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 강동원 - 유연함을 갖춘 배우가 슬기롭게 설명하는 '반도'

인터뷰|'반도' 배우 강동원

권이지 | 기사승인 2020/07/15 [13:05]

'반도' 강동원 - 유연함을 갖춘 배우가 슬기롭게 설명하는 '반도'

인터뷰|'반도' 배우 강동원

권이지 | 입력 : 2020/07/15 [13:05]

[씨네리와인드|권이지 리뷰어]  여름 극장가의 선두에 선 영화 '반도'. 개봉 전부터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반도'의 주역 강동원 배우를 만났다. 오랫동안 연기를 하며 더욱 현명해진 배우가 '반도'에 대해서도 슬기로운 소개를 해 주었다. 

 

▲ 사진 제공     ©NEW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소감은 어땠나

감독님을 먼저 만났는데 감독님의 비전을 듣고 시나리오을 읽었다. '반도'가 '부산행' 후속편이다 보니 그 이후의 내용을 담는 작품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고민했던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보고 바로 '이 작품은 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 자체가 워낙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 생각했던 비주얼, 특히 쇼핑몰 장면 등 여러 씬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시나리오을 읽으니 정말 재미있었다. 

 

원래 연상호 감독님과 아는 사이였나

전혀 몰랐다. 예전에 한 번 뵌 적이 있었다. 그런데 대화는 안 해 봤었고 처음 제대로 대화를 나누었을 때 연상호 감독님의 가치관 등을 보며 좋은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좀비물에 관심이 있었나

그렇지 않다. 좀비물에 큰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오컬트 영화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반도'를 촬영하면서 그 동안 안 봤던 좀비물을 몇 작품 챙겨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비물의 매력을 알게 됐다고도 할 수 있다. 일단 좀비물은 호러영화를 가장한 액션 영화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웃음) '반도' 촬영할 때 '분명 호러 장르인데 왜 이렇게 힘들지?'하는 생각을 하면서 좀비물이 호러 영화로 보이지만 사실 액션 영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오컬트에 깊이 배어있는 느낌과 좀비물은 다른 것 같다. 좀비물은 스스로 느꼈을 때 서양 귀신이라고 생각한다. 오컬트를 더 좋아했던 이유는 동양 귀신이 더 무섭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좀비물을 찍으면서 느꼈던 건, 좀비물이 조금 더 액션에 가깝구나 하는 것이다. 그래서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 주신다는 것을 느꼈다.

 

▲ 사진 제공  © NEW


'K-좀비'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K-좀비가 빠르다고 많이 말씀해 주시는데 그런 부분은 잘 모르겠다. 특별하다고 생각한 점은 좀비물도 외국에서는 B급 영화로 많이 만들어지는데 한국에서는 '부산행'을 계기로 좀비물이 메이저 영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제작비를 많이 투자해 상업영화로 만들어지듯이. 그런 것이 K-좀비물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굉장히 상업적인 플롯에 좀비라는 요소를 섞은 것이 독특하고 외국 분들도 좋아하실 것 같다. 호러 장르를 메이저로 만들기가 굉장히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호러 장르에 카메라 무빙을 많이 넣으면 이상한데 K-좀비는 그것이 가능했다. 동양 귀신들보다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 실생활에 닿아 있기도 하다. 원한을 가지고 등장인물에게 덤비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덤비는 존재인 것도 K-좀비의 특징이자 또 다른 매력이다.

 

영화에서 정석이 총 쏘는 액션이 많은데 액션신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는지

총기 다루는 것은 예전에 작품을 찍으면서 많이 훈련했었기 때문에 이번에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다. 장난감총, 가스총 등으로 연습했던 것도 예전에 했었다. 특수한 기술이 필요하다면 연습했을 텐데 무술팀에서 특별히 언급이 없었고 예전에 구사해봤던 액션들이라 이번에 별도로 준비한 것은 없다. 무술팀과 친한데 함께 합을 맞추어 보곤 했었다. 촬영 당시 운동량도 많을 때라 튼튼했었기 때문에 그런 체력관리를 열심히 했다.

 

좀비 배우들과 촬영하신 소감이 어떤지

잘못하면 얼굴이 다치는데 손으로 방어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것이 좀 힘들었다. 더불어 침이 많이 튀어서 힘들었다. (웃음) 안전한 시기에 촬영해서 다행이다. 

 

▲ 사진 제공  © NEW


'부산행' 촬영 시에는 무섭다고 느끼셨던 배우 분들도 계셨는데 촬영하면서 무섭진 않으셨는지

전혀 무섭지 않았다. 워낙 희한한 특수분장을 봐 와서 '반도' 촬영 당시에는 무섭지 않고 오히려 웃겼다. 또 아는 사람들이 갑자기 이상한 연기를 하니 서로 민망했다. (웃음) 액션팀과 호흡도 많이 맞춰보고 했던 사람들이 촬영 들어가면 갑작스레 다른 연기를 하니 웃음이 났던 것 같다. 그 중에 좀비만 전문적으로 맡으시는, 평소에 무용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프로페셔널하시고 감정표현에 익숙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그럼에도 서로 민망하곤 했다. 

 

오히려 옆 세트에서 넘어온 귀신 분장의 배우 분이 오셨는데 그건 무서웠다. 좀비도 예전에 하셨던 분인데 귀신 분장 하고 오셨을 때 무서웠다. 스스로 느끼기에 확실히 좀비보다는 다른 것을 무서워하는 것 같다.

 

영화에 CG가 많은데 촬영은 어떠셨는지

블루에서, 그린에서 촬영하는 것은 굉장히 익숙하다. 타이즈 입고 무술팀과 함께 싸우는 씬 찍는 것도 익숙했다. 주로 CG가 많이 들어갔던 장면이 카체이싱 장면이었는데, 미리 3D 작업을 다 해서 풀 영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편했다. 특히 현장에서 촬영하고 바로 CG를 입히는 현장 CG가 가능해졌다. 총기 불빛도 바로 입힐 수 있다. 그래서 굉장히 편리해졌다. 나중에는 총기 두 발 쏘면 CG 팀한테 '불빛 두 번 넣어야 해요', 등등 이야기해 줄 만큼 CG에 익숙해졌다.

 

처음에 정석 캐릭터 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

정석 캐릭터에 관객 분들이 감정이입하셔야 영화 전체, 다른 캐릭터가 산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부분에 집중했다. 임팩트는 없어도 스토리를 끌고 갈 힘이 있도록 정석 캐릭터를 만들었다. 정석 캐릭터 자체에 크게 임팩트 있는 장면이 없다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배우들의 캐릭터 면모가 살도록 열심히 찍었다. 정석의 감정만 관객 분들이 따라오시면 나머지는 다른 배우 분들과 CG팀이 완성해 주시리라고 생각하면서 함께 촬영한 팀을 믿었다. 

 

▲ 사진 제공  © NEW


최근에 액션, 범죄, 스릴러물 많이 찍으셨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장르를 선호하는지

개인적으론 코미디 장르를 찍는 것을 좋아한다. 다 같이 웃으면서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미디 장르가 또 재미있다. 그런데 코미디 시나리오가 많이 없다. 마찬가지로 멜로 시나리오도 많이 없다. 멜로가 흥행이 엄청 잘 되지는 않기에 제작을 많이 안 하는 것 같다. 왜 멜로를 찍지 않는지 등등 많이 물어봐 주시는데 정말 신리오가 없다. 예를 들어 느와르 장르가 유행하면 느와르 시나리오가 많고 하는 식이다.

 

괜찮은 멜로 시나리오가 있다면 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멜로 시나리오가 없진 않지만 코미디와 마찬가지로 많이 없다. 주로 액션, 느와르 시나리오가 많다. 로맨틱 코미디 시나리오도 많이 없다. 오히려 (로맨틱 코미디 같은) 그런 시나리오가 더 힘든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아는 감정을 주제로 어떻게 신선하게 표현할지도 고민일 것 같다. 오히려데뷔 초 첫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였다. 그 때만 해도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많았다. 그런데 점점 사람들이 안 보니까 시나리오가 줄어든 것 같다. 

 

▲ 사진 제공  © NEW

 

이정현 배우님과 호흡이 어떠셨는지

정말 좋았다. 선배님이 항상 밝으셔서 늘 즐겁게 촬영했다. 연기적으로도 당연히 호흡이 잘 맞았다. 또 성격도 좋으셔서 서로 안 맞을 이유가 없었다. 특히 선배님이 늘 리액션이 좋으셔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항상 '어머~' 하시면서 리액션이 정말 좋으셨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영화계에서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어떤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어려운 질문이다. 영화계 안에서만 보면 '열심히 일하는 배우'로 평가받는 것 같다. 다양한 롤을 항상 시도하는 배우로도 알고 계신다. 그런 정도가 가장 적당한 것 같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캐릭터를 열심히 준비하는 것은 이제 영화계의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다. 물론 노력할 부분이 많고 실제로도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런 여러 노력들을 좋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 


칸 영화제에서 '반도'가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칸 영화제에 직접 가지는 못 하지만 칸에서 굉장히 작품을 좋게 봐주셨다고 들었다. 사실 많은 기대는 안 했었다. 왜냐하면 '부산행'이 이미 칸에 초청을 받았었고, 좀비 상업 영화의 후속 작품이라 신선함이 낮아졌다 생각해서 또 초대해 주실지 의문이었다. 같은 세계관을 가진 후속편을 신선하다고 생각해 줄지도 궁금했다. '반도'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칸에서 호평을 많이 해 주시고 굉장히 좋아해 주셨다고 들었다. 기본적으로 초청받았다는 것이 영광이라 생각한다. 셀렉되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칸에 가는 것이 정말 힘들기 때문이다. 이전에 초청받았다 해서 또 초청받는 것도 아니고.

 

▲ 사진 제공     ©NEW

 

해외 관객들에게 어떤 배우로 비쳐지고 싶은지, 해외 시장에서의 메리트는 무엇인지

글쎄. 잘 모르겠다. 해외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한다면 그냥 한국의 유명 배우라는 것이 아닐까? (웃음) 한국에서 이름이 알려진 배우라는 것? 작품 자체로 보면 '반도'가 월드와이드로 개봉하니까 해외에서 반응이 어떨지 잘 봐야 할 것 같다. '부산행' 때보다도 더 크게, 많은 국가에서 개봉하는 데다 첫 월드와이드 개봉이기 때문에 모두가 관심 있게 봐 주시는 것 같다.

 

'반도'가 침체된 영화계에 보탬이 되리라는 생각을 하시는지

그렇다. '반도'가 거의 선봉장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저희 작품을 계기로 극장들도 힘을 찾았으면 좋겠다. 극장이 있어야 영화도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니까. 모두 한마음으로 극장이 활기를 찾기를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생충'도 그렇고 한국 영화들이 해외에서 많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한국 배우로서 어떻게 느끼는지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버닝'이 미국에서 개봉을 했었다. 외국 친구들이 그 작품을 보고 오더니 '이렇게 좋은 영화가!'라고 느꼈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왜 출연을 안 했는지도 물어 보더라. 처음엔 낯설었다. 내가 한국 영화에 다 출연하는 것도 아닌데(웃음). 그런데 나중에 '기생충'이 아카데미 상 받고 외국 친구들이 또 '왜 출연하지 않았느냐'고 묻더라. 축하한다고도 해 주었다.

 

배우 입장에서는 한국 영화 시장이 정말 크고 영화가 수없이 많이 만들어지는 데다 스스로 출연한 영화도 아닌데 왜 축하한다고 말해 주는지, 처음엔 낯설었다. 그럼에도 기분이 굉장히 좋았고 한국 영화를 함께 찍고 있는 사람으로서 축하해 준다고 이야기한다는 것을 느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한국 영화를 그렇게 좋아해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신기하기도 했다. '기생충' 전에도 가능성이 조금씩 있었다. '부산행'도 월드와이드로 잘 되었던 것처럼. 이처럼 한국 영화들을 해외에서 정말 많이 알아주시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40대가 되었는데 삶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가

늘 같은 신념을 가지고 살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는 가치관을 지키는 것과 타인한테 피해를 주면서 살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처럼. 연상호 감독님과도 가치관이 비슷하다. 또 늘 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 타협은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 등이다. 다만 예전에 어렸을 적에는 조금 더 강하게 일들에 대처했다면 지금은 조금 더 슬기롭게 대처하는 능력이 많이 생겼다. 유연해졌다고 할까. 삶에 여유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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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지
씨네리와인드 객원취재부 기자단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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