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책] 화과자의 안

과자만큼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근로자의 성장 소설

김재령 | 기사승인 2019/04/25 [09:38]

[근로자의 날 책] 화과자의 안

과자만큼 달콤하고 사랑스러운, 근로자의 성장 소설

김재령 | 입력 : 2019/04/25 [09:38]

▲ 사카키 쓰카사 지음, 김난주 옮김, 동아일보사     © 교보문고

 

  '내가 번 돈으로 과자를 실컷 사 먹을 거예요!'

 

 앞으로의 진로를 묻는 말에 주인공 쿄코는 이렇게 대답한다. 이는 수많은 근로자들이 끝없는 야근과 진상 상사에게 시달리면서도 퇴사를 하지 않는 이유와 본질은 일맥상통(?)하다. 오늘도 맛있는 걸 먹고 살고자 일하는 근로자를 위한 소설 '화과자의 안'을 만나보자.

 

 쿄코는 아무런 생각이 없는 철부지라서 이런 대답을 한 게 아니다. 갓 성인이 된 친구들은 대학에 가거나 꿈을 좇지만 쿄코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다. 게다가 남들보다 통통한 체형 탓에 자존감은 바닥이다. 그렇기에 쿄코는 초조한 마음을 애써 숨기기 위해서 장난스러운 대답을 한 거뿐이다. 우리의 주인공 쿄코의 언행은 언뜻 보면 귀엽지만, 그 귀여움 속에 우리 시대 청년들의 고민을 진솔하게 녹여낸 게 이 소설의 매력이다.

 

 쿄코는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백화점 지하 매장에 입점한 화과자 가게에 판매 직원으로 취업한다. 사실 이 소설의 장르는 미스터리로 구분되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가게에서 잔혹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건 아니고, 화과자에 얽힌 설화의 비밀을 풀거나 살벌한 손님을 상대하면서 그의 상상도 못한 정체(?)를 밝혀내는 등 귀여운 에피소드가 주를 이룬다.

 

 화과자 가게라는 평범한 공간에서 미스터리 장르가 나올 수 있던 건 이 소설이 사회 초년생 쿄코의 시선에서 전개되기 때문이다. 생애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쿄코에게는 사회의 모든 일이 신기하다. 화과자의 열정을 지닌 사람들을 보고는 쿄코는 사회인으로서 자세를 배운다. 그녀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화과자에 얽힌 설화와 용어를 열심히 공부한다. 가게의 일이라면 사소한 일에도 흥미를 지니고 의문을 갖는 쿄코로 인해서 일상에서 미스터리가 발생할 수 있던 거다.  그 과정에서 쿄코는 사회인으로서 성장하고 자신에게도 장점이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렇지만 모든 사회생활이 그러하듯 쿄코에게도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다. 쿄코가 아침에 화장을 깜빡하고 출근하자 상사는 그녀에게 주의를 준다. 쿄코는 여성에게만 꾸밈 노동이 강요되는 사회에 의문을 지닌다. 근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법한 불합리한 상황을 공감 가게 묘사함으로써, 이 소설은 퇴근하고 나서 먹는 화과자처럼 근로자 독자에게 달콤한 위로를 건넨다.

 

 이 소설은 화과자에 관한 지식을 알기 쉽게 잘 풀어냈다. 읽다 보면 화과자 하나에는 많은 이들의 노고와 기술이 담겨 있다는 사실에 감탄하게 된다.

 화과자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일은 누군가의 노고로 이뤄져 있다. 하는 일의 종류는 다를지라도 이 세상의 모든 근로자들은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오늘도 우리 존재 화이팅!이다.

 

[씨네리와인드 김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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