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웃음과 호쾌한 액션의 조화, 반가운 액션 코미디의 탄생 [24th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태백권’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7/17 [09:13]

유쾌한 웃음과 호쾌한 액션의 조화, 반가운 액션 코미디의 탄생 [24th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태백권’

김준모 | 입력 : 2020/07/17 [09:13]

▲ '태백권' 포스터.     ©㈜그노스·꿀잼컴퍼니㈜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영화사 그노스의 2019년 작 공수도IPTV 공개 후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역으로 개봉에 성공한 특이한 케이스다. 이 작품은 무술 공수도를 소재로 코믹 액션에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섞으며 재미를 보여줬다. 특히 코믹 액션이라고 하면 다소 액션이 어설프게 표현될 것이란 생각과 달리 힘 있는 장면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그노스는 두 번째 코믹 액션영화를 통해 이번에는 정주행을 노린다.

 

태백권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력을 지닌 영화다. 태백권을 비롯해 가상의 무술을 만들고, 마을 곳곳에 숨은 무림고수들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를 더한다. 서민적인 영웅이 지닌 매력은 영화의 소탈하면서 따뜻한 웃음과 연결되는 매력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설정에서 비롯된 코믹함이 시선을 끈다. 작품은 산속에서 태백권 훈련을 하는 진수와 성준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두 사람은 내일이면 한 명의 전승자를 가리기 위해 대결을 펼친다.

 

대결을 앞둔 날, 성준은 사형 진수가 사라진 걸 발견한다. 이에 성준은 진수를 찾기 위해 산속에서 속세로 내려온다. 순박한 성준은 술에 취해 지갑을 강탈당할 뻔한 보미를 구해주고, 이 인연으로 보미와 결혼에 골인한다. 어린 시절부터 태백권만 배운 성준은 할 줄 아는 게 없다. 보미는 남편의 직업을 만들어주고자 빚을 내서 지압원을 차리지만, 성준은 이런 보미의 사정을 모르고 어르신들에게 치료비를 받지 않는다.

 

▲ '태백권' 스틸컷  © (주)그노스 , 꿀잼컴퍼니(주)

 

성준의 극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건 그의 가족이 위협을 받으면서다. 작품은 전반부 코미디에 만웅을 통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백두권 계승자인 만웅은 태평파에 가족이 붙잡혀 그들의 말에 따른다. 그는 재개발로 문제를 겪는 지역에서 해결사 역할을 한다. 건물주인은 처리했지만 세입자들이 뭉쳐 모임을 결성한다. 그 모임의 대표가 보미라는 점에서 만웅이 성준과 대결하는 구도를 자연스럽게 가져온다.

 

이런 후반부 감정을 고조시키기 위해 전반부의 코미디는 웃음과 함께 보미와 성준의 관계를 강화시킨다. 보미는 평강공주 같은 스타일이다. 마치 바보 온달처럼 산에서 수련만 해 현실을 모르는 성준을 성공시키고자 한다. 그가 지닌 태백권 능력은 지압에 있어 딱이다. 몸에 혈을 바탕으로 공격하는 권법은 신체의 모든 혈을 알고 있기에 근육마사지부터 다이어트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성준의 능력을 썩히기 싫었던 보미는 남편에게 최선을 다한다. 비록 성급하고 속물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이런 남편과 가족에 대한 헌신과 코믹한 면모는 귀여운 매력을 느끼게 한다. 성준은 철이 없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는 돈 문제에 시달리는 아내의 고민을 잔소리로 여기고, 아들과 친구처럼 놀아주는 아빠다. 자상하고 천진난만하며 순수하지만, 철이 없다.

 

▲ '태백권' 스틸컷  © (주)그노스 , 꿀잼컴퍼니(주)

 

성준은 외유내강 캐릭터다. 겉으로는 코믹하고 순진한 면모로 약해보이지만, 힘을 써야할 때는 쓸 줄 아는 강인함을 지닌다. 때문에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강해지고자 한다. 패배-각성-수련을 보이는 성준의 모습은 전형적인 히어로 영화의 패턴이지만 서민적인 모습으로 가슴 따뜻한 감동을 선보인다. 보통의 히어로는 강한 존재가 된 이후 마을을 지키거나 명성을 얻게 되는, 소위 더 큰 사람이 된다.

 

하지만 성준은 그러지 않는다. 그가 다시 태백권을 배우고자 한 건 지압원을 지키기 위해서다. 지압원은 성준 가족이 지닌 거대하지는 않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그래서 보미는 처음부터 끝까지 성준이 태백권 계승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가장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지만 그 티를 집안에서는 내지 않는 거처럼, 성준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지켜내는 히어로의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코믹에 함몰되어 허술해질 수 있는 무술에 힘을 주는 미덕을 선보인다. 감독은 한국 3개의 산을 바탕으로 무술을 만들어냈다. 금강은 인간과 사물 사이의 조화를 추구해 무기를 쓰고, 백두는 신체의 강인함에 초점을 두어 그 힘을 극한으로 단련한다. 태백은 우리 몸의 기운을 중요시한다. 기운은 자연에서 온다. 그래서 작품은 성준이 수련을 할 때 물 소리와 바람 소리, 대나무를 세로로 가르는 장면을 세트로 묶어 자연에서 온 무술인 태백권을 표현한다.

 

▲ '태백권' 스틸컷  © (주)그노스 , 꿀잼컴퍼니(주)

 

태백권 계승자인 성준과 백두권 계승자인 만웅의 대결은 속도감과 박진감이 강렬한 충돌을 이루진 않지만, 조화가 이뤄진 액션 장면으로 시선을 끈다. 결을 따라 흐르는 부드러운 성준의 태백권과 마치 호랑이처럼 강한 기운으로 몰아치는 성준의 백두권은 마치 흐르는 물과 내리치는 번개의 충돌을 보는 듯하다. 그만큼 각 무술이 지닌 포인트를 잡아내는 연출이 코믹 사이에서 액션의 쾌감을 자아낸다.

 

태백권은 코믹 액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오락성을 품은 영화다. 전반부 오지호와 신소율이 선보이는 부부 코믹 케미는 자극적이지 않은 웃음으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고, 중후반부 강화되는 액션은 분위기의 전환으로 장르적인 매력을 더한다.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영화는 개봉에 맞춰 부족한 점을 더 보완한다는 입장을 GV에서 밝힌 만큼, 8월 개봉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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