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의 귀환에 마냥 환호할 수 없는 이유

[프리뷰] '도미노' / 6월 11일 개봉

강정화 | 기사승인 2020/06/02 [12:16]

거장 브라이언 드 팔마의 귀환에 마냥 환호할 수 없는 이유

[프리뷰] '도미노' / 6월 11일 개봉

강정화 | 입력 : 2020/06/02 [12:16]

 

▲ '도미노' 포스터     ©영화사 빅


[씨네리와인드|강정화 리뷰어] 브라이언 드 팔마가 돌아왔다. 스릴러라는 장르에서 브라이언 드 팔마만큼 신뢰가 가는 이름이 또 있을까. (드 팔마 본인은 이 표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알프레드 히치콕의 직간접적 후계자인 브라이언 드 팔마는 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자신의 작가주의적 성향을 확립해 온 감독이고 그의 천재성은 특히 스릴러 장르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뉴 아메리칸 시네마 계열의 감독으로 출발하여 반-문화적인 정서를 꾸준히 다뤄왔고, 히치콕에 대한 끊임없는 오마주와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묘사가 그를 대표하는 특징이다. 70년대에는 캐리’, 80년대에는 스카페이스’, 90년대에는 미션 임파서블을 탄생시키며 긴 시간 동안 꾸준히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사랑받아온 감독이다.

 

도미노는 그의 6년 만의 복귀작으로, 테러리즘 서사를 가져왔다. 폴 그린그래스를 필두로 하는 할리우드 대부분의 테러리즘 영화들이 빠르고 짧은 편집 리듬을 통해 현장감을 부여하는 형태로 변화해왔고, 경우에 따라 영웅적 서사나 액션을 섞어내는 경우가 주류가 된 시대에 브라이언 드 팔마 식의 테러리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반갑다. 그의 영화는 서스펜스를 직조해내는 기본기에 충실하며 훨씬 더 느린 호흡으로 표현되기에 더욱 감정이 개입할 틈이 많다.

 

▲ 영화 '도미노' 스틸컷.     © (주)영화사 빅

 

테러범들에 대한 복수를 행하던 에즈라(에리크 에부아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라스 한슨(소렌 멜링)은 에즈라에 의해 죽게 된다. ‘도미노’는 테러범죄 속에 휘말린 대테러기관의 세 사람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동료를 잃은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크리스티안(니콜라이 코스터-왈도)은 연인을 잃은 수사관 알렉스(캐리스 벤 허슨)와 함께 거대 테러조직을 뒤쫓는다. 한편 테러범들에게 동료를 잃은 CIA 요원 조(가이 피어스)는 에즈라를 이용해 테러범들을 추적하고, 세 사람은 같은 목표물을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

 

드 팔마의 작품답게, 영화 속 사건들은 단순히 두 사람 사이의 싸움이 아닌, 망원경이나 드론을 통한 제삼자의 응시와 관음이 개입된 형태로 진행된다. 이러한 시도는 인간의 본능적인 쾌감을 자극하려는 시도이고, 장면을 보다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한다. 전체적인 호흡을 느리게 가져가면서, 서스펜스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폭력적인 장면들을 과감하게 표현하고, 곳곳에서 히치콕에 대한 오마주가 언뜻언뜻 보이는 점도 이 작품이 드 팔마의 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게 한다.

 

결국 이 작품이 어떻게 받아들여질 것인가의 문제는 드 팔마의 고전적인 테크닉들이 현대 관객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거장이라는 타이틀이 지속적으로 부여되기 위해서는, 어떤 감독도 시대의 흐름에서 뒤처져서는 안 된다. 드 팔마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잡았는가? 그렇다고 말하기에 이 작품은 많은 부분에서 실망스럽다.

 

컷 전환이 느린 만큼 액션은 평이하고 심심하게 보일 수밖에 없고,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장면의 묘사가 느리다는 점은 결국 영화가 담아낼 수 있는 서사의 길이에 제약이 된다. 만약 현대 감독들의 영화처럼 이 영화가 수많은 사건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영화이길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이 작품은 실망으로 다가올 것이다. ‘도미노’라는 제목과 다르게 이 작품은 오히려 단순화된 사건 속에서 관객의 능동적인 감정적 반응을 유도한다. 드 팔마 스스로가 오랜 시간 고집해온 테크닉은 관객이 테러리즘 영화와 도미노라는 제목에 기대하는 결과물과는 그 괴리가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과 같은 스타일의 영화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보기 드물어질 것이다. 어찌 됐던 드 팔마와 히치콕의 스타일을 아직도 긍정하는 관객이라면, 쉽게 보기 힘든 독특한 스타일의 스릴러를 찾는 관객이라면 ‘도미노’가 좋은 해답이 되어줄 것이다.

 

 

보도자료 및 제보cinerewind@cinerewind.com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