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전염성과 광견의 위협

[프리뷰] '광견 아토스' / 6월 4일 개봉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6/01 [13:28]

우울의 전염성과 광견의 위협

[프리뷰] '광견 아토스' / 6월 4일 개봉

김준모 | 입력 : 2020/06/01 [13:28]

▲ '광견 아토스' 포스터.     ©(주)씨네마블랙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어떤 작품을 관람할 땐 기본적으로 기대되는 측면이 있다. 특히 장르영화의 경우 B급 감성이라도 내가 원하는 장면과 감정이 나온다면 만족을 느낄 수 있다. ‘광견 아토스’의 경우 포스터부터 ‘쿠조’를 떠올리게 만든다. 스티븐 킹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세인트 버나드종 개 쿠조가 박쥐에 물려 광견병에 걸린 뒤 사람들을 습격하는 내용을 다룬다. ‘광견 아토스’ 역시 박쥐에 물린 아토스가 공격성을 지니게 된다.

 

차이라면 오락성과 감성 드라마의 비중이다. 두 작품 모두 인간 내면의 우울과 공포, 죄책감을 주목한다. 다만 ‘광견 아토스’의 경우 그 감성 드라마의 비중이 더 크다. 이 작품에서 아토스는 주인공 엘레나의 우울한 감정을 표면적으로 보여주는 용도다. 강렬한 스릴러나 공포를 생각하는, 그러니까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영화를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할지 모르겠지만, 전염병처럼 퍼져나가는 영화 속 감정은 깊게 빠져들 수 있는 분위기를 선사한다.

 

▲ '광견 아토스' 스틸컷  © (주)씨네마블랙

 

엘레나는 아버지 미겔을 따라 도시 외곽에 위치한 집으로 이사 온다. 이들 가정은 무너질 대로 무너졌고, 그럼에도 미겔은 어떻게든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미겔은 알코올중독으로 집안재산을 모두 탕진했고, 아내가 죽었을 때도 곁을 지키지 못했다. 엘레나는 쌍둥이 자매 베라와 함께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처럼 어머니를 살려 달라 소원을 빌 우물을 찾아 나서고자 했지만 소원은 이뤄지지 않고 교통사고로 베라는 죽게 된다.

 

이 사고로 엘레나는 하반신과 한쪽 팔이 마비가 되어 전동휠체어 신세로 살아간다. 이사 첫날부터 딸과 갈등을 겪은 미겔은 짐을 가지러 가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휴대전화를 꺼내려던 엘레나는 조형물에 머리를 부딪쳐 기절하고 만다. 그 사이 엘레나를 도와주기 위해 데려온 안내견 아토스는 박쥐에 물려 광견이 되어버린다. 정신을 차린 엘레나는 아토스의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한다.

 

▲ '광견 아토스' 스틸컷  © (주)씨네마블랙

 

작품은 우울의 전염성을 광견의 위협을 통해 표현한다. 도입부에서 미겔은 ‘자신의 성기가 바닥에 닿게 해달라는 소원을 요정에게 빈 소년은 다리가 잘렸다’라는 웃기지도 않는 동화를 이야기한다. 이 동화는 엘레나와 연관된다. 엘레나는 동화를 믿고 소원을 빌었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그 슬픔을 이기지 못해 사고를 냈다. 그리고 하반신 마비라는 끔찍한 결말을 얻게 되었다. 그녀의 우울은 전염병처럼 주변을 파괴한다.

 

아토스가 광견이 된 이후 엘레나 옆에는 죽은 베라의 망령이 나타난다. 베라는 난 어머니가 죽은 뒤 그 슬픔을 잊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해 메달을 땄지만, 넌 슬픔에만 빠져있었다 답한다. 엘레나의 우울은 베라를 죽음으로 몰았다. 베라의 망령은 사고 당시 엘레나가 핸들을 꺾었다고 말한다. 삶의 의지가 있었던 베라를 엘레나가 죽인 것이다. 엘레나의 우울은 어머니의 죽음 이전에 미겔에서 비롯됐다.

 

▲ '광견 아토스' 스틸컷  © (주)씨네마블랙

 

미겔이 가정을 돌보지 않으면서 그들 사이에는 사랑이 사라졌다. 때문에 미겔이 사 온 아토스는 위협의 대상이 된다. 미겔을 시작으로 퍼진 우울이란 감정이 마지막으로 엘레나를 데려가려 하는 것이다. 아토스는 엘레나가 맞서 싸우는 우울의 형상화다. 갑자기 나타나 날카로운 이빨을 보이는 아토스의 모습은 장르적인 매력을 주면서 엘레나가 느끼는 심리적인 고통과 압박을 표현한다.

 

아토스는 박쥐에게 물린 뒤 전염성을 지닌 병에 걸리는 거처럼 나온다. 아토스에게 물린 애완용 패럿이 역시나 광기에 빠져 엘레나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염성은 우울이 지닌 정서적인 전염을 보여준다. 장르적인 매력만을 기대한다면 조금은 실망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빈 공간을 채우는 심리적인 드라마는 이 영화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아토스가 외적인 공포를 보여준다면 엘레나의 모습은 내면의 공포를 자극하며 심리적인 긴장감을 더할 것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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