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여성·출산율..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연상시키는 재난 스릴러

[프리뷰] '팬데믹' / 7월 2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7/17 [15:03]

코로나19·여성·출산율..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연상시키는 재난 스릴러

[프리뷰] '팬데믹' / 7월 22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7/17 [15:03]

▲ '팬데믹' 포스터     ©(주)영화사 빅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최근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 중 하나가 출산율이다. 유럽은 이전부터 이 문제에 직면했고, 출산율 증가를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 문제는 유럽 내에 많은 논쟁을 낳은 난민수용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농촌 인구 문제로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중매혼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기도 했으며 낮아진 출산율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팬데믹은 이런 출산율과 함께 코로나19라는 현재의 상황이 떠오르는 아찔한 재난영화다.

 

어느 날 하늘 위에서 재가 떨어지고 바이러스가 생겨난다. HNV-21이라는 이 바이러스는 여성에게만 치사율 100%의 위험한 바이러스다. 감염되면 코에서 흘러나오는 출혈을 시작으로 발작과 경련에 이르러 4일 만에 사망한다. 이에 국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배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배아 프로젝트는 여성의 치료와 인류의 생존을 명목으로 하지만, 실상은 인류 생존을 위해 여성의 몸에 해를 가하는 행위다.

 

모든 생물의 존재 목적에는 번식이 있다. 번식이 끊기면 그 종은 멸종한다. 인류는 이 심각한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성의 난자를 무작위로 채취한다. 여성을 번식을 위한 도구로만 취급하고 대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여성들은 병원에 끌려가고 국가에 의해 통제 당한다. 윌은 연인 에바를 지키기 위해 분투한다. 그는 모든 창문을 막고 에바의 핸드폰도 빼앗는다. 그녀의 존재를 국가가 파악해 데려가는 걸 걱정한 것이다.

 

 

▲ '팬데믹' 스틸컷  © (주)영화사 빅


처음에 에바는 자신과 같은 여성들을 통해 희망을 얻는다. 그녀는 익명의 채팅방에서 그녀처럼 숨어 지내는 여성들과 소통한다. 그들에게는 함께 살아남자는 목표가 있다. 하지만 그 숫자가 계속 줄어들수록 에바는 불안에 빠진다. 그녀는 집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현실에 고통을 겪는다. 윌은 사랑과 보호를 명목으로 에바를 감싸지만 그 감정이 그녀에겐 통제와 억압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이 그려낸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은 여성들로 하여금 공포와 경악을 품게 만들 요소로 이뤄져 있다. 바이러스는 여성을 대상으로만 하며, 걸리면 살아남을 수 없다. 국가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보다는 인류 생존을 위해 여성을 희생시키기로 결심한다. 이 순간 여성은 국가로 하여금 인간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해 몸을 희생해야만 한다. 때문에 에바와 윌의 사랑은 갈등을 겪는다.

 

윌은 사랑하는 연인을 어떻게든 지켜주고 싶어 한다. 개인적인 욕심 때문에 그녀를 새장에 가두는 게 아님을 에바도 안다. 하지만 재난 상황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녀는 점점 지쳐간다. 인간은 사회성을 지닌 동물이며, 남과의 관계에서 존재의 의의를 느낀다. 에바는 주체적으로 삶을 그려나가고 싶다. 홀로 고립되고 고독을 느끼는 시간이 더는 길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때문에 두 사람은 사랑이 깊어질수록 갈등의 골은 더 커진다.

 

▲ '팬데믹' 스틸컷  © (주)영화사 빅

 

바이러스와 함께 이들을 위협하며 스릴러의 긴장감을 주는 건 아서와 케이시 부자다. 그들은 의심스러운 사람들을 생포해 정부에 넘기는 일을 한다. 그 의심스런 사람들은 여성을 숨긴 이들이다. 이들 역시 아내를 바이러스로 잃은 끔찍한 기억이 있다. 이 기억은 두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들만 불행해선 안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다. 내가 못 가진 걸 남들은 갖는 걸 허락하지 않고자 하는 것이다.

 

이들의 존재는 현대사회가 지닌 인간의 고독과 외로움, 고립감을 더욱 심화시킨다. 연대와 희망보다는 절망과 분노를 상징하며 타인의 삶과 행복을 무너뜨리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은 코로나19의 시대에 많은 생각에 젖어들게 만든다. 바이러스로 인해 인류는 서로를 배척하고 공격하는 모습을 취하게 되었다. 가까워진 죽음과 생존의 위협은 목숨과 종의 번식을 중시하는 DNA를 지닌 인류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

 

여기에 감독은 요즘 유행하는 페미니즘의 요소를 한 숟가락 더한다. 이 재난영화는 남성이 여성을 지키고, 여성이 보호를 받는 구도를 취하지 않는다. 윌이 에바를 보호하면 할수록, 에바는 더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찾고자 한다. 그 도구가 바로 카메라다. 윌은 누구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면서 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느냐고 묻는다. 그녀가 사진을 찍는 이유는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리기 위해서다.

 

▲ '팬데믹' 스틸컷  © (주)영화사 빅

 

윌의 보호 속에 에바는 점점 존재감을 잃어간다.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세상에 보여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녀는 한 명의 존재로 살아있다. 에바의 방에는 수많은 여성들의 사진이 있다. 그녀들은 자신의 사진을 찍어 생존을 알린다. 이는 여성의 주체성을 보여주며 재난영화의 긴장감과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에 페미니즘 이슈를 더하는 힘을 보인다. 서로의 장르적인 영역을 해치지 않으면서 조화를 이룬다.

 

팬데믹은 생존을 위한 사투가 가슴을 뛰게 만드는 힘을 지닌 영화다. 길어지는 코로나19의 정국 속 인류가 어떤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지, 우리는 어떤 마음과 정신으로 서로를 대해야 하는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어설프게 시대를 담아낸 게 아닌 오랜 시간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장르적인 문법으로 표현하면서 재난 스릴러의 묘미와 현대 사회 인간의 정체성 문제를 흥미롭게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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