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을 죽이려 한 소년, 종교에 빠진 위험한 아이들을 조명하다

[프리뷰] '소년 아메드' / 7월 3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기사승인 2020/07/23 [08:00]

선생님을 죽이려 한 소년, 종교에 빠진 위험한 아이들을 조명하다

[프리뷰] '소년 아메드' / 7월 30일 개봉 예정

김준모 | 입력 : 2020/07/23 [08:00]

▲ '소년 아메드' 포스터  © 영화사 진진

 

[씨네리와인드|김준모 기자] 한 사회가 갈등을 겪는 건 극단주의자들에 의해서다. 이들은 어떠한 사회문제를 극단으로 몰고 가며 혐오와 갈등을 부추긴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노인·지역 비하를 내세운 일베(일간베스트)와 극단적 페미니즘으로 남성혐오를 말하는 메갈리아의 등장, 여기에 세대 간의 갈등 등으로 건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자기들의 주장은 성역화 시키면서 상대를 혐오와 멸시의 대상으로 포장한다.

 

소년 아메드는 유럽을 테러의 공포로 몰아넣었던 종교 원리주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랍의 봄, 시리아 내전 등으로 인해 유럽에는 다수의 중동인이 정착해 살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지키면서 지역사회에 융화되고 있지만, 몇몇 종교 원리주의자의 경우 테러 등을 통해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고자 한다. 2015년 발생한 프랑스파리테러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여기에 이들의 종교적 사상에 심취한 유럽의 젊은이들이 중동으로 향하기도 한다.

 

아메드는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이맘에 의해 종교 원리주의자가 된다. 작품이 중간중간 보여주는 아메드의 성격은 그가 착하고 성실한 학생임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맘에 의해 극단적 종교주의에 빠지면서 증오의 대상이 생긴다. 바로 돌봄교실의 교사 이네스다. 이네스는 난독증이 있던 아메드를 최선을 다해 돌본 교사다. 이네스가 보충수업까지 해준 덕분에 아메드는 또래 친구를 가르칠 수 있을 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

 

▲ '소년 아메드' 스틸컷  © 영화사 진진

 

하지만 이슬람 율법을 화합과 사랑이 아닌 혐오와 차별로 해석하는 이맘에 의해 아메드는 이네스를 싫어하게 된다. 아메드는 이네스와 손을 잡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걸 원하지 않는다. 또 이네스가 경전인 코란이 아닌 노래로 아랍어를 가르친다고 하자 이에 반발한다. 이런 아메드의 변화는 집안을 망가뜨린다. 홀로 가족을 키우는 어머니에게는 술주정뱅이라고 하고, 편안한 복장을 한 누나에게는 창녀처럼 입지 말라며 소리를 지른다.

 

종교에 극단적으로 심취한 아메드는 기어코 사고를 치고 만다. 이네스를 죽이려다 실패한 것이다. 이 문제로 아메드는 소년원에 가게 된다. 그곳 농장에서 일하기 시작한 아메드는 루이즈란 소녀를 만나고, 적극적인 루이즈의 공세에 점점 빠져든다. 농사와 가축 일을 도우며 점점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줄 알았던 아메드는 농장에서 칫솔을 훔친다. 칫솔을 날카롭게 깎은 아메드는 반성을 했다며 이네스와 만나고 싶다는 말을 한다.

 

아메드의 두꺼운 안경은 그의 속내를 숨기는 역할을 한다. 종교 원리주의에 빠지기 전까지 착하고 성실했던 아메드는 종교로 인해 과격해진다. 흔히 두꺼운 안경을 쓴 사람에게 장난으로 안경이 도구가 아닌 본체일 수 있다는 말을 한다. 아메드의 진짜 모습은 종교 원리주의자인지, 아니면 사춘기의 순수한 소년인지 관객들은 혼란을 겪는다. 소년원에서 변화를 겪는 것인지, 그런 체를 하는 것인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 '소년 아메드' 스틸컷  © 영화사 진진

 

이런 아메드의 모습은 스릴러적인 구성을 보인다. 전작 언노운 걸을 통해 스릴러적인 구성을 선보인 바 있는 다르덴 형제는 이번 작품의 구성을 달리기와 추락이라 말한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아메드의 추락을 통해 그 절망과 고통을 극대화한다. 달리기는 아메드가 종교 원리주의자가 되어 이네스를 살해하려는 지점이다. 영화는 시간을 빠르게 건너뛰면서 사건의 진행을 밀도 높게 보여준다.

 

여기에 다르덴 형제는 왜 아메드가 극단적으로 종교에 심취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힌트를 아메드와 어머니의 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아메드의 집안은 부유하지 않다. 아이들은 많고, 돈은 어머니가 혼자서 번다. 돌봄교실에 모이는 중동 출신 이민자 아이들 역시 모두 마찬가지다. 아메드는 이 가난을 아버지의 존재에서 느꼈을 수 있다. 아메드의 아버지는 종교 원리주의자가 아니었고, 때문에 어머니는 히잡을 쓰지 않았다.

 

가난과 고통 속에는 만약(IF)이 따라온다. 종교 원리주의자들과 친해지면서 삶의 활력을 얻은 아메드는 부모가 이를 따르지 않아 고통 속에 살고 있는 것이라 여긴다. 어머니가 술을 마시지 않았으면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살았을 것이란 가정이 아메드의 마음에 생긴 것이다. 홀로 자식들을 키우는 어머니가 이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마음에 생기게 된다.

 

▲ '소년 아메드' 스틸컷  © 영화사 진진

 

이민자 가정의 경우 새로운 환경과 기반시설이 없는 새로운 국가에서 가난하게 시작할 수밖에 없다. 이 가난은 자식세대에게 극단적인 생각을 품게 만든다. 1차 세계대전 패전 후 가난에 시달리던 독일에 나타난 나치가 환영을 받은 거처럼. 실제로 중동 이민자 출신의 아이들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등장 이후 중동으로 떠나 이들에게 가담하거나, 유럽에서 테러를 저지르기도 했다.

 

때문에 다르덴 형제는 아메드의 달리기에 추락을 부여한다. 극단적인 생각은 결국 극단적인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다. 아메드의 행동과 사상에는 어떠한 정당성도 부여할 수 없다. 농장에서 루이즈를 만나며 행복에 빠진 아메드는 귀여운 모습을 보이며 흔들린다. 사랑 앞에 종교적인 믿음이 갈등을 겪는 것이다. 갈등은 충격에 의해 부셔진다. 충격을 받아야 갇혀있던 믿음에서 탈출하고 자신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이 아메드에게는 추락이다.

 

소년 아메드는 질긴 시선으로 아메드의 심리를 들여다보기 위해 애를 쓰는 영화다. 아메드는 몰래 숨어 혐오와 증오의 씨앗을 키우고 싶지만 카메라는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네스부터 어머니, 루이즈, 사회복지사 등등 아메드의 주변에는 그를 바라보고 흔드는 이들이 존재한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현실을 보여주지만, 그 결말에 따뜻한 가능성을 남겨둔다. 작품의 결말이 충격적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 남겨진 희망의 씨앗은 감정을 자극하는 힘을 보여준다.

 

 

김준모 기자| rlqpsfkxm@cinerewin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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