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가 만들어 낸 포스트 아포칼립스, 다시 한 번 세계를 열광시킬 K-좀비의 위력을 보이다

[프리뷰] '반도' / 7월 15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7/09 [18:27]

'반도'가 만들어 낸 포스트 아포칼립스, 다시 한 번 세계를 열광시킬 K-좀비의 위력을 보이다

[프리뷰] '반도' / 7월 15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7/09 [18:27]

▲ '반도' 메인 포스터     ©NEW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연상호 감독은 척박한 대한민국 애니메이션계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감독이다. 그가 실사 영화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다.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이 영화에 제대로 투영될 수 있을지 걱정했던 것이다. 그의 첫 실사 영화 ‘부산행’은 11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기록을 세운 건 물론,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치며 K-좀비란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호러장르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가능성은 ‘부산행’의 속편이자 한국영화 최초 포스트 아포칼립스(종말물) ‘반도’로 이어진다. 흔히 우리나라 국토 지형을 한반도라도 부른다. 여기서 ‘한(韓)’이 제외된 건 국가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속편은 부산을 배경으로 할 것이라 여겼지만, 연상호 감독은 그런 희망마저 완전히 지워버린다. 이런 공간적인 속성은 ‘사냥의 시간’을 연상시킨다.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사람이 살 수 없는 ‘헬조선’이 되어버린 것이다.

 

정부가 사라진 사람들은 난민으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차별당하며 살아간다. 정석도 그런 존재다. 4년 전, 반도를 탈출했던 그는 홍콩에서 힘겹게 살아간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온다. 반도에 들어가 달러가 든 차량을 가져오는 것. 폐허가 되어버린 반도는 국가의 가능을 잃었기에 돈이 지천에 널려있다. 안에서 살아나올 수만 있다면 신세가 바뀌는 것이다. 이에 정석은 매형 철민과 함께 반도로 돌아간다.

 

▲ '반도' 스틸컷  © NEW

 

밤이면 소리에만 의존하는 좀비들의 성향을 이용해 트럭을 빼내는데 성공했다 여긴 정석 일행은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친다. 반도에도 여전히 사람이 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은 차와 불빛을 이용해 좀비를 깨워 정석 일행을 공격한다. 이 지점은 미드 ‘워킹 데드’를 떠올리게 만든다. 이 시리즈의 시작은 좀비에 대한 두려움이지만,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좀비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란 걸 일깨워준다.

 

전작이 좀비로 인한 공포였다면, 이번 작품은 사람으로 인한 공포다. ‘부산행’에서도 김의성이 맡은 용석이 사람들을 선동해 공포를 조장하는 인물이었지만, 그때는 좀비가 직접적인 위협이었다. 반면 이번 작품에서는 사람이 직접적인 위험으로 작용한다. 한 마디로 좀비는 조연이다. 진짜 두려움의 대상인 사람이 지닌 잔인한 성격에 집중한다. 4년 전 민간인을 대피시키던 631부대는 이 지옥에서 살아남아 인간을 잡는 악마가 된다.

 

정석은 사고로 동료들과 철민이 죽었다 생각한다. 그는 가까스로 준이와 유진의 도움을 받아 살아남는다. 이 지점은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터로의 상상력이 돋보인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에서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 어린아이인 준이와 유진은 각자의 무기로 정석을 구한다. 준이는 뛰어난 운전 실력으로 좀비들을 차로 치는 묘기를 보여주고, 유진은 화려한 미니카 조종으로 좀비들의 시선을 분산시킨다. 두 사람의 틴크러쉬는 좀비물에 색다른 매력을 부여한다.

 

▲ '반도' 스틸컷  © NEW

 

종말 속에서도 살아남은 인류는 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행복을 구축하며 살아간다. 한때 631 부대 안에 있었지만, 그들의 잔혹함에 탈출한 민정은 전직 군 간부 김 노인과, 딸 준이, 유진과 함께 살아간다. 그들 가정은 아이들은 평화롭고 즐겁지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절망적인 미래를 안겼단 생각에 슬퍼한다. 아이들에게는 좀비를 상대하는 순간이 게임 같지만, 어른들에게는 공포이다.

 

정석은 민정을 보는 순간 당황한다. 그녀는 4년 전, 정석이 길거리에서 도움을 요청했지만 매몰차게 버리고 갔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재난의 순간, 인간의 본성은 나오게 된다. 남을 돕느냐, 아니면 이용하느냐. 황 중사를 비롯한 631 부대는 인간성을 상실한 채 인간을 사냥한다. 인간을 모아 좀비와 숨바꼭질을 시키며 이를 보고 즐긴다. 정석 역시 재난의 순간 이들처럼 인간성을 상실했던 적이 있다.

 

▲ '반도' 스틸컷  © NEW

 

때문에 이 작품의 주된 주제의식은 인간에서 비롯된다. 인간이 지닌 잔혹함과 함께 휴머니즘이라는 가능성을 동시에 조명한다. 여기에 오락적인 요소를 통해 블록버스터의 묘미를 선사한다. 카체이싱과 총격전이 주를 이루며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드라마적인 요소를 살리기보다는 만화적인 장면에 집중한다. 그러면서 장면마다 감정선을 허투루 놓치지 않으며 드라마적으로 허술한 실수를 하지 않는다.

 

한국영화 최초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시도한 이 작품은 연상호라는 훌륭한 애니메이터이자 감독이 지닌 상상력과 연출력이 완성도 높은 조화를 이룬다. 카체이싱 액션을 통해 오락적인 매력을 보여주면서, 세계관을 통해 절망적인 분위기 속, 휴머니즘을 바탕에 둔 희망을 통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반도’는 다시 한 번 K-좀비의 위력을 세계에 알릴 힘을 지닌 영화라 할 수 있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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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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