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모든 순간이 함께 빛나기를 ‘너는 달밤에 빛나고’

[프리뷰] '너는 달밤에 빛나고' / 6월 10일 개봉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6/02 [15:09]

우리의 모든 순간이 함께 빛나기를 ‘너는 달밤에 빛나고’

[프리뷰] '너는 달밤에 빛나고' / 6월 10일 개봉

김준모 | 입력 : 2020/06/02 [15:09]

▲ '너는 달밤에 빛나고' 포스터.     © (주)이수C&E, (주)콘텐츠판다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일본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실사화 하는 감독 중 눈에 들어오는 두 감독이 있다. 코믹스와 액션 장르에서 사토 신스케가 눈에 띄는 재능을 보인다면, 로맨스나 성장물에서는 츠키카와 쇼를 뽑을 수 있다. ‘너와 100번째 사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흔드는 감성 로맨스와 서정적인 분위기를 선보인 그의 신작 ‘너는 달밤에 빛나고’는 여전한 감독만의 장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영화는 발광(發光)병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통해 슬픔을 자아낸다. 몸에서 빛이 나는 병인 발광병은 새롭게 생겨난 불치병으로 정부에서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에 나서며 치료를 위해 노력한다. 타쿠야는 새 학년 같은 반이지만 학교에 올 수 없는 마미즈를 위해 친구들이 쓴 롤링페이퍼를 가져다준다. 마미즈는 타쿠야에게 또 와 달라 말하고 타쿠야는 그 말을 따른다. 다시 병실을 찾은 타쿠야는 실수로 마미즈가 아끼는 스노우볼을 깨뜨린다.

 

▲ '너는 달밤에 빛나고' 스틸컷     ©(주)이수C&E, (주)콘텐츠판다

 

얼떨결에 뭐든 하겠다는 타쿠야의 말에 마미즈는 자신의 소원공책에 적힌 소원을 대신 이뤄 달라 말한다. 거절할 수 있는 이 일을 무슨 이유에서인지 타쿠야는 모두 이행하고자 한다. 마미즈를 위해 대신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는가 하면 밤새 줄을 서서 최신형 스마트폰을 사온다. 타쿠야가 마미즈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하는 이유는 누나의 죽음과 연관되어 있다. 타쿠야의 누나는 밤중에 나갔다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 사고를 자살로 생각한다. 타쿠야 역시 누나가 죽기 전 죽음에 대해 말했다는 점에서 티내지는 않지만 혹 자살이 아닐까 의심한다. 누나의 남자친구는 발광병에 걸렸고 그때부터 누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타쿠야는 마미즈에게 행복을 주고 싶어 한다. 어쩌면 얼마 남지 않았을 수 있는 시간을 원하는 모든 걸 이루고 끝냈으면 한다. 하지만 간호사와 마미즈의 어머니는 사람과 만나는 거 자체가 마미즈에게 스트레스라며 타쿠야가 찾아오는 걸 반대한다.

 

이 영화는 ‘태양의 노래’와 반대편에 위치한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태양의 노래’가 색소성건피증으로 태양을 볼 수 없다는 설정과 그럼에도 밝은 태양 아래 함께하길 바라는 내용을 그렸다면, ‘너는 달밤에 빛나고’는 빛이 나면 죽는 병과 그럼에도 달빛 아래서 함께하고 싶은 소망을 보여준다. 여기에 수줍고 우울한 소년과 밝고 가녀린 소녀의 조합은 순정 로맨스가 지닌 두근거리는 감성을 서정적으로 묘사한다.

 

▲ '너는 달밤에 빛나고' 스틸컷     ©(주)이수C&E, (주)콘텐츠판다

 

‘내 이야기!!’ ‘한낮의 유성’을 통해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준 배우 나가노 메이는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매력을 통해 아련한 감성을 자아낸다. 타쿠야의 심리와 소원대행이 줄거리의 중심을 이루는 만큼, 마미즈 역은 짧은 순간이지만 보호하고 싶어 하는 타쿠야의 심리에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다. 사슴상 여배우의 대표 주자인 만큼 선한 눈과 밝으면서도 가녀린 모습은 지켜주고 싶은 심리를 자극한다.

 

츠키카와 쇼 감독은 이야기의 서정성을 살려내면서 장면에 포인트를 주어 잊지 못할 순간을 선사한다. 타쿠야와 마미즈가 달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그는 첫사랑의 순정과 죽음의 공포라는 두 감정을 한 화면에 담아내며 아름답고도 아픈 순간을 선사한다. 두 사람이 함께 한 모든 순간은 눈부시지만 그 순간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생각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여기에 이 작품 역시 최근 일본영화계가 보여주고 있는 청춘의 우울과 위기에 대해 말한다. ‘날씨의 아이’를 예로 들자면 호다카는 가출 후 도쿄로 가지만, 그곳에서 어른들에게 보호받지 못한다. 비가 내리는 도쿄에 맑은 날씨를 선물해 줄 수 있는 히나는 그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몸이 점점 사라지는 날씨의 무녀가 겪는 운명에 직면해 있다. 매일 비가 내리는 도쿄는 맑은 날씨를 위해서는 히나의 희생을 바랄 수밖에 없다.

 

▲ '너는 달밤에 빛나고' 스틸컷     ©(주)이수C&E, (주)콘텐츠판다

 

이 작품은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위기에 처한 청춘들과 그런 청춘들의 우울과 위기를 필요로 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담는다. ‘너는 달밤에 빛나고’ 역시 발광병에 걸린 마미즈는 젊은 청춘이다. 타쿠야 누나의 남자친구 역시 청춘이란 점에서 작품은 발광병에 걸린 두 사람을 모두 젊은 층으로 설정했다. 발광병에 걸리면 병실에 갇혀 치료를 위한 임상실험에 강제로 동의해야 한다는 점은 청춘의 희생을 의미한다.

 

마미즈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그녀의 몸은 인류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사용된다. 하루하루 마미즈가 더 살아야 연구가 진행되기 때문에 소원을 이루고자 하는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 타쿠야와 마미즈의 만남은 이런 우울과 위기를 함께 이겨가겠다는, 어른들의 뜻에 따라 희생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래서 비록 태양 아래 함께할 순 없지만 달 아래에서 함께 빛나는 순간을 맞이한다.

 

‘달밤에 너는 빛나고’는 시한부 소녀와 우울한 소년의 만남이라는 다소 정형화된 설정에도 불구 발광병을 비롯한 이 작품만의 설정을 통해 새로운 느낌의 우울과 감동을 선사한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통해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스크린에 구현하는데 성공한 츠키카와 쇼 감독은 다시 한 번 원작이 지닌 힘을 관객에게 선사하며 며칠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깊은 여운을 안긴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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