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이 영화인 이유

[프리뷰] '국도극장' / 5월 개봉 예정

강정화 | 기사승인 2020/05/28 [11:05]

우리의 삶이 영화인 이유

[프리뷰] '국도극장' / 5월 개봉 예정

강정화 | 입력 : 2020/05/28 [11:05]

▲ '국도극장' 포스터     ©명필름랩

 

 

[씨네리와인드|강정화 리뷰어] 영화는 삶을 반영하고, 삶은 영화를 반영한다. 다시 말해 영화란 낯설게 재조합된 세상의 민낯이다. 이번 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국도극장'은 그 제목에서부터 영화에 관한 영화임을 표방하고 있다. 영화에 관한 영화인 동시에, 이 작품은 삶에 관한 영화다. '국도극장'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여러 삶의 양상들이 제시된다.

 

작품 속 누구의 삶도 온전한 1인분의 삶이 아니다. 수도권 대학 법학과를 나와, 수년을 고시공부에 매달렸지만 사법고시가 폐지되어 고향으로 돌아온 기태, 집에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극장 구석에서 술만 마시는 오 씨 아저씨, 가수가 되고 싶어 낮에는 카페와 식당을, 밤에는 작은 무대들을 전전하는 영은. 혼자서만 떳떳한 삶을 살아가는 듯 보였던 친구의 삶도 위기가 찾아오고, 혼자만 편하게 살아가려나 싶던 형도 사실 누구보다 힘들게 살고 있었다.

 

▲ 영화 '국도극장' 스틸컷.     ©명필름랩

 

모두가 각자만의 전투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있고, 영화는 그들 중 누구에게도, 쉽게 해답을 제시해 주거나 성공을 안겨다 주지 않는다. 대신에 영화는 성공하지 않더라도 덤덤하게 적응하는 방법들을 보여준다. 사람들 사이의 느슨한 연대가 우리 모두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는 그저 그 모습이 조금 더 아름다워 보일 수 있게, 길가에 놓인 이름 모를 꽃 한 송이 정도만 쥐어줄 뿐이다.

 

카페에서 두 손님의 불륜이 발각되는 순간, 영은은 영화 같은 모습들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하지만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영화만큼 화려하지 않다. 영화보다 건조한 게 현실인데, 실패한 고시생의 삶도 영화 같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국도극장의 간판에는 늘 기태의 삶과 비슷한 모습의 영화들이 걸린다. '흐르는 강물처럼' '박하사탕' '봄날은 간다' '첨밀밀' 그리고 '영웅본색'까지. 지나고 보니 기태의 삶도 한 편의 영화였다. 그리 화려해 보이지 않아도, 우아하지 않아도 우리 삶은 영화와 많이 닮아있다.

 

영화 '영웅본색'의 원제는 'A Better Tomorrow'다. 기태를 포함한 우리 모두의 내일이 오늘보다 나아지길 바라면서 영화는 이야기를 맺는다. 쉬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대신에, 해결책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영화의 승리다.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강정화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cinerewind@cinerewind.com

Read More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