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인형

유수미 | 기사승인 2020/07/06 [09:48]

걱정인형

유수미 | 입력 : 2020/07/06 [09:48]

 

  © 사진 : 유수미

 

[씨네리와인드|유수미 객원기자] 항상 걱정과 불안이 많았다. '잘못되면 어떡하지.', '실수하면 어떡하지.'라는 앞선 생각이 마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초조할지라도 불안은 무언가를 미리 준비하게 만들었고 그 결과, 꼼꼼한 사람이 될 수 있었기에 과거의 나는 불안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요새는 달랐다. 특유의 장점이었던 꼼꼼함은 꼼꼼함을 넘어 강박이 되어가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고 걱정과 불안은 파도처럼 밀려와 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렸다.

 

이러한 걱정과 불안을 잠시 맡겨줄 누군가를 찾기 시작했는데 문득 내 침대 머리맡을 보니 인형 하나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 후 속마음으로 인형에게 나의 까만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걱정과 불안이 인형에게 옮겨졌다는 생각에 잠시나마 속마음을 깨끗하게 비울 수 있었다. 나와 같이 걱정이 많고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안식처가 되어 줄 무언가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는 인형을 택했지만 그것은 공책일 수도, 일기장일 수도, 까만 하늘에 떠있는 별님일 수도 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인형이 꽤나 큰 도움을 주었던 것처럼 사소한 것을 잘 들여다본다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날, 걱정인형에게 나의 걱정을 전달하다가 문득 나는 왜 불안한 마음이 들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생각해보니 원인은 시간에 있었다. 나는 현재를 살아가며 과거와 미래의 일들을 자주 생각하는 편이다. 과거의 미련과 후회 때문에 아파하고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 때문에 아파한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미래는 오지도 않았다. 나의 걱정, 근심은 모두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었기에 이제는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려 한다. '왜'라는 물음으로 원인을 찾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지금껏 걱정인형에게 하소연과 불안함만 늘어놓았다면 지금은 앞으로의 다짐들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 위해선 나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적으로 들었기에 나를 믿자고.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이다. 단지 사물에 불과할지라도 인형은 그 존재만으로도 나에게 큰 힘이 돼주었기에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마이너스 감정을 흡수해 준 걱정인형에게 앞으로는 그 양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싶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유수미 객원기자| sumisumisumi123@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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