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나쁜 교육’에 반대하는 ‘우리’의 목소리

[프리뷰]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 6월 4일 개봉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6/01 [13:21]

그들의 ‘나쁜 교육’에 반대하는 ‘우리’의 목소리

[프리뷰]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 6월 4일 개봉

김준모 | 입력 : 2020/06/01 [13:21]

▲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포스터     ©(주)팝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동성애는 그 사회적인 논쟁이 뜨거운 주제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은 치유해야 하는 병처럼 여겨지며 인식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온전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내 가족, 내 친구, 내 연인이 동성애자라 고백한다면 쉽게 마음을 열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동성애와 동성혼을 국가적인 차원에서 인정할 시 또 다른 대상에 대한 사랑(동물이나 어린아이 등) 역시 인정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아트버스터’라는 이름으로 동성애를 다룬 작품들이 소개되지만 그 공식은 로맨스 영화에 가깝다.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부드럽다. 제34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은 요즘 트렌드와는 다른 방식으로 동성애를 바라본다. 이 시선은 2004년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이 ‘나쁜 교육’을 만들었을 때의 시선에 가깝다. 종교와 동성애 문제를 다루며 그 나쁜 교육에 대해 이야기한다.

 

▲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카메론은 연인 콜리와 차에서 사랑을 나누던 중 남자친구한테 발각된다. 이 문제가 이모의 귀에 들어가면서 그녀는 종교시설을 향한다. 이곳에서 카메론은 동성애에 대한 치료를 받게 된다. 이곳의 교사 제이미는 자신 역시 동성애자였지만 신앙심으로 이겨냈다 말한다. 닥터 리디아와 제이미는 미소를 지으며 카메론을 맞이한다. 그곳에서 카메론은 자신과 같은 문제를 지닌 아이들을 만나게 된다.

 

작은 교회가 운영하는 이 동성애 센터는 두 가지 방법을 통해 학생들을 치료한다. 첫 번째는 집단 상담이다. 학생들은 한 자리에 모여 각자의 고민을 말한다. 리디아는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그들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여기서 지적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고 강요하기 때문이다. 내면의 고민이나 아픔을 말하면 이를 위로하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게 아닌 문제의 원인을 말하며 고치라고 한다.

 

▲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한 아이의 고민은 다른 아이의 문제가 되며,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리디아는 생각한다. 하지만 이 교육은 학생들에게 부담을 준다. 예를 들어 헬렌이란 아이는 카메론이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며 화를 낸다. 집단 상담에서 이야기를 꺼내면 지적을 받는다. 이야기를 한 학생으로 하여금 부끄럽게 만든다. 그래서 헬렌은 자기 내면을 말하지 않는 카메론에게 뭐라 한다. 카메론이 어떠한 지적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빙산 그림이다. 학생들은 빙산 그림을 받는다. 그 그림은 수면 위의 조그마한 빙산과 그 아래 거대한 빙산으로 이뤄져 있다. 리디아는 너희가 겪는 문제는 수면 위의 빙산이라 말한다. 수면 아래 더 많은 문제가 있기에 이를 알아내야 한다 말한다. 이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치료법이다. 유년시절부터 그 사람이 살아오면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정신적인 문제의 원인을 파악한다.

 

리디아는 카메론과의 첫 만남에서 네 문제는 부모님과 연관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부모님은 두 분 다 돌아가셨다는 카메론의 대답에 과거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이유가 있을 것이라 말한다. 빙산에는 각자의 문제가 하나씩 적힌다. 운동을 많이 해도 문제, 적게 해도 문제며, 어머니와 친해도 문제, 안 친해도 문제다. 그렇게 학생들의 빙산 아래는 온갖 문제로 채워진다.

 

▲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이 치료법이 잘못된 이유는 요즘 프로이트의 심리학이 언급되지 않는 이유와 같다. 프로이트의 심리학은 원인을 알아내는 심리학이다. 그런데 사람은 누구나 심리적으로 완벽하지 못하다. 이상의 원인을 알아내 봐야 ‘그래, 너 정말 불쌍하다’로 끝이다. 죄책감만 가중시킬 뿐이다. 최근 아들러의 심리학이 유행하는 것도 이와 연관된다. 심리학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어야 한다. 치유가 되지 못하는 심리학은 불안만 가중시킨다.

 

카메론은 이 교육이 ‘잘못되었다’ 생각한다. 치료를 빙자한 교육은 자신을 미워하는 법을 가르친다. 넌 잘못되었다, 그걸 알라고만 가르친다. 타고난 본성을 억누르고 갇혀 지내라는 점만 강조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변하지 않고 숨기기만 한다. 카메론의 룸메이트 에린은 치료를 잘 따르는 성실한 학생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운동 비디오 속 동성을 보며 성적인 욕구를 해소한다. 그녀는 카메론의 신음에 이성을 잃기도 한다.

 

▲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카메론과 절친한 친구 사이가 되는 제인과 아담은 이곳에서 가장 본성에 충실하다. 그들은 교육을 따르는 척 하면서 뒤에서 즐길 것을 즐긴다. 두 사람은 변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들의 모습 자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카메론은 교회의 교육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미워하도록 훈련하는 과정이라면, 정서적 학대가 맞잖아요?” 그녀는 ‘나답게’가 아닌‘ 우리답게’를 강요하며 자신을 미워하는 이 교육에 반대한다.

 

‘카메론 포스트의 잘못된 교육’은 강한 메시지를 지닌 영화다. ‘다름’을 ‘틀림’으로 가르치는 교육에 반기를 들며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말한다. 인류의 역사는 편견과 분노를 통해 피로 써져왔다. 소수자를 설정해 편견을 지니게 만들고 분노를 표출하게 만든 역사의 반복을 더는 배우기 싫다는 이 작품의 외침은 무엇을 배우고 나아갈지 정하는 건 ‘그들’이 아닌 ‘우리’임을 일깨우는 강한 울림을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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