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끝, 헤어짐의 어려움에 대해 '시,나리오'

[프리뷰] '시,나리오' / 7월 2일 개봉

강예진 | 기사승인 2020/07/01 [17:48]

관계의 끝, 헤어짐의 어려움에 대해 '시,나리오'

[프리뷰] '시,나리오' / 7월 2일 개봉

강예진 | 입력 : 2020/07/01 [17:48]

[씨네리와인드|강예진 리뷰어] 다소 이상해 보이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동네 놀이터에 캠핑 물품을 챙겨 텐트를 치고 그곳에서 생활한다. 태연하게 라면도 끓여 먹고, 시상이 떠오르면 냅다 시를 쓰기도 한다. 그곳이 마치 처음부터 자신의 집인 냥 생활한다. 관객들이 이 남자가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궁금해질 때쯤, 여자가 등장한다. 여자는 집에서 잘 나오지 않는 웹툰 작가다.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고 있을 때 집 앞의 텐트를 발견하고는 팔자 좋은 사람이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팔자 좋은 남자는 그녀의 전 남자친구 경태이다.

 

 ▲ '시,나리오' 스틸컷  © 노바이앤티


경태는 전 여자친구인 다운의 집 앞에서 생활하며 다운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한다
. 자신이 도울 때를 놓치지 않고 다운의 시선 안에 들어가려 애쓴다. 그런 경태를 보는 다운은 자신의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부담스럽고, 짜증나기만 한다. 심지어 경태는 다운에게 커피 원두를 달라며 집안에 들어오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이런 경태의 행동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괴짜 정도로 나타낸다. 오히려 경태를 밀어내는 다운의 행동을 예민하게 연출한다. 이와 같은 상황이 현실에서도 나타난다면 경태는 괴짜 취급을 받는 것에서 끝날까?

 

답은 당연히 아니다. 상대가 싫다는 표현을 몇 번이고 했는데 강제로 집에 들어오려 하거나, 따라다니는 행위는 일종의 범죄다.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여 전 애인을 붙잡는 행위라고 포장하기에는 영화 속 경태가 다운의 생활 영역을 아무렇지 않게, 마음대로 침범하고 있다. 이는 상대의 감정을 살피지 않고 자신의 감정만 계속해서 어필하는 일방적인 강요인 것이다.

 

 ▲ '시,나리오' 스틸컷  © 노바이앤티


다운은 자신의 집에 몰려드는 손님들에 피곤해하고
, 울면서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운의 친구는 술 한 잔만 더하자며 손님들을 다시 불러모으고, 게임까지 진행한다. 다운이 눈물까지 보이면서 자신의 감정을 나타내는데 주위의 인물들은 아무렇지 않게 다운의 생활 영역을 침범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이상한 말로 다운을 위로하면서 자신들이 다운의 기분을 무시하는 행위의 정당성을 제시한다. 이런 장면은 다소 폭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상대의 기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달래는 것은 곧 타인의 감정과 분위기에 자신의 기분을 맞추라는 무례한 요구와도 같기 때문이다.

 

다운은 주위의 무례한 요구들 속에서도 경태에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이해가 되지 않을 감정이지만 경태와 다운은 4년이나 만났기에 가능한 일이라 볼 수 있다. 다소 이기적인 방법으로 사랑을 강요하는 경태 앞에서도 흔들리던 다운은 마지막 경태가 쓴 시를 보고 나서야 마음을 확실히 한다. 이런 장면들로 인해 연인 사이에서의 관계가 맺고 끊음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같이 보낸 시간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알 수 있다. 영화는 연애가 진행 중일 때는 한없이 달지만,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은 얼마나 쓰고 매운지 말해준다. 단짠단짠 로맨스라기엔 짠맛이 많은 이 영화는 오는 7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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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예진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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