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적인 선택을 살리지 못하는 시나리오가 누른 ‘킬 스위치’

[프리뷰] '킬 스위치' / 7월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6/26 [11:56]

연출적인 선택을 살리지 못하는 시나리오가 누른 ‘킬 스위치’

[프리뷰] '킬 스위치' / 7월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6/26 [11:56]

▲ '킬 스위치' 포스터  © (주)삼백상회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SF 장르에서 주로 사용하는 소재 중 하나가 패러렐 월드(평행우주)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아닌 평행선 상에 위치한 다른 세계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패러렐 월드에서는 같은 시간을 살아가는 수많은 ‘나’가 다른 우주에 존재하는 것이다. ‘킬 스위치’의 아이디어는 이런 패러렐 월드에서 시작된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지구 복제’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선보인다. 거대 에너지 기업 ‘알터플렉스’는 생명체가 없는 지구 ‘에코’를 복제한 뒤, 에코의 자원을 지구로 조달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물리학자 윌은 자신이 떠맡게 된 가족을 위해 이 계획에 동참한다. 하지만 계획은 예기치 못한 위기를 겪고, 윌은 회사를 대표해 인류를 구할 최후의 생존 버튼 ‘킬 스위치’를 들고 에코를 향한다.

 

▲ '킬 스위치' 스틸컷  © (주)삼백상회

 

작품은 지구에서의 윌과 에코에서의 윌을 교차로 보여준다. 지구에서의 윌의 이야기는 그의 가족과 ‘알터플렉스’에서의 일이 중점이 된다. 가족의 이야기는 윌이 이 계획에 동참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는지 보여주고, ‘알터플렉스’는 어쩌다 그가 에코까지 오게 되었는지의 과정을 설명한다.

 

에코에서의 윌은 1인칭(POV) 방식으로 윌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특수 장비를 장착한 윌의 시선을 통해 마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에코’의 ‘알터플렉스’가 파괴된 장면이나 사람은 복제되지 않았다는 ‘에코’에서 시체를 보게 되며 충격을 받는 장면은 실감나는 전개를 통해 체험감을 선사한다.

 

▲ '킬 스위치' 스틸컷  © (주)삼백상회

 

이 지구와 ‘에코’를 번갈아가며 선보이는 전개는 인상적이지만 각각의 파트가 뚜렷한 재미를 보이지 못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먼저 지구 파트의 경우 윌 가족의 에피소드가 주는 감정적인 격화가 약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에코’에서의 상황과 연관된 장면을 통해 감정적인 격화를 이끌어내야 하는데 ‘에코’에서의 상황 자체가 가족 에피소드와 감정적으로 엮일 만한 지점이 적다.

 

‘에코’ 파트는 1인칭 전개의 장단점이 뚜렷하다. 게임을 하는 듯한 몰입을 주지만 감정적인 포인트가 부족하다. 교차편집을 통해 1인칭 전개를 선보인 ‘하드코어 헨리’가 보여줬던 단점인 산만함은 보완하는데 성공했지만, 감정적인 포인트가 부족하면서 이 포인트 때문에 몰입이 방해되니 결말부에 도달해서는 감성 SF도, 액션 SF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느낌을 준다.

 

시도는 좋았지만 이 시도를 어떻게 하면 매력적으로 보이게 할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했다고 본다. 도입부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에서 후반부 극적인 액션으로 향할수록 힘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 1인칭에 갇힌 화면은 파괴력을 지닌 SF의 액션을 살리지 못하며, 지구에서의 이야기가 감정을 격화시키지 못하기에 화면 밖 주인공의 심리에 동화되는 느낌이 부족하다. 관객이 ‘에코’에서 윌이 되는 느낌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

 

▲ '킬 스위치' 스틸컷  © (주)삼백상회

 

앞서 ‘라스트 패신저’의 감독과 각본을 맡은 오미드 누신은 이 작품에서도 던져 놓은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않고, 관객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지 확실히 전달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당시 특수효과로 참여했던 팀 스밋은 그때의 인연으로 오미드 누신의 각본을 연출하게 되었다. 그는 연출에 있어 색다른 시도를 선보였지만 힘이 부족한 이야기는 연출적인 선택을 탄력 있게 이끌어가지 못한다.

 

차라리 흥미 위주의 SF 영화로 이야기를 이끌어 갔다면 더 좋은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에코’나 ‘킬 스위치’의 존재를 명확히 밝히지 않고 1인칭 시점을 최대한 활용해 미스터리를 하나씩 벗겨나가는 구조가 이 특별한 선택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느 재미 하나 만족시키지 못하는 시나리오가 이 영화의 ‘킬 스위치’가 아니었나 싶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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