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혐오를 품은 도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초능력자들의 사투를 담다

[프리뷰] '코드8' / 7월 2일 개봉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6/25 [15:15]

차별과 혐오를 품은 도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초능력자들의 사투를 담다

[프리뷰] '코드8' / 7월 2일 개봉

김준모 | 입력 : 2020/06/25 [15:15]

▲ '코드8' 포스터  © (주)팝엔터테인먼트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차별과 혐오의 역사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중세의 마녀사냥은 당시 남성보다 더 오랜 세월을 살았던 여성의 신체적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세계 2차 대전 당시 유대인에 대한 학살은 많은 자본을 손에 넣은 경제적 두려움에서 비롯됐다. ‘코드8’은 그런 두려움의 역사를 특수 인간이랑 초능력자에게 투영한다. 이들은 미국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지만 버림받게 된다. 그들 손으로 만든 기계와 문명이 그 자리를 대신했기 때문이다.

 

필요가 없어진 특수 인간은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그들이 지닌 능력은 일반적인 인간은 가질 수 없는 힘을 지니고 있다. 만약 이 능력이 부정적인 힘에 의해 사용된다면 인류는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국가는 강하게 특수 인간을 탄압한다. 그들은 등록제에 의해 운영되며 사회 최하층이 하는 일에만 종사할 수 있다. 이 일 역시 경쟁 때문에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

 

코널은 전기능력자다. 그는 몸이 아프지만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마트에서 일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아간다. 코널은 전기능력자였던 아버지가 빈곤한 생활을 이기다 못해 범죄에 가담해 목숨을 잃은 기억을 지니고 있다. 이 일로 코널 역시 취업이 제한되는 건 물론, 어머니는 아들마저 능력 때문에 목숨을 잃을까봐 절대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하지만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될수록 코널에게는 많은 돈이 필요하다.

 

▲ '코드8'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특수 인간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다. 두 가지는 앞서 말한 일용직과 범죄다. 그리고 세 번째는 그들의 피를 뽑는 것이다. 특수 인간의 피는 마치 마약처럼 판매된다. 첫 번째로는 많은 돈을 벌 수 없고, 세 번째는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 이에 코널은 아버지처럼 두 번째 방법을 택한다. 개럿을 비롯한 특수인간으로 이뤄진 부대와 함께 범죄를 저지르던 코널은 자신의 전기 능력을 점점 발전시키게 된다.

 

하지만 동시에 위험에 휘말린다. 그가 하는 일은 조직과 연관된 것이고, 조직 내부의 내분은 개럿을 비롯한 특수인간들을 제거하고자 한다. 작품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에 비할 때 이를 이끌어 나가는 힘이 다소 빈약하다는 아쉬움을 보여준다. 소재만 보면 ‘엑스맨’ 시리즈에 버금가는 액션을 보여줄 것만 같은데 가져온 건 철학뿐이다. 장르영화가 철학을 이야기할 때는 재미가 수반되어야 한다.

 

장르영화가 드라마장르 만큼의 깊이를 가지기는 힘들다. 때문에 SF적인 상상력과 액션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주제로 관객을 이끄는 힘이 필요하다. 아쉽게도 철학적인 질문은 던지지만, 이 질문의 심화까지 이끌어가는 재미는 부족하다. 때문에 주제의식은 초반에 간파가 가능하며 이후 전개는 다소 미적지근하다. 세계관은 흥미롭게 확립했지만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빈약하다.

 

▲ '코드8'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캐릭터의 매력 역시 다소 떨어진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코널의 캐릭터는 흥미롭지만 그를 받치는 개럿이나 경관 박은 애매모호한 캐릭터의 성격으로 확실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각각의 캐릭터가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고, 전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엮이는 분위기를 풍긴다. 여기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악역 역시 카리스마의 부족과 다소 허무한 액션 장면으로 극적인 재미를 살리지 못한다.

 

‘코드8’은 단편이 지닌 세계관을 장편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빈 공간을 채우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 영화다. 단편을 장편으로 확장시키는 가장 큰 이유는 그 소재의 흥미 때문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소재이기에 소규모로 조직된 이야기의 규모를 키운다. 다음으로 중요한 건 이 커진 규모를 채워 넣을 수 있는 능력이다. 제프 챈 감독의 아이디어는 이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에서는 그 가능성을 입증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보여주는 세계관은 추후 다른 이야기를 바탕으로 영화가 제작될 수 있을 만큼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차별과 혐오의 역사를 반영한 SF적인 상상력과 초능력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잠재력과 이를 억압하는 기계라는 문명과의 대립, 오직 살아남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남을 이용하는 잔혹한 도시의 모습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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