 그녀들의 답은 ‘실력’이다. 첫 경기는 무기력하게 패했을지 몰라도 스테파니를 중심으로 정신력을 다지고 마르코의 코치를 받은 건 물론 에이스 산드라가 가세하며 팀은 달라진다.

 

▲ '싸커 퀸즈' 스틸컷  © 와이드 릴리즈(주)

 

이런 ‘싸커 퀸즈’의 모습은 방송 인터뷰를 탈 만큼 화제가 된다. 그녀들의 투지와 실력이 화제가 된 것이다. 하지만 팀은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세 번째는 그녀들의 남편이다. 처음 남편들은 아내의 도전을 수긍하며 대신 아이를 돌보는 등 달라진 생활에 적응하고자 한다. 하지만 첫 경기 뒤 그들의 생각은 바뀐다. 남자들과 몸이 부딪히는 건 물론 관중들에게 모욕적인 소리를 듣는 모습을 보고 참을 수 없다.

 

‘축구는 남자의 스포츠’라는 생각 때문에 그라운드 위에 선 아내가 부끄럽게 여겨지는 것이다. 이는 클럽 설립자의 손녀, 캐서린의 남편 미셸 역시 마찬가지다. SPAC의 운영권을 가진 미셸은 훈련을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등 캐서린을 비롯한 아내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면 한다. 이에 대항하는 캐서린의 모습이나 길거리에서 꿋꿋하게 훈련을 이어가는 마르코와 여자 선수들의 모습은 웃음과 열정을 동시에 담아낸다.

 

‘싸커 퀸즈’는 유쾌한 반란을 그려낸 영화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미국 여자축구의 ‘남녀 동일임금 소송’이 떠오르며 남성의 영역을 여성도 대신할 수 있다는 진정한 의미의 ‘Girls Can Do Anything’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의 광고처럼, 평등과 공정을 강조하는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열정과 노력만 있다면 그 어떤 불가능도 없음을 이 영화는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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