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색감을 가진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이유민 | 기사승인 2020/07/23 [10:40]

아름다운 색감을 가진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이유민 | 입력 : 2020/07/23 [10:40]

 

▲ '플로리다 프로젝트' 포스터. ©오드 

 

[씨네리와인드|이유민 리뷰어] 디즈니월드 건너편의 허름한 모텔 '매직캐슬'의 장기 투숙객 무니와 무니의 어린 엄마 핼리. 그리고 무니의 단짝 친구 스쿠티와 다른 모텔에 사는 젠시의 이야기가 담긴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오드

 

6세인 무니와 스쿠티는 또래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이 아이들이 주로 노는 방식은 남의 차에 침 뱉기, 버려진 집 유리창에 돌 던지기, 버려진 집에 들어가 놀기 등이다. 무니의 엄마 핼리 역시 이런 아이들을 저지하지 않고 되레 부추긴다. 이러한 핼리의 모습은 자칫 무니에 대한 애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는 누구보다 무니를 사랑한다. 

 

영화는 이렇듯 모순적인 면모가 자주 등장한다.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아이들, 모두 엄마의 자격이 없다고 말하지만 누구보다 딸을 사랑하고 아끼는 핼리, 아름다운 외관과는 다르게 허름한 매직캐슬, 마냥 행복한 디즈니월드 속 세계와는 너무도 다른 매직캐슬의 사람들까지. 화려한 색감과 상반되는 행복하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 역시 이에 일조한다. 

 

▲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오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버려진 옛 콘도에 들어가 놀던 아이들은 벽난로를 발견하고, 이에 라이터를 자랑하던 스쿠티가 생각난 무니는 스쿠티에게 라이터를 갖고 오라고 말한다. 이내 아이들은 벽난로를 구경할 생각에 베개에 불을 붙히지만, 이로 인해 콘도에 큰불이 난다. 이 사건으로 단단하던 무니와 스쿠티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핼리의 친구이자 스쿠티의 엄마 애슐리는 아이들이 불을 냈다는 것을 눈치채고, 그날부터 스쿠티와 무니를 놀지 못하게 하고 자신도 핼리와 만나지 않는다. 영문을 알지 못하는 핼리 역시 이런 애슐리에게 마음이 상한다. 결국 어른들의 감정싸움으로 아이들까지 멀어지게 된 것이다.

 

▲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오드

 

무니와 젠시가 쓰러진 나무 위에서 빵을 먹는 장면이 있다. 그때 무니는 젠시에게 '내가 이 나무를 왜 좋아하는지 알아? 쓰러졌는데도 자라나서.'라며 말한다. 이 대사는 어딘가 무니의 삶을 연상시키게 한다. 열악하고 타락한 매직캐슬에서도 자라나는 무니의 해맑음이 쓰러진 나무와 닮게 느껴져 많은 이들이 이 대사를 명대사로 꼽는다. 이렇듯 무니의 대사, 무니의 시선을 활용하여 아이의 솔직함을 이용해 문제점을 드러낸다.

 

▲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오드 

 

후반부로 갈수록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무니의 목욕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항상 힙합 음악이 크게 틀어져 있는 채로, 무니는 홀로 욕조 안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이 장면의 이유는 나중에 등장한다. 도매로 산 향수를 근처 호텔에서 팔며 간신히 생계를 이어나가던 핼리에게 어느 날부터인가 일주일 치 방세를 낼만큼 여유가 생긴다. 모텔의 매니저이자 이들을 알게 모르게 보호해 주던 바비 역시 이에 의문을 품는다. 어딘가에 전화를 걸어 방 호수를 이야기해 주는 핼리의 모습, 수영장에 가는 것도 아니면서 느닷없이 수영복 차림으로 무니에게 사진을 부탁하는 핼리의 모습, 그리고 목욕을 하는 무니에게 들려오는 남성의 목소리 이것으로 여유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영화에는 무니에게 맞춰진 앵글이 종종 등장한다. 핼리가 훔친 티켓을 팔 때, 아동국에서 온 사람이 무니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할 때, 아동국에서 자신을 찾아온 이유가 다른 가족에게 보내지는 것임을 알았을 때와 같은 장면은 모두 시선이 무니에게 맞춰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의 표정은 보이지 않고, 무니의 표정만 오롯이 화면에 가득 차는 것이다. 이러한 연출은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무니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효과적으로 나타낸다.

 

▲ '플로리다 프로젝트' 스틸컷. ©오드

 

결말 부분에 무니와 핼리는 격한 감정선을 보인다. 누군가 성매매를 한 핼리를 아동국에 신고했고, 이 신고로 인해 무니가 다른 위탁가족에게 보내질 위기에 처한다. 이런 상황에서 무니, 핼리, 바비의 중점 앵글이 짧은 텀을 두고 번갈아 등장하여 긴장감을 자아낸다. 자신이 다른 곳으로 보내질 것임을 안 무니는 아동국 사람에게서 도망쳐 친구 젠시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줄곧 해맑은 모습을 보였던 무니가 젠시의 얼굴을 보자 울음을 터뜨리며 횡설수설하는데, 무니 역의 브루클린 프린스의 연기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젠시 역시 감정이 격해져 무니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달린다. 카메라 역시 아이들을 따라가는 연출을 취한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가까이에 있지만 가보지는 못했던 디즈니월드. 손을 꼭 잡고 도망친 그곳에서 무니와 젠시의 모습이 사람들에 가려 사라지는 것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쓰러졌음에도 자라는 나무는 어디까지 자랄 수 있을까. 그 나무를 제대로 세운다면 더 자랄 수 있는 것일까. 아름다운 색감과 애틋한 이야기를 가진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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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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